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연합뉴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코로나19 봉쇄 중이던 2020년 11월 13일 총리실에서 개최된 송별 파티에 참석해서 술잔을 들어 올리고 있다. (영국 정부 보고서 갈무리)
(런던=연합뉴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코로나19 봉쇄 중이던 2020년 11월 13일 총리실에서 개최된 송별 파티에 참석해서 술잔을 들어 올리고 있다. (영국 정부 보고서 갈무리)

[천지일보=이솜 기자] 영국 보수당 하원 의원 54명 이상의 요청에 따라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57)에 대한 불신임투표가 진행된다고 6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 등 외신들이 전했다.

보수당 평의원 모임인 1922 위원회의 그레이엄 브래디 위원장은 보수당 의원들에게 받은 서한이 전체의 15%를 넘겼다며 이같이 밝혔다.

보수당 하원 의원(359명)의 15%(54명) 이상의 요청 서한은 총리 불신임투표의 조건이다.

이에 따라 보수당 의원들의 비밀 불신임투표는 24시간 내 이뤄진다. 브래디 위원장은 투표가 이날 오후 6~8시(현지시간) 사이에 열린다고 밝혔다.

만약 존슨 총리가 보수당의 과반수인 180명 이상에게 지지를 얻는다면 그는 보수당 당수로서 그리고 총리로 남아 최소한 1년 동안 당의 규칙 아래 자리를 지킬 수 있다.

그러나 존슨 총리를 반대하는 표가 더 많다면 총리 자리를 즉각 잃게 되며 후임자를 결정하기 위한 지도력 경쟁이 이어질 예정이다. 일각에서는 보수당 내에서 존슨 총리를 반대하는 180표가 나오기 힘들 것으로 전망했다.

2019년 총리로 임명된 존슨은 영국의 코로나19 대유행 봉쇄 당시 총리 관저에서 파티를 벌였다는 사실이 드러나 일명 ‘파티게이트’로 압박을 받아왔다. 지난달 25일(현지시간)에는 이와 관련된 조사 보고서가 나와 존슨 총리의 책임을 묻기도 했다.

보고서에는 영국 총리 집무실과 관저가 있는 런던 다우닝가 10번지 벽에 레드와인을 쏟고, 구토를 하고, 싸움이 벌어지고, 노래방 기계를 사용하고, 새벽 4시까지 파티를 계속하는 등의 15가지 사건에 대한 자세한 내용이 담겼다.

보고서에 따르면 관계자들은 많은 파티를 상세하게 계획했는데 예를 들면 술에 취한 직원들이 사진에 찍히지 않기 위해 다우닝가 뒷문으로 나가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또 보고서는 직원 수십명이 파티에 참석하면서 경비와 청소부에 존경심이 부족한 모습을 여러 차례 보였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보고서는 “의도가 무엇이었든 많은 모임에서 일어난 일과 그들이 영향을 준 방식은 당시 코로나19 범유행과 일치하지 않았다”며 “이 문화에 대한 책임은 정치적이든 관료적이든 간에 중앙의 고위 지도부가 져야 한다”고 결론지었다.

그러나 존슨 총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내 감독 하에 일어난 모든 일에 전적으로 책임진다”면서도 “참석한 8개의 모임 중 어떤 것도 규칙에 위배된다는 것을 생각해 본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또한 사임 요구도 거부해왔다.

또 2020년 11월 총리실에서 열린 공보국장 송별회에서 술잔을 들고 건배 제안을 하는 듯한 사진이 최근 공개돼 논란이 된 데 대해 존슨 총리는 “업무 행사였고, 직업의 일부였으며 이는 내가 이런 사건들에 벌금을 물지 않았다는 사실로 입증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코로나19 봉쇄 기간 총리실 파티를 수사해 온 경찰은 최근 존슨 총리 부부에게 생일파티 1건에 대해서만 범칙금 50파운드(약 7만 9000원)를 부과했다.

보수당 의원 수십명은 존슨 총리가 경기침체와 연료 및 식료품 가격 상승 등에도 책임이 있다며 공개적으로 총리 퇴진을 요구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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