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25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발언하는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 (출처: 뉴시스)
지난 5월 25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발언하는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 (출처: 뉴시스)

존슨 영국 총리 신임투표 승리

봉쇄 중 ‘술파티’ 등 책임 물어

“존슨·보수당 이긴 게 아니다”

[천지일보=이솜 기자] 보리스 존슨(57) 영국 총리가 ‘파티게이트’ 위기를 넘기고 살아남았으나 정치적 생명은 회복 불능의 손상을 입었다는 관측이 나온다.

6일(현지시간) 존슨 총리는 당내 신임투표에서 찬성 211표(59%), 반대 148표(41%)를 얻어 총리직을 유지하게 됐다. 보수당 규정에 따라 소속 의원(359명)의 과반인 180명이 반대표를 던졌다면 총리직을 내려놔야하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과반이 찬성표를 던지며 존슨 총리는 1년간은 자리를 지킬 수 있게 됐다.

존슨 총리는 이번 투표에서 2018년 테레사 메이 전 총리 보다 더 많은 반대표를 받았다. 2019년 총리직을 이어받은 존슨 총리는 취임한 이후 영국을 유럽연합(EU)에서 탈퇴시키고 팬데믹을 거치면서 사회·경제적으로 뒤흔들었다. 이번 투표는 존슨 정부가 치솟는 에너지와 식량 요금으로 인한 고통을 완화해야 한다는 강력한 압력을 받고 있는 가운데 이뤄졌다.

그러나 결정적인 타격은 존슨 총리와 그의 직원들이 코로나19 봉쇄로 모임이 금지된 당시 반복적으로 불법 파티를 열었다는 폭로였다. 이른바 ‘파티게이트’는 국민에 분노와 보수당 내에서도 불안을 야기했다.

이 가운데 지난달 말 파티게이트 조사 보고서가 공개돼 당내에서도 사임 요구가 나왔으며 이날 보수당 의원 15%(54명) 이상의 요구 서한으로 규정에 따라 투표가 진행됐다.

투표 결과가 나온 후 대다수 외신들은 ‘불안한 승리’라며 당분간 존슨 총리는 총리직을 유지할 수 있겠지만 2년 전과 같은 열렬한 지지를 더는 얻을 수 없다고 전망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 칼럼은 신임투표는 승리했지만 존슨 총리에게 재앙이었다고 평가했다. 마틴 케틀 칼럼니스트는 “이번 신임투표에서 진정한 승자는 존슨 총리가 아니었다”며 “그는 회복 불능의 손상을 입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보수당도 이긴 게 아니다”라며 “존슨 총리를 지도자로 재확인함으로써 보수당은 다음 선거를 훨씬 더 어렵게 만들었고 정권교체를 훨씬 더 가능하게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한 이유로 마틴은 세 가지를 제시했는데, 먼저 존슨 총리가 파티게이트의 궁지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점이다. 곧 하원 특권위원회는 존슨 총리가 파티게이트 관련해 의회에서 거짓말을 했는지 조사하며 이는 다시 한 번 존슨 총리의 지도력 문제를 재점화 할 수 있다.

둘째는 영국 정부의 통제 불능 상황이다. 내부 갈등은 더 커지고 존슨 총리의 정책 추진은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셋째는 보수당의 분열이다. 이날 의회에서는 “현재 정부의 모든 목적은 존슨의 총리 자리를 유지하는 데 있다고 보인다”는 불만이 나왔다. 마틴은 “보수당의 분열은 단지 개인과 정당이 아닌 정책에 관한 것”이라며 “존슨 총리의 비판자들이 투표를 요구했던 이유들 중 어느 것도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지난 5명의 보수당 총리 중 4명은 유임 여부를 놓고 정당 투표를 직면했었다. 마틴은 존슨 총리가 현재 1990년 마가렛 대처, 1995년 존 메이저, 4년 전 테레사 메이와 같은 처지에 있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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