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정 느낀다" 李대통령 "특별한 느낌"

(워싱턴=연합뉴스) 이명박 대통령과 버락 오마바 미국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서로를 향한 각별한 우정을 솔직하게 표현해 눈길을 끌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이 대통령과 김윤옥 여사를 백악관으로 초청해 국빈 만찬을 베풀면서 "이 대통령과의 관계에서 정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정(情)'이란 단어를 영어가 아닌 한국어로 여러 차례 언급함으로써 한국에 대한 평소 관심을 드러냈다.

이에 대해 이 대통령도 "매우 존경하고 좋아하고 친구와 같은 (오바마 대통령과의) 관계에서 특별한 느낌을 받고 있다"고 화답했다.

이와 함께 오바마 대통령은 "(이 대통령은) 이 대통령과 한국의 성공은 교육과 근면이면 무엇이든 가능한 것이라고 했다"면서 "이 대통령은 한국어로 표현했지만 영어로 하면 'Yes, we can'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미 동맹의 핵심은 아주 한국적 개념으로 표현할 수 있을 것 같다"면서 "이 개념은 시간일 갈수록 깊어지는 `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는 이 정을 지난번 참전용사의 날에, 한국전쟁 60주년을 기념하는 날에, 한국을 방문하는 날에 느꼈다"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도 "오바마 대통령을 보면 동양적인 좋은 `정'을 함께 갖고 있다. 어찌 보면 겸손해 보이고 속은 매우 강하다"라면서 "나는 매우 정직하므로 정직한 얘기를 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해 좌중에 웃음이 터졌다.

이 대통령은 또 오바마 대통령이 한국의 교육을 미국 교육의 지향점으로 자주 드는 점을 언급, "우리 한국 교사들이 오바마 대통령을 아주 좋아한다. 한국 대통령보다 자기들을 알아주는 대통령이라고 여긴다"고 말해 폭소가 다시 터지기도 했다.

이 대통령과 오바마 대통령은 건배 제의도 상대국의 언어로 하는 배려를 보였다.

이 대통령은 영어로 "I'd like to propose to toast(건배를 제의한다)"고 했고, 오바마 대통령도 한국어로 "건배"라고 말했다.

이밖에 오바마 대통령은 "이 대통령과 나는 운이 좋아서 배우자를 아주 잘 만났다. 우리 아내들은 각자의 리더로서 여성과 젊은이의 모범"이라고 김 여사와 미셸 여사를 치켜세우는 등 만찬은 시종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이 대통령은 이날 참석한 미국자동차노조의 로버트 킹 위원장을 보면서 "이 자리에 오신 걸 보니 한미 FTA가 도움이 될 것이라는 점을 잘 이해하는 것 같다"고 말해 또 한 번 참석자들을 웃게 했다.

만찬에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내외와 낸시 펠로시 민주당 하원대표, 한국계 배우 존 조 등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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