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절초
선모초 ‘인내와 희생’의 순백(純白) 표현

10~11월에 피는 순백(純白)의 들국화, 구절초 축제가 한창이다. 공주시 장기면 산학리 장군산 자락에 위치한 대한불교조계종 영평사 주변이 온통 하얀 구절초 꽃무리로 뒤덮여 있다.

백제문화제 기간으로 시작된 ‘제12회 장군산 영평사 구절초 꽃 축제’가 오는 16일까지 계속 펼쳐진다.

봄의 생기와 여름의 태양을 머금은 구절초는 아홉 절기를 지나 가을이 익어갈 때 비로소 꽃을 피운다. 구절초는 ‘인내와 희생’으로 묵묵히 살아온 어머니를 닮아 선모초(仙母草)라고도 부른다.

가을의 향을 한아름 담아주는 구절초는 5월 단오에 줄기가 5마디가 되고 음력 9월 9일이 되면 9마디가 된다고 해서 ‘구절초’로 이름 붙여지기도 했다. 또는 구절초라는 이름은 아홉 번 꺾이는 풀, 또는 음력 9월 9일 중량절(重陽節; 중구절)에 꺾는 풀이라는 뜻에서 유래했다.

▲ 인내의 상징, 구절초(九節草). (사진: 공주 영평사)
구절초는 바닷가를 제외한 전국 각지에서 자생하며 특히 높고 깊은 산에서 군락을 형성하고 양지 바른 곳이나 반그늘의 풀숲에서 잘 자란다.

키는 50~100㎝ 정도이며 잎은 타원형으로 가장자리가 얇게 갈라지고 길이 4~7㎝, 폭 3~5㎝다. 꽃은 줄기나 가지 끝에서 한 송이씩 피고 한 포기에서는 다섯 송이 정도 핀다.

처음 꽃대가 올라올 때는 분홍빛이 도는 흰색이고 개화하면서 흰색으로 변한다. 꽃의 지름은 6~8㎝ 정도이며 열매는 10~11월에 맺는다.

구절초는 울릉국화, 낙동구절초, 포천구절초, 서흥구절초, 남구절초, 한라구절초 등 우리나라에 자생하는 종류가 30여 가지가 넘고 대부분 ‘들국화’로 불리고 있다.

가을에 피는 야생화로는 구절초 외에 개미취, 쑥부쟁이, 벌개미취 등도 있는데 모두 국화과 식물로 생김새도 비슷해 보통 ‘소국’이라고 한다.

구절초는 특이한 향기가 있으면서 맛은 조금 쓰고 성질은 따뜻한 편이다.

허약하고 몸이 차서 생기는 여성의 생리불순, 생리통, 불임증 등에 효과가 있으며 냉증과 소화불량 치료에도 효과적이라고 한다.

민간에서는 환약이나 엿을 고아 장기복용하면 생리불순이 치료되고 임신이 된다고 알려진 꽃이다.

영평사의 구절초 꽃 축제는 평소 꽃을 좋아하는 주지 환성스님이 길에 핀 한 송이 토종 꽃에 끌려 도량에 옮겨 놓은 것이 장군산 자락 일대를 가득 메우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시작됐다.

영평사에서 보는 구절초는 산사와 자연의 어우러짐이 아름다운 것이 특징인데 가을 산사의 청량한 공기와 만개한 구절초를 맞이하는 것만으로도 정신이 맑아지는 느낌을 갖게 된다고 한다.

이번 축제에 초대된 화가 마진식 씨의 ‘영평사 구절초, 한지 위에 피다’라는 제목의 전시도 함께한다.

▲ 구절초 한 마당 (사진: 공주 장군산 영평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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