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가운데)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오른쪽),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출처: 뉴시스)
윤석열 대통령(가운데)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오른쪽),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출처: 뉴시스)

 

“양국 곧 선거철… 순방 기간 변화 없을 것”

“민감한 사안, 바이든 문제 해결 도움 안 돼”

[천지일보=이솜 기자] 이번 주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한국과 일본 방문으로 세계의 이목이 아시아에 집중되는 가운데 바이든 대통령이 교착된 관계 속에 있는 한국과 일본을 단합시키고자 한다고 CNN방송이 19일(현지시간)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외교 단합 리더십은 러시아 침공으로 두드러졌다. 일각에서 미국은 러시아에 맞서 과거 분열됐던 서구 민주 국가들을 통합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CNN은 이제 대통령으로서 첫 아시아 순방에 나선 바이든 대통령이 특히 중국과 북한 문제에 있어 한국과 일본 두 민주 국가를 단합해야하는 과제에 직면했다고 분석했다. 

우리나라와 일본은 바이든 대통령의 가장 강력한 동맹국으로 양국에는 8만명 이상의 미군이 주둔해 있으며 미국은 러시아의 침공보다 더 위협이 될 수 있는 중국과 북한의 위협에 맞서기 위해 같은 생각을 가진 국가들의 연합을 구축하려 한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최근 중국의 부상을 두고 ‘21세기 가장 큰 지정학적 시험’이라고 언급했다. 북한은 올해 들어 지금까지 15차례 미사일 발사를 했으며 지난주 심각한 코로나19 확산세로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했음에도 미국은 7차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이 임박했으며 아마 바이든 대통령의 아시아 순방과 때를 같이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따라서 워싱턴은 한국과 일본이 이런 위협들에 대해 미국과 같은 목소리를 내주길 바란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한국과 일본의 관계는 경색된 지 오래다. 일제강점기 위안부와 강제노동, 독도, 동해와 같은 근본적인 갈등에 있어서 일본이 입장을 바꿀 기미가 없기 때문이다.

지난 50년간 양국에서 근무하며 악화되는 관계를 지켜본 에반스 리비어 전 미국 외교관은 CNN에 “한국과 일본이 서로 적극적으로 대화하지 않고 협력하지 않는다면 미국은 자신의 의무뿐 아니라 중국과 북한을 상대하기에 매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리비어는 양국 관계 개선에 있어서 지금 더 희망을 느끼고 있다고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모두 최근 새로 임명된 지도자로, 북한과 중국에 대해 매파적인 입장을 보이는 동시에 미국과의 더 강한 군사 관계를 열망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전히 영향력 있는 일본의 아베 신조 전 총리는 일본 정부에 미국 핵무기 유치 고려를 요청했고 윤 대통령은 바이든 정부가 주도하는 경제협의체인 IPEF에 가입하기로 했다.

CNN은 두 지도자가 결정적으로 과거를 뒤로 할 조짐을 보였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이 지난달 대표단을 일본에 파견해 기시다 총리에 서한을 보내며 일본에 화해를 제의했고, 이번달 일본이 윤 대통령의 취임식에 답장을 전달한 상황을 전했다.

캐논 글로벌 연구소의 선임 연구원인 이토 고타로 교수는 윤 대통령이 영어와 일본어를 모두 할 수 있고 일본 의회에서 인기가 있는 박진 외교부 장관을 선택하는 등 접근 방식이 바뀔 조짐을 보였지만 바이든 대통령 순방 기간 동안 돌파구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양국 모두 곧 선거 기간이기 때문이다.

비록 지도자들은 과거를 뒤로 하는 결정이 이득이라고 판단할지라도 서로를 용서하지 않을 지도 모르는 많은 유권자들의 표가 필요하다.

우리나라는 6월 지방선거를 치르고 일본은 7월에 참의원 선거가 진행된다.

양국 관계는 너무나 오래되고 복잡한 문제이므로 미국의 개입이 큰 영향을 끼칠 수 없다는 관측도 나온다.

최은미 아산정책연구소 연구위원은 CNN에 “한일 동맹이 바이든 대통령의 우방국 건설에 필수적이지만 바이든의 방문은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하는 데 거의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며 “그것은 너무 민감하고 논란이 많다. 미국이 그 문제들을 해결할 여지는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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