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뉴시스] 23일 스위스 다보스포럼 행사장 스크린에 화상연설 중인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비치고 있다.
[AP/뉴시스] 23일 스위스 다보스포럼 행사장 스크린에 화상연설 중인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비치고 있다.

[천지일보=이솜 기자]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러시아의 항구 봉쇄로 인해 우크라이나 곡물 수출량의 절반 가까이가 창고에 묶여 있다”며 “세계 식량안보에 잠재적인 ‘재앙’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27일 CNN 등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인도네시아의 한 외교 싱크탱크 온라인포럼 연설에서 이같이 말했다.

현재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로 국제 곡물 가격은 급등하는 추세다. 우크라이나의 항구 봉쇄로 인해 세계 곡물시장에서 밀 가격은 올해 초보다 60% 오르며 사상 최고치에 달했다.

곡물정보 제공업체 애그플로우에 따르면 지난달 우크라이나의 밀 수출량은 작년 4월 대비 32% 감소했으며 동기간 러시아의 밀 수출량은 18% 증가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현재 곡물 2200만t이 저장고에 있다. 곡물이 필요한 국제시장에 제때 공급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유엔이 올해 5000만명이 추가로 기근을 겪는다고 전망한 것은 보수적인 추정치”라고 주장했다. 유엔이 추정한 것보다 더 많은 사람이 기근에 처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그러면서 “기근은 혼자 오지 않는다. 정치적 혼란은 상황을 악화시키고 사람들의 삶을 망치게 하고 안전하지 못한 환경을 만든다”며 “많은 나라에서 지난해 수확한 곡물 재고가 소진되는 7월에 진정한 재앙을 실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지난 19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의에서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와 전 세계인을 상대로 식량 공급을 인질로 잡은 상태”라고 비판했다.

26일 리즈 트러스 영국 외무장관도 “푸틴은 근본적으로 전 세계 최빈곤층의 기아와 식량 부족을 무기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독일은 철도를 통해 우크라이나 곡물 수출 우회로를 만드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기로 했다.

영국 일간 더타임스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밀 수출을 통제하면서 경제에 타격을 줬을 뿐 아니라 밀 시장에서 강력한 경쟁자를 묶어놓는 효과도 거뒀다고 보도했다.

이어 우크라이나 밀이 창고에서 썩어가는 동안 세계 최대 밀 수출국인 러시아가 더 많은 물량을 더욱 비싼 가격으로 팔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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