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천지TV=김영철 기자] 대통령 집무실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용산공원이 국민들에게 120년 만에 시범 개방됐습니다.

일제강점기에 일본군 기지로 쓰이다 해방 후에는 미군의 주둔지였던 용산 기지가 국가 공원으로 탈바꿈해 국민에게 개방된 것인데요.

내부에 들어가면 먼저 미군 장군들의 숙소 구역을 볼 수 있습니다.

1950년대 지어진 미국식 단층 주택들이 이국적인 전원마을 분위기를 물씬 풍깁니다.

장군 숙소 구역을 거쳐 길을 따라가면 대통령실이 훤히 보이는 바람 정원이 나옵니다.

서울 한복판에 위치했지만 한 세기 넘게 구경할 수 없었던 곳인 만큼 시민들은 설레는 마음을 감출 수 없습니다.

시민들은 옛 모습을 간직한 용산공원의 자연 풍경과 평소 보기 어렵던 대통령 집무실을 가까이 볼 수 있다는 것에 기뻐했습니다.

(인터뷰: 황용민 | 서울 마포구)
“120년 동안 일반인에게 비공개된 지역이라 해서 상당한 기대를 가지고 왔습니다. 도심에 이런 자연 상태가 보존돼 있는 이런 넓은 땅이 있다는 것에 대해서 굉장히 좋은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대통령실이 용산이라는 곳에 이전하면서 '저곳이 대통령이 일하는 곳이구나'하고 인식할 수 있다는 그 자체가 저는 국민에게도 큰 의미가 있다고 봅니다.”

(인터뷰: 박화수 | 서울 노원구)
“대통령 집무실 앞에서 사진도 찍고 그러니까 굉장히 좋아요. 대통령님이 계시고 하니까 이런 데를 우리가 평소에는 올 수 없잖아요. 그러니까 이런 기회에 와서 굉장히 뿌듯합니다.”

하지만 용산공원 개방이 너무 성급하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환경부 조사 결과에 따르면, 공원 내 땅과 지하수에서 인체에 유해한 오염 물질이 기준치 이상 검출됐기 때문입니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시범 개방된 구역은 미군 가족들이 거주하던 곳이라며 토양 오염 논란이 과장된 이야기라고 일축했습니다.

(녹취: 원희룡 | 국토교통부 장관)
“지금 주변 둘러보십시오. 미군 장군들의 아이들이 뛰어놀던 '이 공간 자체가 위험할 거다' 그리고 '우리 발밑에 위험 물질이 쌓여있다', 이것은 과장된 이야기입니다. 저희는 조금이라도 위험 요소가 있거나 아직 투명하게 검증되지 않은 부분에 대해서는 누구보다도 철저하고 신중한 자세로 접근을 할 거고요.”

이번 시범 개방은 오는 19일까지 진행되며 용산공원 홈페이지에서 사전 예약을 해야 입장이 가능합니다.

정부는 추가적인 오염 저감 조치와 시설정비를 거쳐 9월에 다시 임시 개방할 예정입니다.

(취재/편집: 김영철 기자)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키워드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