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승배 선플교육 전국 교사협의회 회장 ⓒ천지일보(뉴스천지)

한승배 선플교육 전국 교사협의회 회장
사이버 공간 청소년 보호에 앞장… 10년 동안 10만여 개 유해사이트 추방 운동

[천지일보=장수경 기자] 10년 전 두 명의 여고생과 30대 회사원이 자살사이트에서 만나 동반 자살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당시 그 두 명의 여고생에게 기술 과목을 가르쳤던 한승배(46) 교사는 큰 충격을 받았고 유해 인터넷 사이트를 직접 근절하기로 결심했다.

한승배 교사는 “조금만 더 빨리 이 수업이 만들어졌다면 좋았을 텐데…”라며 눈물을 글썽거렸다. 최근 인터넷 매체 영향력이 커질수록 사이버 공간에서의 청소년 이탈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다.

이를 반영해 현재 경기도 용인시 성지고등학교에서 근무하는 한 교사는 사건직후 청소년들이 주축이 된 동아리를 조직해 사이버 역기능 예방교육을 시작, 10년 동안 총 10만여 개 이상의 유해 정보 사이트 추방 운동을 벌이고 있다.

이 운동을 통해 학생들은 스팸메일 신고 및 선플 달기에 동참하고, 교사는 청소년들의 자살 및 음란사이트를 정보통신위원회나 경찰청에 신고한다.

한 교사는 인터넷 유해사이트로부터 청소년들을 보호하기 위해 학교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그는 “부모님 두 분 모두 맞벌이를 하는 학생의 경우, 대부분 하교 후 집에서 인터넷 게임을 한다”며 “이때 유해사이트의 노출 위험이 크기 때문에 학교가 가정을 대신해 사이버 역기능 예방 교육을 충분히 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한 교사는 사이버 역기능 예방 교육으로 네티켓(사이버 공간에서의 예절)교육, 사이버 공간에서 성폭력 예방 방법 등 인터넷 게임의 좋은 기능 쪽을 학생들에게 설명하는 게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 온다고 설명했다.

그는 “과거에는 인터넷 게임의 나쁜 점을 말하며 ‘무조건 하지 말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나쁜 점만 인식될 뿐”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현재는 학생들에게 ‘스트레스 해소, 학습 효과 증진’ 등 인터넷 게임의 좋은 기능인 순기능을 부각시키며 건전한 인터넷 문화를 가르치고 있다.

그는 우리나라 최초로 정보통신윤리 교과서를 집필했고 각종 정보윤리 교육 관련 교재 및 콘텐츠를 개발해 지난 2003년부터 학교 현장에 보급, 건전한 인터넷 문화 확산에 기여하고 있다.

한 교사는 “각 학교의 모든 교사가 인터넷 역기능 예방 교육을 할 수 있어야 한다”며 “몇몇 교사의 노력만으로는 올바른 인터넷 문화를 만들 수 없다”고 강조했다.

예를 들어 국어교사의 경우 문학작품의 무단복제가 저작권 침해에 해당하는 행위임을 가르쳐주고, 미술교사의 경우 타인의 그림·사진이 70년 이상 경과돼 저작권이 말소된 작품인지 아닌지 설명하는 등 매 수업시간마다 학생들에게 자연스럽게 사이버 윤리 역기능 예방 교육이 이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한 교사는 청소년 사이버 역기능 예방프로그램 중 ‘선플(아름다운 댓글) 달기 프로그램’이 학생들 사이에서 건전한 문화를 만드는 데 중요하다며 이를 강조했다.

현재 한 교사는 선플 교육 전국 교사협의회회장으로 활동하면서 관련 자료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이밖에도 그는 청소년사이버범죄예방 교육교사연구회 회장, 경기도 정보통신윤리 교육교사연구회 회장 등을 맡고 있다.

그는 “인터넷 공간에서 악성댓글로 인한 많은 부작용이 발생하고 있는 시점에서 청소년들에게 선플 문화 조성의 필요성을 인지하고, 직접 사이버 공간에서의 선플 달기 프로그램을 운영했다”고 전했다.

4년째 진행되고 있는 이 프로그램은 학교 현장에서 최초로 시도된 선플달기 교육프로그램이었으며, 현재는 전국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한 교사는 “좋은 일을 한 사람에게는 칭찬을, 힘든 일을 한 사람에게는 격려를 해 줌으로써학생들의 인격을 성장시키고 인터넷 공간에서 건전한 자정능력을 키울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그는 최근 1~2년 사이 빠르게 확산된 스마트폰으로 인해 청소년들이 유해사이트에 많이 노출됐다며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한 교사는 “인터넷은 어느 정도 정책적인 제도가 마련된 상태다.

하지만 스마트폰 등 모바일 어플리케이션 다운은 아직까지 청소년 음란물차단이 100%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청소년들에게 유해한 어플리케이션에 쉽게 접근하지 못하도록 하는 제도 마련이 시급하다”고 토로했다.

그는 자신의 여가시간에도 어떻게 하면 학생들에게 건전한 인터넷 문화를 만들어줄 수 있을지 고민하는 교사다. 이 같은 자기희생을 그는 당연시 여기고 정말 보람차게 생각한다. 이에 그의 얼굴에는 항상 미소가 가득하다.

그의 소망은 오직 건전한 인터넷 문화의 확산이다. 그는 “인터넷 공간이 마음 편하게 즐길 수 있는 곳이었으면 좋겠어요. 건전한 문화가 확산됨으로써 모든 사람들이 행복하다는 느낌을 가질 수 있는 날이 오는 게 저의 가장 큰 소망이예요”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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