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철만 되면 상대방의 약점이나 비리를 폭로해 지지율을 떨어뜨리는 네거티브 전략이 어김없이 등장한다. 여당, 야당 할 것 없이 서로를 물어뜯는 것에 혈안이 되어 있는 모습을 보면 과연 나랏일을 맡겨도 괜찮을지 걱정이 될 정도다. 서로에게 그토록 문제가 많다면 어느 누가 당선이 되더라도 미덥지 못할 것이라는 생각이 드니 참으로 씁쓸한 선거 풍경이 아닐 수 없다.

네거티브 전략은 비단 선거에만 해당되는 것은 아니다. 국정감사를 보더라도 감사 대상자의 약점과 비리만을 공격한다. 그 자리에 걸맞은 사람이 아니라는 말이나 다름없다. 그렇다면 과연 누가 그 자리에 걸맞은 사람이며, 나랏일을 제대로 할 수 있는 사람이란 말인가.

털어서 먼지 안 나는 사람 없다는 말이 있듯이 누구에게나 약점 하나 정도는 있을 것이다. 물론 국민은 털어서 먼지 하나 안 나는 사람이 나랏일을 해주길 바란다. 허나 작금의 정치현실을 보고 있노라면 그것을 바란다는 것 자체가 무리인 듯싶다. 서로의 눈에 들보가 있으면서도 그것은 인식하지 못하고 있으니 참으로 답답한 형국이라 하겠다.

서로가 투명하지 못하니 떳떳하지 못한 것이요, 떳떳하지 못하니 상대방의 약점을 더 크게 부풀려 자신의 허물을 감추려는 것만 같아 대한민국의 미래가 사뭇 걱정이 되는 것도 사실이다. 이러한 현상은 종교세계에서도 마찬가지다. 한국교회를 대표한다는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가 그 대표적인 예라 할 수 있겠다.

한기총 대표회장 선거 때만 되면 금품이 오가는 일은 이제 공공연한 사실이 됐다. 돈으로 회장이 되고 돈으로 회장을 뽑아준다. 성경에 ‘돈은 일만 악의 뿌리’라는 말이 기록되어 있음에도 권세에 눈이 가려져 돈으로 대표직을 사는 모습이 과연 성경을 믿고 하나님을 믿는 이들의 모습인지 의문이 간다. 한기총뿐만이 아니다. 이러한 모습은 개신교계 내에서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세계에서도 손꼽히는 대형 교회인 순복음교회 또한 자리다툼과 명예, 돈과 같은 세상적인 문제들로 언론의 도마 위에 오르내리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교회 당회장을 놓고 목사와 부목사, 목사와 장로, 교인들 간에 고성이 오가고 폭력이 난무하는 일은 이제 세상도 손가락질하는 한국교회의 불편한 모습이 되어버렸다.

자리 때문에, 돈 때문에 자기들이 오랜 시간 섬겨왔던 목사의 치부를 드러내고 서로를 비난하고 공격하는 모습 속에서 어느 누가 거룩함을 찾을 수 있을 것이란 말인가. 물론 잘못된 것은 잘못됐다고 말할 수 있어야 하며, 성도들을 양육하는 목자로서의 사명을 제대로 감당치 못하고 세상적인 것에 눈이 멀었다면 그러한 문제는 당연히 명백하게 밝혀져야 한다.

성경에 삯군 목자가 나온다. 삯군 목자는 이리가 나타나면 양들을 버리고 도망간다. 자기 양들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오늘날 세상적인 욕심에 치우쳐 성도를 양육하는 것보다 ‘어디어디 대표다 회장이다’ 이러한 명함에 정신이 팔리고, 모든 일을 돈으로 해결하려 한다면 이들은 과연 참 목자인가, 삯군 목자인가. 개신교 어디를 들여다봐도 문제가 없는 교단이나 교회가 없을 정도다. 차마 입에 담기에도 부끄러운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 현실이다.

한국교회가 이렇게 된 데는 자기 목사의 말이 무조건 옳다고 믿는 교인들의 생각도 한몫했다고 할 수 있겠다. ‘우리 목사님은 그럴 리 없을 거야’ ‘우리 목사님 말은 다 옳아’ 등과 같은 말이 곧잘 나온다. 지도자를 믿고 따르는 모습이 나쁘다는 것이 아니다. 옳고 그름을 분별하지 않고 무조건 믿고 따르는 맹목적인 신앙이 문제라는 것이다.

요즘 한국교계의 이슈로 떠오르고 있는 신천지교회에 대한 한국교회의 편견과 오해도 온갖 비리의 온상지인 한기총의 말 한마디에 무조건 이단으로 치부해버리는 데서 생겨난 것이라고 본다. 물론 성경을 제대로 알지 못하는 데서 온 무지의 소산이라고도 할 수 있겠다. 지난달 있었던 신천지 말씀대성회에서 신천지교회 총회장은 성경을 기준으로 믿고 심판해주기를 바란다고 호소한 바 있다. 오직 성경을 기준으로 어디가 하나님이 함께하시는 정통인지 판단해 달라는 것이다. 사람의 말에 따라 판단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일부 교회와 교인들은 돈과 권세를 더 하나님보다 더 사랑하는 한국 교회의 말에 휘둘리고 있다. 거짓을 지어내기 좋아하고 자신의 허물을 감추려 하는 모습을 보고도 옳고 그름을 판단하지 못한다면 한국교회도 나아가 이 나라의 미래도 불 보듯 훤한 일이다.

어느 조직이 잘못되고 사회시스템이 잘못됐다면 그것을 바로잡을 힘은 이제 민중과 언론에게 있다. 민중, 즉 국민의 잠든 의식을 깨우고 진실을 바라볼 수 있는 눈을 언론이 뜨게 해줘야 한다. 그렇기에 언론 또한 돈이나 권력에 휘둘려서는 안 된다. 옳은 것을 옳다, 그른 것은 그르다 할 수 있는 언론, 진리를 전하는 언론이 많아져야 민중의 의식을 깨울 수 있다. 더불어 이 땅 그 어디에도 불법이 내려앉지 못하게도 할 수 있다. 불법이 사라지면 더 이상 서로를 향한 네거티브 전략도, 일방적으로 상대를 비판하고 헐뜯는 거짓도 발을 붙이지 못할 것이다. 국민은 바로 이러한 세상을 꿈꾸고 희망할 것이다. 더 나아가 이는 아마도 대한민국을 넘어 인류가 그토록 원하던 세상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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