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5월 23일 미국 워싱턴주 야키마 훈련장의 고사막에서 록히드 마틴이 제작한 하이모빌리티 포병 로켓발사기(HIMARS)을 발사하는 발사 트럭.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는 우크라이나에 첨단 로켓 시스템을 제공하겠다고 발표했다. 이 가운데 로켓발사기도 포함된다고 한 관리는 전했다. (출처: 뉴시스)
2011년 5월 23일 미국 워싱턴주 야키마 훈련장의 고사막에서 록히드 마틴이 제작한 하이모빌리티 포병 로켓발사기(HIMARS)을 발사하는 발사 트럭.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는 우크라이나에 첨단 로켓 시스템을 제공하겠다고 발표했다. 이 가운데 로켓발사기도 포함된다고 한 관리는 전했다. (출처: 뉴시스)

동부 요충지 도시 러군 장악

우크라 “작전상 후퇴”라지만

루한스크 州 사실상 점령

 

우크라 전국에 미사일 폭격

벨라루스 전폭기 최초 투입

다음주 G7·나토 회담 주목

[천지일보=이솜 기자] 전쟁 123일인 26일(한국시간), 러시아군은 동부 루한스크에 남아 있던 마지막 우크라이나 거점을 삼키기 위해 세베로도네츠크에서 기세를 몰아붙였다.

러시아는 또한 동부 전투의 중심부에서 멀리 떨어진 우크라이나 여러 지역에 미사일 수십발을 발사했다. 우크라이나 공군 사령부는 미사일들 중 일부는 벨라루스에서 배치된 러시아 장거리 Tu-22 폭격기에서 처음으로 발사됐다고 밝혔다.

이 폭격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 간의 회담에 앞서 이뤄졌다. 이 회담에서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가 이스칸데르-M 미사일 시스템을 벨라루스에 보낼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러-우크라, 리시찬스크에서 시가전

이고리 코나셴코프 러시아 국방부 대변인은 25일(현지시간) 현재 러시아와 친러시아 분리주의 세력이 세베로도네츠크와 그 주변 마을들을 완전히 통제했다고 밝혔다.

러시아의 폭격으로 세베로도네츠크는 붕괴됐고 10만명 인구의 도시는 1만명도 채 남지 않았다. 우크라이나군은 마지막 남은 민간인들과 함께 도시 가장자리에 있는 아조트 화학공장에 숨어있었다. 러시아 인테르팍스 통신은 분리주의자들이 밤 사이 민간인 800명을 공장 밖으로 대피시켰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에 있어 러시아군의 세베로도네츠크 점령은 지난 5월 마리우폴 항구를 잃은 후 가장 큰 패배다. 우크라이나는 이곳에서 군 철수를 명령하면서 시베르스키도네츠 강 건너 리시찬스크의 고지대에서 전투를 벌이기 위한 전술적인 조치라고 설명했다.

분리주의자들은 러시아군이 현재 리시찬스크를 공격하고 있다고 말했다. 루한스크의 분리주의 세력이 수립한 루한스크인민공화국(LPR)의 안드레이 마로치코 대변인은 러시아군과 분리주의 병력이 리시찬스크에 진입했으며 도시 중심부에서 전투가 벌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러시아군이 리시찬스크를 점령하면 이 지방의 주요 정착지를 장악할 수 있게 돼 돈바스(루한스크주와 도네츠크주) 지역 전체를 차지하려는 목표를 이룰 가능성이 더 커진다. 러시아군과 분리주의자들은 현재 도네츠크의 절반을 이미 장악하고 있다.

25일(현지시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왼쪽)과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이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린 회담 중 악수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25일(현지시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왼쪽)과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이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린 회담 중 악수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러, 벨라루스 참전 시도 노골화”

지난 주말 러시아군은 동부뿐만 아니라 우크라이나 전역에서 폭격을 이어갔다.

이날 막심 코지츠키 리비우 주지사는 흑해에서 6발의 미사일이 발사됐으며, 이 가운데 4발이 야보리우의 군사 기지를 타격했다고 밝혔다. 그는 목표물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밝히지 않았지만 야보리우에는 우크라이나를 위해 자원한 외국인들을 포함해 군인 훈련에 사용되는 상당한 규모의 군사 기지가 있다. 지난 3월에도 러시아군의 폭격으로 이 기지에서 35명이 숨졌다.

비탈리 코발 리우네 주지사도 북서쪽에서 미사일 두발이 사르니의 자동차 수리 센터 등에 날아와 3명이 숨지고 4명이 다쳤다고 말했다. 사르니는 벨라루스 국경에서 남쪽으로 50㎞ 정도 떨어진 곳에 위치한다.

흑해 연안의 우크라이나 남부에서는 크림반도에서 발사된 미사일 9발이 항구도시 미콜라이우를 강타했다. 우크라이나군은 북부 체르니히우에도 벨라루스에서 발사된 미사일 20발이 떨어졌다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군 정보당국은 러시아 폭격기들이 벨라루스 영공에서 이날 최초로 장거리 미사일을 우크라이나로 발사했다며 “이번 공격은 러시아가 벨라루스를 전쟁에 끌어들이려는 시도가 직접 노골화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러시아군은 침공 전부터 벨라루스를 군 집결지로 이용했으며 지금도 러시아 군부대가 주둔해 있다.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정찰기들이 수집한 정보에 따르면 러시아는 전쟁 기간 동안 벨라루스를 우크라이나에서의 공중 작전을 포함한 위성 기지로 이용했다. 다만 벨라루스군은 우크라이나로 국경을 넘지 않았다.

러시아 국방부가 지난 2월 19일 제공한 영상으로, 러시아의 한 훈련장에서 군사훈련 중 이스칸데르-K 미사일이 발사되는 장면. (출처: 러시아 국방부)
러시아 국방부가 지난 2월 19일 제공한 영상으로, 러시아의 한 훈련장에서 군사훈련 중 이스칸데르-K 미사일이 발사되는 장면. (출처: 러시아 국방부)

◆러, 벨라루스에 핵탄두 미사일 공급

이날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루카셴코 대통령과 만나 핵능력을 갖춘 이스칸데르-M 미사일 시스템이 몇 달 안에 벨라루스로 도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또한 이와 관련 탄도 미사일이나 순항 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고 재래식 탄두뿐 아니라 핵도 운반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러시아는 전쟁 기간 이스칸데르 미사일을 여러 차례 우크라이나에 발사했다.

이스칸데르-M은 러시아가 제작한 단거리 탄도미사일 시스템으로 최대 사거리가 500㎞에 이르는 재래식 탄두나 핵탄두를 탑재할 수 있다. 이는 2008년 러시아-조지아 분쟁 당시 러시아 육군이 목표물을 타격하기 위해 사용했을 때 처음 사용됐다.

양국 정상의 회담은 유럽에서의 주요 7개국 정상회담을 앞두고 이뤄졌다. 오는 27일부터 일본, 캐나다, 미국,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유럽연합(EU), 개최국인 독일 정상들이 만난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독일과 이후 나토 정상회담이 열리는 스페인을 방문하는 동안 러시아에 대한 새로운 제재와 군사 지원을 발표하기를 희망한다.

우크라이나가 서방 동맹국들에게 러시아의 화력에 대항하기 위해 무기를 더 요구하자 중거리 로켓포 4개가 지난 주 도착했고, 4개가 더 올 예정이다.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이날 미국에게 제공 받은 고속기동 포병로켓 시스템(HIMARS)을 처음 사용하는 모습이 담긴 동영상을 공개했다. 목표물과 위치 등 자세한 정보는 밝히지 않았다. 이 로켓의 사거리는 70㎞다.

미 국방부 고위 관리는 전날 더 많은 우크라이나군이 우크라이나 밖에서 HIMARS를 사용하기 위해 훈련을 하고 있으며 7월 중순까지 HIMARS를 가지고 자국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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