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국민은행 딜링룸에 코스피 종가가 표시돼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52.28포인트(2.26%) 오른 2,366.60에 장을 마치며 3거래일 만에 상승 마감했다.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35.92포인트(5.03%) 급등한 750.30에 마감했다. (제공: KB국민은행)
24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국민은행 딜링룸에 코스피 종가가 표시돼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52.28포인트(2.26%) 오른 2,366.60에 장을 마치며 3거래일 만에 상승 마감했다.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35.92포인트(5.03%) 급등한 750.30에 마감했다. (제공: KB국민은행)

기관 중심 저가매수에 상승

이달 반대매매 3000억 달해

주가 하락에 신용거래융자↓

추가하락 악순환에 증시 불안

[천지일보=김누리 기자] 연일 증시가 불안한 모습을 보이는 가운데 이틀 연속 하락을 면치 못했던 코스피와 코스닥이 24일 ‘역대급’ 반대매매 대거 출회에도 크게 올랐다. 이는 역대급 반대매매 대거 출회가 증시를 끌어내린 가운데 저점 인식에 따른 저가매수세 영향으로 풀이된다. 다만 27일에도 반대매매 매물이 쏟아질 것으로 전망돼 증시 불안감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24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52.28포인트(2.26%) 오른 2366.60로, 코스닥지수는 35.92포인트(5.03%) 급등한 750.30로 장을 마치며 3거래일 만에 올랐다.

이틀 연속 연저점을 경신하며 2300선을 위협한 코스피지수는 전장보다 12.79포인트(0.55%) 높은 2327.11로 개장해 상승 폭을 키웠다. 기관이 6403억원을 순매수하며 상승세를 이끌었고 개인과 외국인이 각각 6249억원, 319억원을 매도했다.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5.09포인트(0.71%) 오른 719.47로 출발해 23일 급락분(-4.36%)을 만회했다.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3855억원, 1382억원을 순매수했고 개인은 5152억원을 순매도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일부터 22일까지 이뤄진 위탁매매 미수금 대비 반대매매 물량은 일 평균 212억원이다. 지난 15일(316억원)엔 연중 최고치를 경신했고 16일(303억원)에도 올해 세 번째로 많은 반대매매가 이뤄졌다. 이날 미수금 대비 반대매매비중은 각각 13.1%, 10%에 육박했다.

반대매매는 투자자가 증권사에 돈을 빌리거나 신용융자금으로 주식을 매입한 후, 빌린 돈을 약정한 만기기간 내에 변제하지 못하면 증권사가 주식을 강제로 처분하는 것을 말한다.

증권사는 빠른 자금 회수를 위해 반대매매 물량을 하한가로 매도한다. 이에 따라 주가가 급락하면 반대매매가 늘고, 하한가로 청산된 물량이 쏟아지면서 주가가 또 하락하는 악순환이 반복될 가능성이 높다.

1일부터 22일까지 이뤄진 반대매매 누적 금액은 2968억원이다. 일간 반대매매 규모가 현재 추세를 유지한다면 이달 말까지 누적금액은 40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연중 최고치인 1월(4123억원) 기록은 물론, 코로나19 하락장 이후 최고치인 지난해 8월(4823억원)을 넘어설 가능성도 있다.

미수금에서 반대매매가 발생한 금액 비중도 10%를 기록했다. 지난 23일 반대매매 비중은 10.3%였고, 15일에는 13.1%로 올해 들어 가장 높았다. 증시가 안정적일 때 반대매매 비중이 4~6% 수준에 불과하다는 것을 감안하면 증시 급락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해 담보비율을 유지하지 못한 계좌가 급증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미수금 대비 반대매매 비중은 23.0% 수준이었다.

특히 반대매매는 담보 부족 발생 2거래일 이후 이뤄지기 때문에 장내 불안감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2일 코스피 지수가 2400선 아래로 떨어지면서 이날 개장 전 동시호가에서 309개 하한가 종목이 쏟아졌다. 23일에도 지수가 연저점을 경신한 만큼 27일 하한가 종목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증권가에선 역대급 반대매매 폭탄으로 코스피 지수가 2000선까지 밀릴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다올투자증권은 경기 침체와 정책 변수 등 변동성을 고려해 코스피 저점을 기존 2550에서 2200대 초중반으로 낮춰 잡았다.

이 같은 반대매매가 안정되기 위해선 신용거래융자 자금이 감소해야 한다. 투자자들이 증권사에 빚을 내서 주식을 산 신용거래융자 잔고 규모가 감소해야 반대매매 물량도 축소되기 때문이다.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개인이 신용거래를 통해 주식에 투자한 뒤 아직 갚지 않은 금액이다. 주가 하락이 예상되면 디레버리징(차입 상환·축소)으로 잔고가 줄어든다. 주가 하락으로 신용거래 담보금 유지 비율이 기준 이하로 내려가면 반대매매로 강제 청산되면서 잔고가 감소한다.

23일 기준 신용거래융자 규모는 19조 2161억원에 달했다. 지난해 9월 13일 25조 6540억원에 달했던 것에 비하면 크게 감소했다.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지난 4월 28일 22조 2617억원을 기록했으나 이달 21일 19조 8546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2월 2일(19조 9895억원) 이후 1년 5개월 만에 처음으로 19조원대까지 내려온 것이다.

업계 내에선 최근 주가 하락으로 인한 반대매매로 신용거래융자 규모가 감소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또 최근 차액결제거래(CFD)도 국내 주가 하락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CFD는 개인 대신 증권사가 주식을 매매해 차익을 투자자에게 넘기는 상품이다. CFD를 활용하면 40%의 증거금으로 최대 2.5배까지 레버리지가 가능하다.

이에 따라 하락장에서 반대매매가 급증할 수 있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됐다. 더불어민주당 김병욱 의원실이 지난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작년 한 해 8월까지 CFD 반대매매 규모는 3818억원으로 2020년 1615억원의 2.3배 이상 늘었다.

이러한 가운데 투자업계에서는 당분간 증시 침체는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번 증시 하락세가 미국의 인플레이션 충격에 따른 긴축정책에서 비롯된 것인 만큼, 인플레이션이 다소 완화되기 전까지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투자심리 위축이 계속될 것이기 때문이다.

앞서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은 지난 23일(현지시간) 하원 금융위원회 청문회에서 “우리는 인플레이션을 과소평가했다”라면서도 “(인플레이션은) 무조건적으로 2%대로 낮춰야 한다. 현재 진행 중인 금리 인상이 적절할 것이라고 예측한다”고 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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