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계탕 가격 올라 부담”
복날 삼계탕 먹는 풍습 ‘지혜’
개 식용 논란 또 불붙는 분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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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서울 종로구 삼계탕집 앞에서 줄을 서 기다리던 손님들이 갑자기 내리는 비를 막기 위해 우산을 쓰고 있다. ⓒ천지일보 2022.07.16

[천지일보=정승자 기자]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 속에서도 초복을 맞은 16일 서울 종로구의 한 유명한 삼계탕집 앞에는 보양식을 먹기 위해 기다리는 사람들로 인해 긴 줄이 이어졌다.

이날 오후 4시께부터는 비까지 거세게 내리기 시작했지만 복날 보양 행렬을 막진 못했다. 되려 초복의 무더위를 식혀주는 고마운 장맛비였다.

그야말로 삼계탕집 앞은 인산인해였고, 우산을 쓴 채로 줄을 선 손님들은 자신의 차례를 기다리며 무엇인지 모를 얘기를 나누며 웃음꽃을 피웠다.

서울 영등포에 사는 이지민(가명, 여)씨는 “친구에게 소개를 받아서 삼계탕을 먹으러 왔다”며 “원래부터 복날에는 삼계탕을 먹어 왔지 않느냐”고 말했다.

또 “요즘 물가가 많이 올라 삼계탕 가격도 올랐지만, 가끔 한 번 먹는 것이니까 괜찮다”고도 했다.

인천에서 왔다는 최재훈(가명, 80대, 남)씨는 “이 삼계탕집에는 처음 방문했다”며 “물가가 많이 올라서 삼계탕 가격도 많이 오르다보니 부담스러운 부분은 있다”고 말했다.

이들 가운데는 외국인도 보여 눈길을 사로잡았다. 스위스에서 온 데렉(52, 남)은 “여기에 한 번도 온 적이 없다”면서 “이 식당 앞에 현지인들이 긴 줄을 선 것을 보고 음식이 아주 맛있을 것 같아서 왔다”고 말했다.

‘스위스에도 여름철을 나는 음식이 있느냐’고 물었더니 그는 “한국에서 복날에 보양식으로 삼계탕을 먹는 것처럼 스위스에서 여름에 특별하게 먹는 음식이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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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서울 종로구 삼계탕집 앞에서 손님들이 삼계탕을 먹기 위해 줄을 서 기다리고 있다. ⓒ천지일보 2022.07.16

삼계탕은 삼복의 대표적인 음식으로, 복날에 삼계탕을 먹는 풍습은 지혜롭게 여름을 나는 방법으로 꼽혀왔다.

특히 닭고기는 따뜻한 성질이 있어서 몸이 차가워지는 것을 방지하는 효과가 있고, 여름철에 흘리는 땀으로 인해 부족한 기운과 잃었던 입맛을 돋우는 음식이다.

삼계탕과 함께 우리나라에서는 개고기도 식용된다. 매년 이맘 때면 이와 관련된 논란이 일었는데, 여전히 다시 불붙는 분위기다.

개인의 기호식품이나 전통 식문화 일부로 봐야 한다는 의견이 있는 반면, 유통 과정이 야만적이란 지적도 나온다. 이 같은 논란 때문인지 보신탕집은 계속 줄어 현재 서울에 있는 보신탕집은 100곳 미만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지난해 말 정부는 개 식용 문제 논의를 위한 위원회를 구성했지만, 이렇다 할 답은 아직 내놓지 않았다. 개 식용 종식 가능성이 예상됐지만 반발이 상당해 논의 기한이 연장됐다.

지난 4월 서울대 수의과대학에서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온라인 패널 조사에서 개 식용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인 응답은 전체의 79%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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