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종로구 고궁박물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 관계자가 취두에 검파를 꽂는 시연을 하고 있는 모습. 취두(鷲頭)는 궁궐 등 왕실 관련 건축물 용마루 양쪽 끝에 설치하는 대형 장식기와다. 검파(劍把)는 취두 상단에 꽂는 칼자루 모양의 토제 장식품을 의미한다. ⓒ천지일보 2022.6.29
서울 종로구 고궁박물관에서 29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 관계자가 취두에 검파를 꽂는 시연을 하고 있는 모습. 취두(鷲頭)는 궁궐 등 왕실 관련 건축물 용마루 양쪽 끝에 설치하는 대형 장식기와다. 검파(劍把)는 취두 상단에 꽂는 칼자루 모양의 토제 장식품을 의미한다. ⓒ천지일보 2022.6.29

[천지일보=장수경 기자] 충남 태안 청포대 갯벌에서 조선 전기 궁궐에서 사용한 것으로 보이는 용머리 장식기와(취두, 鷲頭)와 취두에 고정시키는 ‘검파(劍把)’가 추가로 발굴됐다.

29일 문화재청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소장 김연수)에 따르면, 태안 양잠리 청포대 갯벌 일대를 조사하던 중 올해 5월 용머리 장식기와(취두, 鷲頭) 상단과 작년 6월 취두 상단에 부착하는 칼자루 모양 장식품인 검파(劍把)가 출토됐다. 새롭게 발굴한 이 유물을 서울 종로구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언론에 첫 공개한다.

출토된 조선 전기 왕실 용머리 장식기와인 취두(鷲頭)) (제공:문화재청) ⓒ천지일보 2022.6.29
출토된 조선 전기 왕실 용머리 장식기와인 취두(鷲頭)) (제공:문화재청) ⓒ천지일보 2022.6.29

이번에 발굴한 장식기와 상단과 검파는 지난 2019년에 조개 캐던 주민이 발견해 신고한 장식기와 하단과 결합되는 유물이다. 지난해 6월 연구소가 인근 지역에서 추가로 발굴해 낸 장식기와 유물(상하단)과 쌍을 이루는 것이 확인됐다.

취두(鷲頭)는 궁궐 등 왕실 관련 건축물 용마루 양쪽 끝에 설치하는 대형 장식기와다. 보통 3조각으로 나눠 제작한 후 각 부분을 쇠정으로 고정시켜 사용한다. 이 같은 마루장식기와는 목조건축의 지붕마루에 사용되며, 건물을 수호하거나 권위와 미관을 돋보이게 하는 특수기와에 속한다.

2022년 발굴조사 출토 검파 (제공:문화재청) ⓒ천지일보 2022.6.29
2022년 발굴조사 출토 검파 (제공:문화재청) ⓒ천지일보 2022.6.29

검파(劍把)는 취두 상단에 꽂는 칼자루 모양의 토제 장식품을 의미한다. 이번 5월에 발굴된 검파는 길이 40.5㎝, 폭 16㎝, 두께 7㎝ 크기의 칼 손잡이 모양이다. 앞뒷면에 2단으로 구름무늬(운문, 雲紋)가 표현돼 있고, 취두 상단의 방형 구멍과 결합되도록 짧은 자루도 갖추고 있다.

검파는 빗물이 취두 내부로 들어가는 것을 막는 실용적인 용도로 사용됐다. 취두에 표현된 용이 지붕을 물고 있어 더 이상 용마루를 갉아먹지 말라는 의미도 있다고 전해진다.

충남 태안 청포대 갯벌에서 조선 전기 궁궐에서 사용한 것으로 보이는 용머리 장식기와(취두, 鷲頭)와 취두에 고정시키는 ‘검파(劍把)’가 추가로 발굴된 가운데 29일 오후 서울 종로구 고궁박물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 관계자들이 용머리 장식기와를 살펴보고 있다. ⓒ천지일보 2022.6.29
충남 태안 청포대 갯벌에서 조선 전기 궁궐에서 사용한 것으로 보이는 용머리 장식기와(취두, 鷲頭)와 취두에 고정시키는 ‘검파(劍把)’가 추가로 발굴된 가운데 29일 오후 서울 종로구 고궁박물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 관계자들이 용머리 장식기와를 살펴보고 있다. ⓒ천지일보 2022.6.29

이번에 발굴된 구름무늬 검파는 현재 창덕궁 인정문 등 조선 후기 궁궐 지붕의 용머리 장식기와에 일부 남아있는 문양 없는 간략한 막대(棒) 모양 검파와 형태상 차이가 있다.

또한 한 쌍의 취두 하단부에 부조된 용 문양의 표현에서 갈퀴의 표현 방식과 구렛나루 사이의 돌기 개수 등에 약간의 차이를 보이고 있다. 이러한 양상은 조선 전기만 해도 규격화된 형태의 용 도상(龍 圖像)을 마련해 이를 엄격하게 적용하였던 결과로 보인다.

발굴조사 위치도 (제공:문화재청) ⓒ천지일보 2022.6.29
발굴조사 위치도 (제공:문화재청) ⓒ천지일보 2022.6.29

문화재청은 “검파 발굴로 인해 건물 용마루에 올라가는 취두 전체가 온전한 모습 그대로 출토됐다. 조선 전기 용머리 장식기와의 완전한 형태를 처음으로 확인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조선시대 왕실 관련 마루장식기와 연구에 있어서도 대단히 중요한 자료를 확보하게 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전했다.

특히 경복궁 창건기 건물 및 숭례문, 양주 회암사지 등 조선 전기 왕실 관련 건축물의 세부 모습에 대한 실질적인 고증이 가능한 유일한 고고자료로도 평가된다.

문화재청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는 8월 중순까지 해당지역에 대한 추가 발굴조사와 수중탐사를 진행해 관련 유물의 존재 여부를 확인할 방침이다. 또 향후 취두가 출토된 인근해역의 고선박 존재와 왕실 장식기와의 생산과 지방으로의 유통에 대한 심화 연구를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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