예배서 양측 계약서 공개
신도들 “성령의역사, 아멘”
“조합 총회 수용해야 효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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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개발 보상금 문제로 2년여간 재개발 조합과 물리적 충돌을 빚어온 사랑제일교회가 재개발 조합과 500억 보상에 최종 타협을 했다고 주장했다. 사진은 지난해 11월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의 전경. ⓒ천지일보DB

[천지일보=임혜지 기자] 재개발 보상금 문제로 서울 장위10구역 재개발조합과 교회 부지를 두고 충돌을 빚어온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전 대표회장 전광훈 목사의 사랑제일교회가 최근 조합으로부터 500억원의 보상금을 받는 조건으로 합의를 했다고 주장했다. 

전 목사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너알아TV’에 지난 17일 올라온 주일예배 영상에 따르면 전 목사는 조합 측에게 500억원을 받기로 최종 합의했다고 밝히며 양측이 작성한 계약서를 공개했다.

500억원은 건축비와 인테리어 공사비, 임시 예배처 비용 등을 포함한 비용이다. 우선 300억을 받고 두 달 안에 떠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날 전 목사는 변호사들이 200억원에 합의하자고 했는데 안 돼!’ 했다사무엘처럼 하나님의 종이 하자고 하면 하나님께서 다 들어주신다고 말했다. 교인들은 박수를 치며 아멘을 외쳤다. 또 전 목사는 장로들이 130억원에 사인하라고 하더라. 멍청하다면서 장로들이든 부목사들이든 감방에 있을 때 보니 누구도 믿을 수가 없다고 교회 장로들을 비난하기도 했다.

강단에 오른 사랑제일교회 변호인단 소속 이성희 변호사는 보상금 논의 과정을 설명하며 서울시 코디네이터가 배석해 조합 측과 사랑제일교회 측이 타협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이기기 불가능했지만 전광훈 목사님이 선포한 대로 됐다” “성령의 역사라고 치켜세웠다.

전 목사는 재개발 조합 측이 조중동 등 신문에 사랑제일교회에 대한 사과문을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 목사가 이날 공개한 사과문 초안에는 ‘1000억 이상이 되는 교회 건물과 대지를 84억에 평가해 교회를 해체시키려 했던 행위에 대해 교회와 기독교계 앞에 사과 드립니다라는 문구가 나와 있다.

재개발 조합 측의 대의원 회의와 총회에서 합의안이 가결되면 최종적으로 효력이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사랑제일교회는 2006년 재개발지역으로 지정된 장위10구역에 터를 잡고 있다. 철거 보상금 문제로 2년여간 재개발 조합과 법적·물리적 충돌을 빚어 왔다. 이 교회는 서울시가 산정한 감정가 82억원의 6배가 넘는 536억원을 보상해달라고 요구하며 버텨왔다. ‘1958년도 영락교회에서 세운 교회(당시 장석교회)로 역사성이 있는 곳인데다 교회를 옮기면 교인이 줄기 때문에 새 교회를 지금보다 크게 지어야 한다는 이유로 건축비만 358억원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장위10구역 재개발조합이 교회를 상대로 결국 명도소송을 냈고 서울북부지법은 지난 20205월 조합의 손을 들어줬다. 1심 패소 직후 교회 쪽은 북부지법에 강제집행 정지를 신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항소심에서도 한차례 기각되자 다시 신청했다.

같은 해 6월에도 집행인력이 나서 이 교회를 철거하려 했으나 교인들이 몸에 휘발유를 뿌리고 협박하는 등 반발해 무산된 바 있다.

이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에도 교인들은 교회를 지키겠다며 돌아가면서 교회 안에서 숙식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코로나19 확산 초기 사랑제일교회에서 수백명의 확진자가 발생했지만, 당시에도 교인들은 여전히 교회 주변에 머무르는 등 강제집행에 대비했다.

특히 강제집행 과정에서 신도들이 교회를 철거하면 투신자살을 하겠다며 종탑이나 근처 아파트 옥상에 오르는 모습들은 언론에 고스란히 포착되며 보는 이들을 아찔하게 했다. 전광훈 목사는 지난해 11월 조합 측의 철거 시도 이후 우리 교회 성도 1만명 중 최후의 한 사람이 순교하면서까지도 우리는 복음의 자존심을 지켜낼 것이라며 “22000볼트가 흐르는 전봇대 위에 올라가서 순교하겠다고 하는 사람들 보지 않았냐. 한두 사람이 아니다. 다시 한번 (용역들을) 보내면 인류 역사 앞에 제대로 된 교훈을 보여 주겠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한편 전 목사는 이날 열린 공동회의에서 아들 전에녹 전도사에게 모든 주권을 위임하고 사랑제일교회 후임으로 청빙하겠다고 선포했다. 사실상 교회를 세습하겠단 의미다.

뿐만 아니라 전 목사는 사랑제일교회 남자 목사들을 중심으로 전국에 개척 교회를 세우겠다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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