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남승우 기자] 현충일을 하루 앞둔 5일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을 찾은 한 유족이 친구 묘비에 이름이 흐릿해지자 매직펜으로 진하게 덧쓰고 있다. ⓒ천지일보 2022.6.5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현충일을 하루 앞둔 5일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을 찾은 한 유족이 친구 묘비에 이름이 흐릿해지자 매직펜으로 진하게 덧쓰고 있다. ⓒ천지일보 2022.6.5

순국선열·호국영령 기리는 날

한국전쟁 이후 기념일로 제정

매년 정부 주도 추념식 진행해

[천지일보=이예진 기자] 호국보훈의 달 6월. 어느덧 70년이 넘은 한국전쟁의 상흔(傷痕)은 여전히 우리 곁에 있다. 나라를 지키며 피 흘린 이들을 기억하고 기념하는 현충일(顯忠日)에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 예로부터 호국영령 기려

예로부터 6월에는 손이 없다는 청명과 한식에 사초(莎草)와 성묘를 하고 망종(芒種)인 6월 6일에는 제사를 지내는 풍습이 있었다고 전해진다. 또 고려 현종 때는 6월 6일에 장병(將兵)의 뼈를 집으로 봉송해 제사를 지내도록 했으며 조선시대에도 병사들의 유해를 이날 매장했다.

이에 1953년 6·25전쟁이 휴전하면서 정부는 당시 사망한 전사자를 추모하고 기념하는 의도에서 1956년 4월 19일 대통령령 제1145호 ‘관공서 공휴일에 관한 건’을 개정해 6월 6일을 현충기념일로 지정했다. 이후 1970년 1월 9일 국립묘지령 제450호로 연 1회 현충추념식을 거행했으며 현충기념일은 1975년 12월 ‘관공서 공휴일에 관한 건’이 개정되면서 공식적으로 ‘현충일’로 개칭됐다.

이후 1982년 5월 15일 대통령령 ‘각종 기념일 등에 관한 규정’에 의해 법정기념일이 돼 지금까지 순국선열과 전몰장병을 추모하고 있다. 추모대상은 한국전쟁의 전몰장병만이 아닌 한국을 지키기 위해 목숨을 바친 모든 이들이 포함된다.

따라서 매년 6월 6일 현충일에는 정부 주관 추념식이 진행되며 오전 10시에는 목숨을 바친 순국선열과 전몰장병을 위한 묵념의 시간으로 1분간 사이렌이 울린다. 국가보훈처 주관으로 열리는 추모 행사는 국립현충원에서 있어지며 대통령 이하 정부 인사와 국가유공자와 유족, 각계 대표 등이 참여한다.

이번에도 ‘대한민국을 지켜낸 당신의 희생을 기억합니다’라는 주제로 제67회 현충일 추념식이 진행된다. 새 정부 출범 후 처음 열리는 이번 추념식을 개식 선언에 이어 추모 묵념, 국민의례, 편지 낭독, 국가유공자 증서 수여, 추념사, 추념공연, 현충의 노래 제창 순으로 진행된다.

현충일에 게양하는 태극기의 경우 ‘조의(弔意)’를 표하는 의미로 깃면의 세로 너비만큼 내려서 단다. 상황이 여의치 않을 때는 바닥 등에 닿지 않도록 최대한 내려서 달고 집 밖을 기준으로 대문의 중앙 또는 왼쪽에 게양해야 한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현충일을 하루 앞둔 5일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을 찾은 오석일(70)씨가 6.25 전쟁 중 전사한 동생 육군하사 고 오석용씨의 묘비를 어루만지고 있다. ⓒ천지일보 2022.6.5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현충일을 하루 앞둔 5일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을 찾은 오석일(70)씨가 6.25 전쟁 중 전사한 동생 육군하사 고 오석용씨의 묘비를 어루만지고 있다. ⓒ천지일보 2022.6.5

◆ 피 흘린 호국영령, 잊지 말아야

주말과 함께 현충일이 붙어 있어 누군가에게는 ‘연휴’의 개념이 더 크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된 가운데 잠시나마 호국영령들을 기억할 수 있는 곳으로 떠나는 것은 어떨까.

서울 용산구에 있는 전쟁기념관에서는 한국전쟁 당시의 참상을 그대로 느낄 수 있다. 정문에 있는 탑과 호국군상은 기념관을 찾은 관람객들의 마음을 다잡게 만든다. 기념관은 1층 전쟁역사실, 2층 6·25전쟁실, 3층 유엔실·국군발전실·기증실 등 총 7개의 전시실로 구성돼 있다.

선사시대부터 지금까지 있었던 전쟁과 나라를 위해 헌신한 분들의 공훈 등을 다양하고 풍부한 전시자료는 관람객의 이해를 돕는다. 특히 한국전쟁에 대한 내용이 상세하게 전시돼 있어 어린이부터 학생, 어른에 이르기까지 모두가 전쟁의 아픔을 느낄 수 있다.

서울 외 지역 곳곳에도 전쟁의 아픔을 추모하는 공간이 있다. 경북 칠곡군에는 한국전쟁 당시 치열하게 낙동강 전선을 지켰던 다부동 전투에 대해 전시해 놓은 ‘다부동전적기념관’이 있다. 다부동은 한국전쟁이 막 발발해 밀려 내려오는 북한군을 힘겹게 저지했던 곳으로 북한군 1만 7000여명과 우리 군 1만여명의 사상자를 낸 장소다. 약 55일간 있었던 다부동 전투로 한국군과 유엔연합군은 반전의 분위기를 만들 수 있었으며 이후 인천상륙작전 성공의 계기를 마련했다. 이 외에도 부산에는 ‘임시수도기념관’이 있으며 인천에 있는 ‘인천상륙작전기념관’, 천안의 ‘독립기념관’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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