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안 가야리 유적 전경 (제공:문화재청) ⓒ천지일보 2022.6.13
함안 가야리 유적 전경 (제공:문화재청) ⓒ천지일보 2022.6.13

[천지일보=장수경 기자] ‘함안 가야리 유적(사적)’이 경상남도 함안군 가야문화권 내 최대 규모의 토성인 것으로 확인됐다. 

13일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원 국립가야문화재연구소에 따르면, 경상남도 함안군에 위치한 ‘함안 가야리 유적’ 발굴조사를 통해 아라가야(추정) 왕궁지를 둘러싼 토성의 전체 길이가 최소 2㎞ 이상인 것으로 확인했다.

이 정도 규모는 신라의 왕궁인 경주 월성, 백제의 왕궁인 부여 부소산성 등과 비슷한 크기다. 이번 확인으로 대규모 노동력을 투입해 국가 차원에서 보호해야 할 만큼의 중요한 시설이 이곳에 존재했음을 짐작할 수 있게 됐다.

함안 가야리 유적에서는 2018년부터 진행된 발굴조사를 통해 5세기 후반에서 6세기대에 만들어진 토성과 목책, 수혈건물지 등 당시의 생활상과 토목 기술 등을 보여줄 수 있는 중요한 유구가 확인된 바 있다. 17세기 동국여지지(東國與地志) 등 고문헌 자료에만 전해지던 아라가야의 왕궁지로 비정할 수 있는 학술적 중요성이 인정되면서 2019년 사적으로 지정됐다.

그간 가야리 유적에서 진행된 발굴조사는 여러 가지 사유로 조사구역이 제한되면서 전체 현황을 파악하는 게 어려웠다. 이에 국립가야문화재연구소는 왕궁지(추정)를 둘러싼 토성의 전체 규모와 형태를 확인하기 위해 최근 함안 가야리 유적 및 그 일대에 대한 항공 라이다 측량과 고지형 분석 등을 통해 토성의 원래 모습과 당시 지형에 대한 복원을 시도했다.

토성의 실존 여부 확인을 위한 조사를 실시한 결과, 토성과 관련된 목주혈과 성토층 등 토성을 쌓기 위한 흔적이 지정구역 내에 전체적으로 분포하고 있으며, 이를 선 단위로 연결해 추산한 토성의 길이는 적어도 2㎞ 이상인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아울러 이중 성벽 형태를 띠는 듯한 구간도 확인했는데 향후 정밀한 조사를 통해 이러한 양상의 의미도 밝혀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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