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임문식 기자] 박원순의 ‘바람몰이’와 나경원의 ‘검증공세’가 격돌하고 있다. 시민운동가 출신 후보와 정당 출신 후보가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의 맞수로 등장한 가운데 서로 다른 방식의 전략을 구사해 눈길을 끈다.

‘안철수 돌풍’을 타고 야권 단일후보로 ‘수직상승’한 무소속 박원순 후보는 본선까지 여세를 몰아간다는 구상이다. 반면, 나경원 후보가 속한 한나라당은 치열한 검증공세로 돌풍을 잠재운다는 전략이다.

일반적으로 무소속 후보가 초반 기세와는 달리 후반부로 갈수록 정당 후보에 밀렸던 것이 사실이지만, 이번엔 상황이 다르다. ‘안풍’으로 시작된 바람이 야권 조직력을 흡수하면서 몸집을 늘리고 있는 것.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두 후보의 지지율이 박빙으로 나타나는 상황이어서 앞으로 이들의 전략 싸움은 더욱 치열하게 전개될 것으로 전망된다.

◆ 박원순 ‘안풍’에서 ‘태풍’으로

야권 단일화에 성공한 박 후보는 태풍급 바람을 만드는 데 열중이다. ‘안풍’으로 바닥 지지율에서 선두로 뛰어오른 그는 지난 3일 열린 야권 단일화 경선에서 민주당 박영선 후보를 눌렀다. 민주당의 탄탄한 조직력도 기존 정치에 대한 불신과 불만의 산물인 ‘변화의 바람’을 막지 못한 것이다.

이제 그는 자신의 전리품이 된 전통 야당의 영역에서 힘을 키우고 있다. 5일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인 이희호 여사를 예방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6일에는 손학규 대표 등 민주당 지도부를 만나 선거대책을 논의할 예정이다. 박 후보의 바람과 민주당의 조직력이 큰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야권은 기대하고 있다.

◆ 한나라 ‘검증’ 지원 집중포화

나경원 후보 측은 ‘정책선거’와 ‘검증공세’ 이원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나 후보가 정책 제시에 중점을 둔다면, 지원군인 한나라당은 상대 후보에 대한 ‘검증공세’에 힘을 쏟는 식이다.

특히 박 후보에 대해 ‘철저한 검증’을 예고했던 한나라당은 연일 ‘박원순 때리기’에 한창이다.

홍준표 대표는 4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박 후보는 촛불사태 때 가수를 선동했고, 이념이 불분명한 데다 검증이 안 된 불안정한 후보”라며 “서울시정을 검증이 안 된 길거리 시민운동세력의 실험장으로 만들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박기성 부대변인은 한강 수중보 철거 논란과 관련해 “대한민국의 물줄기인 한강을 놓고 오락가락, 횡설수설을 반복하는 박 후보를 보고 있노라면 서울시의 미래가 염려스러울 따름”이라며 자질 논란에 불을 지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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