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경궁 명정문 전경(제공:문화재청) ⓒ천지일보 2022.6.3
창경궁 명정문 전경(제공:문화재청) ⓒ천지일보 2022.6.3

2013년 숭례문 복구 이후
궁‧능 문화재에 전통단청 첫 적용

[천지일보=장수경 기자] 우리나라 보물인 창경궁 명정문의 단청이 전통소재로 새단장을 한다.

3일 문화재청(청장 최응천)은 12월까지 보물 창경궁 명정문을 대상으로 전통단청사업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이번 사업은 전통단청의 활성화를 위해 지속적으로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숭례문 이후 궁능 당해 문화재에 처음으로 실시한다는 의의가 있다.

창경궁 명정문 단청사업은 2018년부터 수행한 명정문 보수공사의 일환이다. 단청 기록화 사업 및 전통단청설계 등을 통해 교체부재 등 기둥 이상 건물부분을 대상으로 시행한다.

현재의 창경궁 명정문은 임진왜란 때 소실됐다가 1616년 복구된 건물로, 현재까지 총 6번의 단청공사가 이뤄진 바 있다. 이번 단청공사에서는 1975년에 화학안료로 수리됐던 것을 전통안료로 되돌리고, 2020년 단청 기록화 사업 등에서 확인된 명정문 본래의 문양으로 수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다만 역사성 보존을 위해 일부 단청은 전문가 검토를 거쳐 그대로 보존될 예정이다.

창경궁 명정문 단청 전 사진 (제공: 문화재청) ⓒ천지일보 2022.6.3
창경궁 명정문 단청 전 사진 (제공: 문화재청) ⓒ천지일보 2022.6.3

전통단청사업은 지난 2009~2013년에 숭례문 복구공사에서 처음 시도했으나, 전통재료 생산 단절과 시공기술 미흡 등으로 숭례문 단청 일부가 박락되는 현상이 발생한 바 있었다. 이에 문화재청에서는 전통단청을 복원하고 성능을 개선하기 위해 2014년부터 전통안료 제법 복원 연구, 전통안료 품질기준 마련, 전통아교 제법 복원 연구, 전통단청 시공방법 연구 등을 수행했다. 특히 2018년부터 현재까지 20여건의 전통단청 시범사업을 수행했고, 전통단청에 대한 각종 물성 실험과 현장 상시점검(모니터링) 등을 통해 전통단청의 활성화를 모색하고 있다.

문화재청은 “전통단청은 19세기 말부터 화학안료가 유입되면서 전통안료의 생산과 기술이 단절돼 문화재에 적용하는 것이 어려워졌고, 화학안료에 비해 내구성, 시공성 등이 다소 떨어지는 단점도 확인된 바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천연 돌가루, 흙 등 자연재료를 이용해 채색하므로 외부 자연환경과 자연스럽게 어울릴 뿐만 아니라 고색창연한 아름다움도 제공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선조들의 삶의 지혜인 전통 기법을 전승하고, 문화재수리에 진정성을 부여한다는 측면에서 의미가 매우 크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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