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의 에펠탑 근처에서 한 사람이 블라우스를 머리에 쓰고 뜨거운 햇볕을 가리고 있다. 프랑스 기상 당국은 이번 주말 전국 대부분 지역에 폭염 경보를 내리고 주민들에게 주의를 요청했다. (출처: 뉴시스)
16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의 에펠탑 근처에서 한 사람이 블라우스를 머리에 쓰고 뜨거운 햇볕을 가리고 있다. 프랑스 기상 당국은 이번 주말 전국 대부분 지역에 폭염 경보를 내리고 주민들에게 주의를 요청했다. (출처: 뉴시스)

[천지일보=이솜 기자] 서유럽이 들끓고 있다. 이제 초여름인데 기온이 40도까지 치솟는 등 전례 없는 고온 현상이 나타났다.

18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 17일 프랑스 일부 지역의 기온은 이미 40도를 넘어섰다. 이번 주말은 6월 폭염의 절정으로, 이는 기후변화 때문에 폭염이 이제 예년보다 일찍 닥칠 것이라는 과학자들의 경고와 일치한다.

프랑스 기상 당국은 이날 11개 지역에서 6월 평균 기온이 이미 깨졌으며 18일에는 남서부 비아리츠 등에서 42~43도를 기록하기도 했다. 프랑스 인구의 거의 4분의 3인 4500만명이 가장 이른 폭염에 적색 또는 오렌지색 폭염 경보 영향권에 있게 됐다. 메테오 프랑스의 기후학자인 마티유 소렐은 “이는 1947년 이후 프랑스에서 기록된 가장 이른 폭염”이라고 말했다.

프랑스는 19일부터 더위가 약간 누그러질 것으로 보이는데 이날 프랑스 일부 지역과 유럽 각지에 천둥·번개가 예보됐다. 스페인 북서부 시에라 데 라 쿨레브라 지역에서는 산불이 발생해 90㎢가 불에 타 200여명이 집을 떠났다고 현지 당국이 밝혔다. 스페인 중부 퓌 뒤 푸 테마파크에서도 근처 산불로 3000여명이 대피했다.

소방관들은 스페인 자치주 카탈루냐의 삼림지대를 포함한 다른 지역에서도 산불로 싸우고 있다. 17일 스페인 전국 대부분 지역은 기온이 35도를 넘어섰다.

이탈리아 북부의 몇몇 마을들은 물 배급제를 발표했으며 롬바르디아 지역은 기록적인 가뭄으로 수확이 위협받고 있어 비상사태를 선포할 수도 있다.

영국 기상학자들도 17일 기온이 30도를 웃도는 등 올해 들어 가장 더운 날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난 16일 미국 캔자스주 당국은 최근 며칠간 극심한 더위와 습기로 소 수천마리가 폐사했으며 무더운 기온이 가축들을 위협하고 있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이런 높은 기온이 걱정스러운 기후변화 추세에 따라 발생했다고 경고했다. 세계기상기구는 “기후변화의 결과로 폭염이 더 일찍 시작되고 있다”며 “오늘 우리가 목격하고 있는 것은 불행히도 미래의 맛보기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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