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올 들어 가장 더운 날씨를 보인 23일 오후 서울 중구 청계천에서 시민들이 모전교 아래 앉아 더위를 피하고 있다. 이날 서울의 한낮 최고기온은 30도까지 올랐다. ⓒ천지일보 2022.5.23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올 들어 가장 더운 날씨를 보인 23일 오후 서울 중구 청계천에서 시민들이 모전교 아래 앉아 더위를 피하고 있다. 이날 서울의 한낮 최고기온은 30도까지 올랐다. ⓒ천지일보 2022.5.23

[천지일보=김정필 기자] 지난달 이른 더위 등으로 인해 전력수요가 통계를 작성한 역대 5월 기준 최고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올여름에는 평년 기온을 웃도는 무더위가 찾아올 것으로 예고돼 전력수급에 빨간불이 켜지며 안정적인 관리가 필요한 상황이다.

2일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월평균 최대전력은 6만 6243㎿(메가와트)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5% 증가한 수치다. 이는 2005년 관련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이래 5월 기준으로는 역대 최고치다. 2018년 5월에 기록한 기존의 동월 최고치(6만 4337㎿)를 4년 만에 갈아치웠다.

최대전력은 하루 중 전력사용량이 가장 많은 순간의 전력수요를 말한다. 월평균 최대전력은 한 달 동안 일별 최대전력 합계의 평균값이다. 월평균 최대전력이 증가했다는 것은 그만큼 전력수요가 늘었다는 것을 뜻한다.

전력수요가 증가한 것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여파로 줄곧 감소하던 전력수요가 회복세를 보인 데다 이른 더위까지 겹친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발전소 정비 등의 영향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발전소들은 보통 전력수요가 상대적으로 적은 봄, 가을에 정비를 시행한다.

통상 5월에는 전력수요가 연중 최저치를 보이다가 여름이 시작되는 6월부터 증가한다. 하지만 올해는 이미 5월부터 증가세가 시작됐다. 지난달에는 23~24일 이틀 연속 서울의 낮 최고기온이 30도를 웃도는 등 평년보다 더위가 기승을 부렸다. 대구는 낮 최고기온이 30도를 넘은 날만 8일에 달했다.

서울의 낮 최고기온이 30.7도를 보인 지난달 23일에는 전력 공급예비율이 12.4%까지 떨어져 연중 최저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당일 전력 공급능력은 8만 1075㎿였고 최대전력을 뺀 공급예비력은 8953㎿로 1만㎿ 선을 밑돌았다. 1년 전 같은 날 예비력과 예비율이 각각 2만 1962㎿, 38.7%를 보였던 것과 비교하면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

국내 전력 업계는 안정적인 전력 공급의 마지노선으로 예비력 1만㎿, 예비율 10%를 꼽는다. 정부가 전력수급 비상단계를 발령하는 것은 예비력이 5500㎿ 밑으로 내려갈 때부터지만, 이보다는 보수적으로 전력을 확보하고 있어야 한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통상 전력 사용이 많은 여름, 겨울에는 일시적으로 예비력이 1만㎿를 밑돌기도 하지만 올해 들어선 예년보다 훨씬 일찍 경고등이 켜진 셈이다.

더욱이 올여름에도 무더위가 예고돼 있어 전력수요는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기상청은 6월 기온은 평년과 비슷하거나 높은 정도겠지만, 7~8월은 평년을 웃도는 강한 폭염이 올 수 있다는 예보를 내놨다. 작년 7월에도 무더위로 인해 전력 예비율이 한 자릿수까지 떨어지며 전력 수급에 비상이 걸리기도 했다. 때문에 안정적인 전력수급을 위해서는 철저한 사전 대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편 월평균 최대전력은 한반도에 최악의 폭염이 강타한 2018년 8월에 8만 710㎿를 기록해 처음으로 8만㎿ 선을 넘은 데 이어 지난해 7월에는 8만 1158㎿까지 치솟아 기존 기록을 경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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