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20일 오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은행장 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2.6.20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20일 오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은행장 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2.6.20

[천지일보=김누리 기자]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보험업계 최고경영자(CEO)들과의 첫 상견례에서 대내외 불확실성 확대로 그 어느 때보다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며 재무건전성 관리에 최선을 다할 것을 요구했다.

이 원장은 유상 증자를 통한 기본 자본 확충과 함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대체 투자 등 고위험 자산과 환헤지에 대한 철저한 관리를 당부하는 동시에 취약층에 대한 대출 금리 배려와 금리인하요구권 활성화도 주문했다.

이 원장은 30일 서울 광화문 원장은 생명보험교육문화센터 세미나실에서 ‘금감원장-보험사 CEO 간담회’를 개최하고 이같이 밝혔다.

이날 간담회에는 보험산업의 대내외적 위험요인을 점검하고 대응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삼성생명·한화생명·교보생명·농협생명 등 생명보험사 대표 10명과 삼성화재·현대해상·DB손보·KB손보 등 손해보험사 대표 10명이 참석했다.

이날 간담회에서 이 원장은 시장금리 상승으로 채권 평가손실이 늘면서 보험사의 자본 적정성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지급여력비율(RBC) 하락 등으로 보험업계에 큰 과제가 생겼다고 지적했다.

그는 “최근 팬데믹, 원자재 수급 불안, 미국 연준의 자이언트 스텝 결정 등 사회·경제의 굵직한 이슈들이 동시다발적으로 금융시장에 영향을 미치며 경기침체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최근 경제·금융 상황을 고려할 때 어느 때보다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므로 금리 급등, 환율 상승 등에 따른 보험사의 재무건전성 관리에 힘써달라”고 강조했다.

이 원장은 위기 시 재무적 충격을 흡수할 수 있는 보험회사의 자본력 확보가 중요하다며 기본자본 확충을 비롯해 전사적 자본관리를 당부했다. 최근 RBC 제도가 개선됐음에도 금리 인상 속도가 유지될 경우 자본적정성 등급이 다시 하락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전날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2년 3월말 기준 보험사 RBC비율 현황’에 따르면 보험사의 RBC 비율은 209.4%로 전분기 말(246.2%) 대비 36.8%p 하락했다. 지난해 말 기준 보험사들의 RBC 비율(246.2%)이 지난 9월 말(254.5%) 대비 8.3%p 하락한 것과 비교하면 4배 이상 큰 폭으로 떨어진 것이다.

그는 “자본확충 시에는 유상증자 등을 통한 기본자본 확충을 우선 고려해달라”면서 “금감원도 다양한 금리 가정을 토대로 스트레스 테스트를 하는 등 보험사의 자본 적정성에 대한 상시 점검을 강화하고 조치도 원칙대로 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 원장은 보험사들에 부동산 PF 대출 및 대체투자 등 고위험자산에 대한 리스크 관리 강화를 주문하면서 “원자재 가격상승에 따른 공사중단 사태 등으로 PF대출이 부실화될 위험이 증가했고 해외 대체투자 부실화 시 뒷순위 투자 비중이 높은 회사를 중심으로 재무 건전성이 악화할 우려도 있다”고 언급했다.

이에 따라 부동산 PF대출과 관련해 여신 감리를 강화하고 대체 투자 관련 자산 건전성 분류의 적정성에 대해 자체적인 점검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또 환율 변동성이 확대된 데 따라 환헤지 전략을 장기 전환해줄 것도 당부했다.

이외에도 이 원장은 보험사들에 소비자 보호 및 권리 확대를 위해 노력해달라고도 요청했다. 최근 실손의료보험과 관련해 의료자문 및 부지급 증가 등으로 소비자의 불만이 급증하고 있어 정당한 보험금을 청구하는 소비자에게 피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다.

또 물가 상승 등 경제적 취약계층의 고통이 가중되고 있어 채무상환 능력 등을 고려한 합리적 대출금리 산출, 금리인하요구권 활성화를 위한 안내 강화 등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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