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미디어경영학회가 16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글로벌 미디어 시장과 국내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경쟁력’을 주제로 특별세미나를 개최했다. (제공: 한국미디어경영학회) ⓒ천지일보 2022.6.16
한국미디어경영학회가 16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글로벌 미디어 시장과 국내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경쟁력’을 주제로 특별세미나를 개최했다. (제공: 한국미디어경영학회) ⓒ천지일보 2022.6.16

한국미디어경영학회 개최 세미나

미디어와 엔터테인먼트 산업 전략

글로벌 진출 위한 방안 모색 자리

각 전문가 및 업계 관계자 토론

“과한 규제, 韓 기업 경쟁력 해쳐”

“국내 플랫폼, 글로벌 진출해야”

[천지일보=손지하 기자] 국내외 미디어 산업의 경쟁이 격화되는 가운데 미디어 시장의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는 전문가들의 목소리가 나왔다.

한국미디어경영학회는 16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글로벌 미디어 시장과 국내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경쟁력’을 주제로 특별세미나를 개최했다.

세미나는 전범수 교수(한양대)가 ‘글로벌 미디어 산업 구조 변화와 국내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전략적 대응 방향’을 주제로 기조발제를 맡았다. 발제를 통해 이용자, 콘텐츠, 플랫폼을 중심으로 최근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산업 특성의 변화를 살폈다.

전범수 교수는 “미디어·엔터테인먼트 기업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지식재산(IP)의 다양한 결합을 창출할 수 있는 지속 가치와 글로벌 가치에 대한 고민과 미래 비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단기 수익 창출과 투자 확대를 위해 다른 기업·자산 인수합병(M&A)에 집중하기보다 IP 발굴과 투자를 통한 내실 강화에 주력해야 한다는 취지다.

또한 디즈니, 넷플릭스 등의 해외 주요 엔터테인먼트 기업들과 CJ ENM,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네이버, 하이브 등 국내 엔터테인먼트 기업들의 인수합병 전략과 성과를 통해 국내 기업들이 글로벌 기업들을 상대로 경쟁력을 강화할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세미나 사회는 김성철 교수(고려대)가 맡았으며 종합토론에는 곽규태 순천향대 교수, 장병희 성균관대 교수, 조영기 한국인터넷기업협회 국장, 최보름 서울시립대 교수, 최요섭 한국외대 교수가 참여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국장 등 정부 관계자도 참석했다.

OTT.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OTT.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소비자 파악 및 팬덤 형성 중요성 대두

이날 토론에서는 미디어 사업에서 IP 확보뿐 아니라 서비스 전략과 소비자 취향 파악이 중요하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이날 최보름 시립대 교수는 급변하는 글로벌 시장에서 국내 엔터테인먼트 기업이 해결해야 할 과제로 ‘소비자에 대한 이해와 공감’을 꼽았다. 그는 “OTT 사업자들의 발표를 언론으로 접해보면 K-POP이나 한류 문화를 바탕으로 해외 진출을 꿈꾸는 분들이 많다”며 “근데 글로벌 콘텐츠를 소비하는 대상에 대한 이해가 일단은 우선돼야 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많이 했다”고 조언했다.

이어 “글로벌 업체의 대표 격인 구글이나 페이스북이나 넷플릭스는 소비자의 성향이나 여러 가지 특성·패턴들을 데이터를 통해 굉장히 많이 파악하고 있다”며 “만약 ‘요즘에는 한류가 대세니까 우리 한류 콘텐츠는 어디에 가나 먹힐 거야’라는 단일한 생각만으로 진출한다면 실패할 가능성이 훨씬 클 것으로 본다”고 진단했다.

장병희 성균관대 교수도 “문화 코드에 대한 실증적인 데이터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그는 “취향의 세부적인 요소인 ‘문화 코드’라는 것을 가지고 좀 더 전 세계적으로 어떻게 이것들이 현재 현황이 돼 있고 또 어떻게 변화되고 있는지, 어떠한 국가들이 서로 관계가 있는지를 분석하는 것은 콘텐츠·엔터테인먼트 시장에서 굉장히 중요한데 이러한 데이터가 구축돼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글로벌 팬덤’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팬덤은 글로벌 레벨로 위력이 막강하다”며 “팬덤 플랫폼 자체적으로 게임 혹은 메타버스 같은 기술이 적용될 경우 상당한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OTT.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OTT.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정부 지원 중요… 규제 완화해야”

글로벌 기업의 경쟁력을 봤을 때 국내 기업을 향한 지원을 늘리고 속칭 ‘재미 산업’으로 불리는 미디어·엔터테인먼트 사업의 과한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최보름 교수는 “정부의 적극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걸 강조하고 싶다”며 “우리나라는 유형의 제품을 수출해 돈을 많이 번 경험이 있기 때문에 제조업에 대한 혜택이 많았다. 이제는 무형의 자산인 콘텐츠·문화 산업에 대한 혜택을 늘릴 때”라고 강조했다.

국내 플랫폼의 글로벌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곽규태 순천향대 교수는 “한국의 콘텐츠 제작 역량은 원가 대비 경쟁력이 매우 뛰어나고 스토리 자원도 많다. 앞으로의 성장 가능성도 상당히 우수한 편이고 팬덤도 있다”면서도 “하지만 플랫폼은 내수 시장에만 정착해 있기 때문에 플랫폼의 글로벌 DNA 배양이 일단 우선시 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다만 현재 미디어 시장의 규제로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곽 교수는 “레가시 미디어 규제의 수준이 좀 가혹하다는 건 학계에서도 다 공통적으로 이해하고 있는 부분”이라며 “소유, 경영, 시장 지배력, 인수합병 규제 모두 과도한 수준이다. 이제는 글로벌 미디어 수준의 평균에 맞춰주면 좋겠다. 그래야 기업이 전략적인 대안을 고민할 수 있다”고 피력했다.

최요섭 한국외대 교수도 “미디어 엔터테인먼트 시장과 같이 언제, 어디에서 다음 단계의 혁신이 발생할 수 있을지 모르는 분야에서 지나치게 사전 규제를 하는 건 공정거래법의 목적을 달성하는 데 저해가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날 업계 입장을 대변한 조영기 한국인터넷기업협회 국장도 “국내 시장에서만 다른 잣대로 바라보거나 섣부른 규제를 적용하려는 시도는 디지털, 글로벌 미디어 콘텐츠 환경에서 국내 사업자 및 종사자들에게 상대적 불이익이 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또 “국내 엔터테인먼트 기업과 디지털 플랫폼 기업의 인수합병과 제휴 등은 스타트업의 꿈인 엑시트를 가능케 하는 창구가 됐다”며 “불확실성이 높은 엔터테인먼트 산업 특성상 위험을 최소화하고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취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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