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세계사 베스트셀러 도서. 왼쪽부터 ‘세계사를 바꾼 커피 이야기’ ‘우편함 속 세계사' ‘가루전쟁(큰글씨책)’ (출처: 예스24) ⓒ천지일보 2022.6.27
상반기 세계사 베스트셀러 도서. 왼쪽부터 ‘세계사를 바꾼 커피 이야기’ ‘우편함 속 세계사' ‘가루전쟁(큰글씨책)’ (제공: 예스24) ⓒ천지일보 2022.6.27

올 상반기 세계사 도서 5.7% 판매 성장
교양 세계사부터 전쟁 역사까지 관심
전체 도서 대비 50대 이상 독자 비중↑

[천지일보=장수경 기자] ‘세계사 독서 바람’이 불고 있다. 국제 정세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로 요동치는 가운데 세계사에 대한 국민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유가와 원자재값 상승, 소비심리 위축 등은 일부 국가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발생하고 있어서다. 이 같은 분위기로 인해 올 상반기 세계사 도서 판매량이 지난해보다 증가했다.

◆스테디셀러·미디어셀러 인기

27일 대한민국 대표 서점 예스24의 집계 결과에 따르면, 올 상반기 세계사 도서는 지난해 대비 5.74%의 판매 성장률을 보였다. 연령별로 보면, 40대 36.90%, 50대 26.99%, 60대 이상 10.27% 등으로 중장년층 구매자의 비율이 높았다. 반면 10대 이하는 1.33%, 20대 9.42%였다. 사회에 직면해 있는 연령층일수록 세계사에 더욱 관심을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다른 연령대와 달리 50대 이상 연령대에서는 여성에 비해 남성 구매자 비율이 높았다.

2022년 상반기 세계사 도서 구매 성연령비 (제공: 예스24) ⓒ천지일보 2022.6.27
2022년 상반기 세계사 도서 구매 성연령비 (제공: 예스24) ⓒ천지일보 2022.6.27

올 상반기 세계사 분야 베스트셀러를 분석한 결과 오랜 시간 사랑받아 온 ‘스테디셀러’와 인기 TV 프로그램을 책으로 엮은 방송 원작 ‘미디어셀러’의 판매가 가장 높았다. 세계사 분야는 세계사·세계문화, 동양사·동양문화, 서양사·서양문화, 아프리카·중동·중남미·오세아니아 역사 등이다.

상반기 세계사 도서 베스트셀러 1위는 유시민의 ‘거꾸로 읽는 세계사’였다. 1988년 초판 출간 이후 스테디셀러로 자리를 지켜 온 책이다. 작년 10월 전면 개정판으로 출간된 후 2주 연속 종합 베스트셀러 1위를 차지할 정도로 뜨거운 관심을 모았다. 드레퓌스 사건부터 독일 통일과 소련 해체에 이르기까지 20세기 결정적 장면들을 다루며 역사를 보는 편향된 시각에 균형을 맞춰 준다.

tvN에서 방영한 스토리텔링 세계사 ‘벌거벗은 세계사’ 시리즈는 나란히 2위와 3위에 올랐다. 세계를 뒤흔든 역사적 사건과 인물을 각 분야 전문가들이 입체적으로 파헤치듯 보여 주며 승자와 패자 각 관점에서의 해석을 담아 독자들을 흥미로운 경험으로 이끈다는 평가다. 최근 어린이를 위한 버전으로 출간된 ‘벌거벗은 세계사 1’은 6월 넷째 주 기준 종합 베스트셀러에 18위에 올랐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국면의 영향으로 ‘거의 모든 전쟁의 역사’ ‘폭격기의 달이 뜨면’ 등 세계사 전개에 영향을 미친 주요 전쟁들에 대해 다룬 역사서도 높은 순위권에 자리했다.

◆역사+일상 ‘테마 세계사’ 각광

최근 세계사 도서 출간 경향을 살펴보면, 일상과 밀접한 소재를 테마로 한 교양 상식 세계사 신간이 증가했다. 빵이나 술처럼 우리가 매일 접하는 음식에 담긴 인류 문화사, 바이러스나 약처럼 세계사의 거대한 변곡점들을 만든 일상의 요소들을 테마로 했다. 어렵고 딱딱한 세계사를 보다 흥미롭고 재미있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 책들이다. 6월 출간된 신간들 가운데서도 이러한 테마 세계사 도서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세계사를 바꾼 커피 이야기’는 유럽을 넘어 세계를 제패한 커피의 역사를 다뤘다. 이 책은 6월 넷째 주 기준 ‘역사’ 카테고리 베스트셀러 10위에 올랐다. 22일 출간된 ‘우편함 속 세계사’는 히틀러에서 트럼프에 이르기까지 인간사를 바꾼 가지각색의 편지 129통을 매개로 역사의 이면을 들여다본다. 어르신과 저시력자의 편안한 독서를 위해 글자 크기를 키워 출간된 ‘가루전쟁(큰글씨책)’은 설탕과 소금 등 일상에서 흔히 접하는 가루에 담긴 세계사를 조명했다.

◆우크라이나사 관심 급증

지난 2월 시작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 국면에 접어들면서 전쟁의 원인과 두 나라를 둘러싼 역사적 배경이 담긴 도서를 찾는 이들도 늘었다.

‘유럽 최후의 대국, 우크라이나의 역사’는 고대에서 현대까지 유럽 강대국들의 침략을 받아온 고난의 우크라이나 통사다. 2월 출간 후 7주 연속 역사 분야 베스트셀러 20위권을 유지했고, 올 상반기 세계사 분야 베스트셀러 5위를 차지했다. 6월 출간된 ‘유럽과 소비에트 변방 기행’에는 전쟁 이전 목격한 우크라이나의 아름다움이 담담하게 기록됐다.

러시아 역사서도 주목받고 있다. 전쟁이 발발한 2월 역사 분야 내 러시아 관련서는 전년 동기 대비 18.97%의 판매 성장률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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