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박원순 양자대결에 언론 관심 편중

[천지일보=임문식 기자] “후보 등록이 끝났는데, 내 얼굴 사진 하나 안 나갔습니다.”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군소후보들이 언론의 무관심 속에 고군분투하고 있다. 한나라당 나경원 후보와 야권 박원순 후보가 양강구도를 그리면서 언론의 관심을 블랙홀처럼 빨아들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서울시장 보선엔 총 4명이 후보로 등록했다. 이들 중 무소속 배일도 후보와 기독자유민주당 김충립 후보의 존재감은 미미하기만 하다. 지금까지 종종 시행된 지지율 여론조사에 거의 이름을 올리지 못한 것은 물론, TV 토론회에도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토론회 출연에 요구되는 최소 투표율이나 득표율을 충족시키지 못한 탓이다.

언론에서조차 소외되면서 이들의 불만은 커지고 있다. 배 후보는 “10월 7일 후보 등록을 마감했으면, 최소한 얼굴이라도 나가야 남자인지 여지인지 알 것 아니냐”며 “마감이 끝났는데, 사진 하나 안 나갔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김 후보도 자신이 TV 토론에서 배제된 것에 대해 “아주 편파적이고 불공정하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이들은 여야 진영의 초호화 군단을 대동한 나경원·박원순 후보와는 달리 사실상 나 홀로 선거전에 뛰어든 상황이지만, 자신만의 목소리는 분명히 하고 있다.

제17대 국회의원 출신의 배일도 후보는 시민에 의한 직접민주주의 실현과 권력독점 저지를 위해 출사표를 던졌다고 했다. 특히 그는 “재량권이 시장에게 많다 보니 시장과 시민이 함께 가는 것이 아니라 이율배반적인 관계가 된다”며 “시장의 집행권과 결정권을 시민에게 돌려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유력 주자인 나 후보와 박 후보에 대해 “개인적으로는 훌륭한 분”이라고 평가하면서도 “학벌중심주의 최정점에 있는 변호사 출신”이라며 “국민이 바라는 시대정신과 맞지 않다”고 꼬집었다. 자신의 당선 가능성에 대해선 “국민 속에 꿈틀거리고 있는 새로운 세계에 대한 열망이 표출된다면, 본인이 당선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충립 후보는 자신의 출마 목적이 박원순 후보 견제에 있음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출마의 변에서 “평양시장을 해야 할 사람이 서울시장이 된다면 어떻게 하겠느냐”며 “박 후보는 자기가 중도라고 하면서 서울 시민을 속이고 있으며, 시민 운동가로 포장하고 그 속내를 감추고 있다”고 말했다.

자신의 예상 득표율에 대해서는 “현재 당에 대한 지지율이 8.7%이기에 본인은 10% 정도는 득표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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