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우 세르모국제연구소 소장이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맞물린 국제정세를 설명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2.6.29
김진우 세르모국제연구소 소장이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맞물린 국제정세를 설명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2.6.29

전쟁 원인 나토에서 찾아
“러-나토 핵 전쟁 피하려
美, 방어형 무기만 지원”

“쇼셜 미디어 여론몰이
젤렌스키는 선동 천재”

“러-중 정치‧경제 동맹에
인도‧브라질 합류한다면
美 달러 기축 무너질 수도”

[천지일보=강수경 기자]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전쟁에 따른 원자재 가격 폭등, 유가 충격, 세계 곡물 가격 상승 등 파장으로 전 세계도 몸살을 앓고 있다. 과연 이 전쟁은 언제 종지부를 찍을 수 있을까.

지난 2월 전쟁이 발발하자 세계는 전쟁을 일으킨 러시아를 ‘악’의 세력으로, 침공을 당한 우크라이라를 ‘선’으로 인식했다. 하지만 당시 이러한 프레임을 경계하면서 색안경을 벗고 지도를 펴놓고 현실을 봐야 한다고 외친 이가 있다. 그는 철저하게 감정을 배격하고 역사‧지리‧무력 등 현실 지표가 보여주는 현상을 놓고 이번 전쟁을 분석했다. 그랬기에 무조건 러시아를 비판하지도, 우크라이나를 옹호하지도 않았다. 이 때문에 주변에서 많은 비난을 샀다고. 

그는 한국계 미국인 핵전문가로 美 국무부 선임보좌관을 지낸 세르모국제연구소 김진우 소장이다. 그는 왜 모두가 당연하게 인정했던 미국 중심 서방 뉴스들에 의문을 품었을까. 본지는 최근 그를 만나 그 이유를 들어봤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해 국제사회가 주목해야 할 점은.

첫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미래가 걱정 된다. 전쟁이 진행되는 것에 따라 나토가 없어지거나 지금보다 더 강화될 수 있다. 

둘째, 러시아가 중국과 더 깊은 관계를 맺으면서 정치적, 경제적 동맹까지 갈 수 있다. 그 바탕에 인도와 브라질까지 합류하게 되면 2차 대전 후 만든 미국 달러화를 기축 통화로 하는 브레튼우즈(BWS: Bretton Woods system) 체제, 즉 자유주의 국제질서가 무너질 수 있다. 즉, 달러의 미래가 약화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최근 사우디가 중국에게 석유를 팔았는데, 중국 위안화로 받았다.

셋째, 이번 전쟁에서는 드론 전쟁이 시작됐다는 점도 주목해야 한다. 미국의 스위치 블레이드와 터키의 드론이 현재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에 큰 역할을 하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넷째, 사람의 인식을 만드는 소셜 미디어의 힘이다. 진짜 정보와 가짜 정보가 확실히 전쟁의 도구가 되고 있다. 예를 들어 최근 서강대에서 전쟁게임을 했는데 정보의 속도가 어마무시함을 느꼈다. 거의 제어할 수 없을 정도였다.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만 해도 여론을 조작하고 선동하는 데 천재라고 본다. 심하게 말하면 히틀러 수준이다. 예를 들어 우크라이나의 아조우 연대(Azov Battalion)는 친 나치이다. 젤렌스키는 이들을 우크라이나 국가 영웅으로 만들어버렸다. 

마지막으로 이번 전쟁에서 핵무기를 사용에 대해 1945년 이후 처음으로 언급됐다는 점이다. 즉, 핵전쟁 가능성이 바로 코앞에 닥쳤다는 것이다. 

러-우크라 전쟁이 장기화하면 어느 쪽이 더 우세할까.

전쟁터의 현실이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CNN, BBC, NYT의 언론 보도를 보면 한쪽으로 너무 기울어져 있다. 우크라이나는 선이고, 푸틴은 악이다. 거의 모두가 우크라이나 편 아닌가. 당연히 푸틴이 먼저 침공했으니 비난은 받아야 되지만, 특히 이럴 때 우리는 더 차갑게, 냉철하게 분석해야 한다.

젤렌스키 대통령이 우크라이나가 다 죽기 전이라고 말하는데 어떻게 그런 상황에서 그는 할리우드 연예인을 만나고 이준석 같은 인사들을 만날 수 있는가. 우크라이나 침범 전까지 우크라이나가 얼마나 부패로 얼룩진 국가인지 세계는 잘 알고 있었다. 우크라이나는 돈세탁 제1의 국가였다. 35개국의 조세도피처에서 저지른 금융자본의 실체를 폭로한 파나마 페이퍼스를 보면 젤렌스키 대통령도 마이애미에 수십억 되는 콘도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온다. 

누가 푸틴 대통령을 사랑하고 지지할까. 아무도 없을 거다. 그렇다고 해서 우크라이나가 자유주의, 민주주의 국가라고 생각하는 것은 착각이 아니라 망상이다. 지금 젤렌스키 대통령은 야당을 불법화 시켰고, 언론을 폐쇄했고, 러시아 말도 못쓰게 하고 있다. 미국과 서양, 다른 국가들이 이런 가치관을 가지고 있는 국가를 도와주는 것이 맞는지 생각해봐야 한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가 현재 우크라이나의 영토 1/5을 제어하고 있다고 인정했다. 그런데 그가 인정하지 않은 것이 있다. 그건 바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산업 중심지(한국의 울산과 같은)와, 에너지 자원의 90%(해양 석유 포함), 중요한 항구와 해운을 장악하고 있다는 것이다. 만약 오데사항이 러시아에게 넘어가면 우크라이나는 흑해에 접근할 수 없는 육지가 되고 만다. 시간이 조금 걸릴 수 있겠지만 결국엔 러시아가 이기고 우크라이나는 이길 수 없게 된다. 

그러나 미국의 전략에 큰 변화가 있다면, 이 예측은 틀릴 수 있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미국과 서방이 없으면 우크라이나나 젤렌스키 대통령도 없다. 전쟁 11주 동안, 미국은 540억 달러를 우크라이나에 썼다. 미국이 아프가니스탄 전쟁 20년 동안 지출한 평균 ‘연간’ 금액은 460억 달러였다. 작년 1년 동안의 러시아 군비 예산은 690억 달러였다. 내년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해 지원을 위한 미국의 예상 지출은 5540억 달러이다.

아마 미국이 이런 정책으로 러시아를 부도시킬 것이 목적이라면 기꺼이 돈을 쓸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는 회의적이다. 왜냐면 미국에서 11월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상하원 모두를 휩쓸 것으로 내다보기 때문이다.

김진우 세르모국제연구소 소장이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맞물린 국제정세를 설명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2.6.29
김진우 세르모국제연구소 소장이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맞물린 국제정세를 설명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2.6.29

이번 전쟁에서 나토의 최전선 국가인 폴란드, 리투아니아, 라트비아 및 에스토니아 등의 군사 전략은 어떻게 세워질까.

만약 우크라이나가 중립국이 된다면, 전쟁하기 전 상황으로 돌아가게 된다. 모든 국가가 원하는 것이기도 하다. 

현재 NATO는 우크라이나를 통해 간접적으로 위협을 받고 있지만, 만약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장악한다면 NATO는 러시아에게 직접적인 위협을 받게 될 것이다. 완충장치가 없어지는 것이다. 완충장치는 한쪽 방향이 아닌 두 방향이기에 서로에게 도움이 되는 거다.

발트 3국은 미국을 통해 대규모로 첨단 군사무기를 구입할 것이다. 이렇게 되면 그 나라들의 경제는 심각한 타격을 받을 것이다. 만약 러시아가 친러 국가 벨라루스에서 칼리닌그라드로 이어지는 리투아니아-폴란드 국경 사이 약 100㎞지역을 일컫는 ‘수바우키 회랑’을 막으면, 리투아니아는 NATO의 도움을 받지 못하게 된다. 이것이 바로 NATO와 서구 국가들의 아킬레스건이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이 각 국가마다 전쟁에 참여하는 목표가 무엇인가에 따라 달려 있다. 일테면 폴란드는 오래된 미그기를 우크라이나에게 지원하는 조건으로 미국에서 F-16 전투기를 받는다. 만약 미국과 서방이 러시아 봉쇄를 원한다면 가장 좋은 작전은 서쪽에 있는 우크라이나와 폴란드, 남쪽에 있는 터키와 아제르바이잔, 그리고 동쪽에 있는 카자흐스탄과 연합하는 방법이다. 이것이 바로 진정한 억제이다. 특히나 폴란드는 러시아에 대해 반러 감정이 매우 깊은 만큼 중요한 위치에 있다. 문화적인 이유도 있지만 역사적인 사건도 있다. 예를 들어 제2차 세계대전 중 폴란드 장교들을 대량 처형한 카틴 숲 학살 사건이다. 

더 나아가, 루마니아와 폴란드는 SM-3 요격미사일 24기를 보유하고 있다. 그 미사일은 마크41 수직 발사 시스템(Mark 41 vertical launch system)을 통해 발사된다. SM-3는 본질적으로 공격 미사일이 아닌 방어 미사일이다. 하지만 토마호크 미사일(TLAM)과 다른 공격 무기들을 Mark41 수직 발사 시스템에서도 발사 할 수 있다. 이런 이유로 푸틴 대통령이 동유럽의 미사일방어(MD) 체제에 그토록 강하게 반발했다. 푸틴 대통령이 NATO의 확장을 20년 동안 반대하고 무서워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만약 미국의 목표가 러시아의 정권교체라면 세계는 제3차 세계대전의 위험을 감수할 용의가 있어야 한다. 바이든은 그런 전쟁을 할 수 있는 배짱이 없다고 판단한다. 

러-우크라 전쟁의 결과가 동아시아와 대만 해협에 대한 미국의 방어태세에도 영향을 끼치게 될 것이라고 전망하는 이유는.

우크라이나가 이 전쟁에서 질 것이라고 가정했기 때문이다. 우크라이나가 지면 중국은 더 배짱이 생기게 된다. 그렇게 되면 중국이 대만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게 되는 것이다.
반면 만약 우크라이나와 서방이 교착 상태를 끌어낼 수 있거나 우크라이나가 타협한다면, 중국이 대만을 차지하려 미국과 전쟁을 벌일 위험을 선택하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
‘하나의 중국 정책’을 많이들 말하지만, 이에 따라오는 미국의 법과 정책인 대만 관계법은 간과하고 있다. 미국은 대만을 어떤 방법으로든 보호하려고 할 것이다. 미국 해병대가 대만 영토에 직접 들어가거나 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미국이 대만을 아프가니스탄처럼 버리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참고로 네바다에 있는 넬리스 공군기지에 있는 탑건에서, 처음으로 미국 F-35 조종사들이 중국과 싸우는 훈련을 하고 있다.
더 중요한 이슈는 한국과 일본에 미칠 파급효과이다. 미국은 대만, 한국, 일본 모두를 동시에 보호할 수 없다. 이는 한국과 일본이 자국을 스스로 방어를 위해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국의 핵무기 프로그램 구축 필요성을 언급했는데. 현재 각국 핵 개발 각축전이 가속화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미국은 어떤 입장을 취할까.

미국이 핵확산을 좋아할 리가 없다.

그러나 동시에 지금의 미국은 1950년대, 1960년대, 1970년대, 1980년대의 미국이 아니다. 예전처럼 경제적인 힘을 갖고 있지 않다. 미국이 동맹국들의 핵 야망을 매수(buy out)할 경제적 힘을 가지고 있지 않다는 뜻이다.

지금은 미국 팬타곤의 복도에서 ‘미국이 이거 아니면 저거라는 접근 방식을 포기해야 할 때’라고 중얼중얼 거린다는 말들이 있다. 이거 아니면 저거는 즉, 미국이 동맹국들이 핵을 보유하지 않는 대가로 핵우산을 제공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 미국 팬타곤에서는 ‘자체 핵무기를 소유하는 동맹국이 양립할 수 있다’는 의견들이 스물스물 나온다는 것이다. 영국과 프랑스도 미국의 동맹국이지만 자체 핵무기를 소유하고 있는 국가이다.

하지만 이렇게 하려면 미국과 동맹국 모두의 신뢰가 필요하다. 미국은 유럽 동맹국들과 오랬 동안 신뢰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일본이나 한국의 신뢰수준은 그정도 만큼의 수준은 아니다. 많은 한국인들은 핵 확장 억제가 미국의 이익에 부합한다고 말한다. 맞다. 그러나 한국이 미국과 상의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전쟁을 시작하게 되면, 미국은 그들이 원하지 않는 전쟁에 참여하는 것에 대해 큰 불만을 가질 것이다.

김진우 세르모국제연구소 소장이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맞물린 국제정세를 설명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2.6.29
김진우 세르모국제연구소 소장이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맞물린 국제정세를 설명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2.6.29

러-우크라 전쟁이 한국에 주는 교훈은.

첫째, 미국은 만약 핵전쟁 가능성이 생긴다면 러-우크라 전쟁에 개입하려 하지 않을 것이다. 예를 들어 바이든이 우크라이나의 비행금지구역을 거부한 것은, 러시아와 NATO가 직접적으로 충돌할 수 있고, 이를 통해 미국이 개입이 되면서 핵전쟁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맥락에서, 현재 미국이 우크라이나에게 지원하는 무기들은 본질적으로 수비적인 무기들이다. 사실 미국은 우크라이나 전쟁을 통해 핵 확장억제의 힘이 빠졌다고 봐진다. 

둘째, 속도는 양보다 훨씬 더 중요하다. 만약 적들이 한국을 빠르게 침공한다면, 미국이 전쟁에 들어오기 전에 이미 적들은 한국을 장악할 수 있다. 미 해병대의 축소전략(retrenchment strategy)이 실제 작동 가능한 상태로 만들어야 한다. 

셋째, 한국과 미국이 핵을 공유한다는 것이 한국에서 전쟁이 일어날 때 미국의 즉각적인 핵 보복을 보장하지는 않는다는 점이다. 핵을 가지고 있는 유럽의 나토 회원 국가들은 미국과 긴밀한 협력관계를 맺고 있다. 그럼에도 실질적으로 전쟁이 시작되면 미국이 어떤 결정을 내리는지 옆에서 지켜볼 수밖에 없다.

제일 중요한 교훈은 한국이 강하고 힘이 세게 보여야 한다는 점이다. 절대 약하거나 약하게 보이면 안 된다. 소프트파워와 타협, 대화, 화해… 다 좋은 단어이다. 누가 이런 좋은 가치를 반대할까. 그러나 K-pop은 적들의 공격을 막을 수 없다. 조약‧동맹에 대한 토론 자체 역시 군사적 공격을 막을 수 없다. 오직 강력한 군사력만이 이런 공격을 막을 수 있다. 이게 바로 억제이다. 대한민국도 적에게 겁을 줄 수 있어야 한다. 한국의 적들은 한국을 두려워해야 한다. 

세르모국제연구소(SIIS: Sermo Institute of International Studies)
연구소의 관점은 스피노자가 말한 ‘영원의 관점 아래에서(sub specie aeternatitus)’ 에서 시작한다. 국가경영(Statecraft)은 외교, 군사, 역사, 철학, 문학에 대한 깊은 이해로 이루어졌다고 믿는다. 연구소는 ‘지적 합의’에 대해 의문을 갖고, 그 합의에 역행하는 생각을 하려 한다. 다시 말해 현실을 있는 그대로 보려고 한다. 대부분 사람들은 보고 싶은 것을 보고, 보고 싶은 것을 찾는다. T.S 엘리엇은 ‘인간은 너무 많은 진실을 견뎌낼 수 없다’ 라고 했다. 연구소는 어렵기 때문에 해내야 하는 것이 단체의 역할이라고 여긴다.

김진우 소장 프로필
- 美 조지타운대학·하버드·예일대학 학사·석사·박사
- 美 로렌스 리버모어 국립연구소 선임분석관·국제안보연구센터 연구위원
- 美 국방부 장관실 총괄평가국 특별보좌관 
- 美 국무부 검증·준수·이행국 차관보실 총괄 선임보좌관
- 現 세르모국제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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