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암 손병희 선생이 일본 망명 시절 교류한 인사들과 함께 찍은 사진 (제공: 근현대사기념관) ⓒ천지일보 2022.06.06
의암 손병희 선생이 일본 망명 시절 교류한 인사들과 함께 찍은 사진 (제공: 근현대사기념관) ⓒ천지일보 2022.06.06

‘호국보훈의 달’ 맞아 전시 풍성
국내 최초의 태극기 도안 공개
한글, 현대적 디자인과 만나다

[천지일보=장수경 기자] ‘역사를 잊은 민족은 미래가 없다’는 말이 있다. 6월 호국의 달은 어느 때보다 우리 역사를 되돌아보는 시기다. 나라를 지키고자 했던 조상들의 숭고한 정신은 오늘날 현재를 만들었다. 이와 관련, 서울 곳곳에서는 역사를 만날 수 있는 다양한 전시가 준비됐다. 무더위가 찾아오는 이 계절, 전시를 보며 역사 여행을 떠나볼까.

◆의암 손병희 선생 순국 100주기 특별전

먼저 3.1운동을 이끈 민족지도자인 의암 손병희 선생을 조명하는 전시가 열린다. 근현대사기념관에서 열리는 특별전은 종교인을 넘어 사상가이자 혁명가로서 시대를 이끌었던 손병희 선생의 참뜻을 되새기는 자리다. 전시에는 천도교중앙총부가 소장하고 있는 동학과 천도교 경전, 동학 농민군 포고문과 고시, 3.1운동 민족대표 48인의 판결문, 손병희 선생의 명함과 낙관 등의 유물과 손병희 선생 가족사진 등 귀한 자료가 공개된다. 전시는 6월 9일부터 9월 30일까지다. 의암 손병희 선생은 1861년 충북 청원군에서 태어나 22세 때 동학에 입도해 동학농민혁명 당시 호서동학군 통령으로 임명돼 전봉준과 함께 농민군을 이끌었다. 일본군의 개입으로 우금치 전투에서 동학농민군이 패배한 후 최시형으로부터 도통을 전수받고 동학 3대 교주가 됐다.

'해양국가의 깃발' 수록 태극기(1882.7) (제공:대한민국역사박물관) ⓒ천지일보 2022.06.06
'해양국가의 깃발' 수록 태극기(1882.7) (제공:대한민국역사박물관) ⓒ천지일보 2022.06.06

대한민국역사박물관에는 우리나라 최초의 태극기 도안 2점을 만날 수 있다. 올해 한미수교 140주년을 맞아 박물관에서는 ‘조미수교와 태극기’ 전시가 열리고 있다. 조선 말기 혼란스러운 국제 정세 속에서 우리 민족을 대표하는 태극기를 만들어 냈다는 것은 역사적 가치가 높다. 잊힐뻔한 태극기를 발굴해 낸 이는 이태진 서울대 명예교수(전 국사편찬위원장)다. 그는 2017년 미국 의회도서관에서 슈펠트 문서를 신청해서 보다가 최초의 태극기 도안을 발견한다. 원본은 도서관에 있고, 이 교수가 촬영한 사진 자료가 전시에서 공개됐다. 전시는 7월 7일까지다.

이화학당 8인조 학생들 (제공: 국립민속박물관) ⓒ천지일보 2022.06.06
이화학당 8인조 학생들 (제공: 국립민속박물관) ⓒ천지일보 2022.06.06

◆정동에서 피어나는 문학향기

국립민속박물관과 이화박물관은 ‘정동에서 피어난 문학향기’ 특별전을 마련했다. 이는 한국 최초의 근대 여성 교육 기관인 이화학당(1886년)에서 교지 활동으로 성장한 여류 문인을 소개하는 자리다. 이화학당 학생들은 자신의 생각과 목소리를 교지 속에 담아냈다. 학생들은 ‘이고’ ‘배꽃’ ‘거울’ 등 교지를 만들었다. 백일장, 문학 강연, 문학의 밤, 시 낭송의 밤 등 다양한 활동을 하며 문학의 지평을 넓혀갔다. 당시 교지에는 캐나다 작가 ‘루시 모드 몽고메리’가 지은 소설 ‘빨강머리 앤(Anne of Green Gables)’도 번역본이 실렸다. 교지가 배포되는 화요일 점심시간은 교실이 쥐 죽은 듯했다. 교지에 실린 ‘빨강머리 앤’을 읽는 숨소리와 책장 넘기는 소리만 들렸다고 한다. 근현대 격변기, 전통문화와 이국적인 문화가 공존한 정동은 문인들의 상상력을 자극한 공간이었다. 전시는 12월 31일까지다.

캐나다 작가의 ‘빨강머리 앤(Anne of Green Gables)’ 10권 번역본 (제공:국립민속박물관) ⓒ천지일보 2022.06.06
캐나다 작가의 ‘빨강머리 앤(Anne of Green Gables)’ 10권 번역본 (제공:국립민속박물관) ⓒ천지일보 2022.06.06

한글 유산의 도시 안동에서 ‘한글디자인 특별전’이 열렸다. 국립한글박물관과 안동문화예술의전당이 함께하는 전시는 7월 24일까지 열린다. ‘한글실험프로젝트’는 문자로서 한글의 가치와 의미를 국내외에 소개하는 전시 프로젝트이다. 다양한 분야와 협업을 통해 한글을 디자인적 관점에서 재해석해 예술 및 산업 콘텐츠로서의 가능성을 실험한다. 한글 관련 행사와 전시를 다수 진행했으나 현대적인 한글디자인 전시는 처음이다. 전시에서는 한글의 조형적 특징을 주제로 한 작품 46건을 선보인다. 작품은 한글 조형에 내재한 고유의 질서와 규칙, 기하학적 형태를 재해석하여 새로운 디자인으로 표현한 결과물이다.

작품 '자음과모음의조합(서정화,2019)' (제공:국립한글박물관) ⓒ천지일보 2022.06.06
작품 '자음과모음의조합(서정화,2019)' (제공:국립한글박물관) ⓒ천지일보 2022.0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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