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후보인 나경원 최고위원과 야권 단일후보인 무소속 박원순 변호사가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양자대결을 펼치게 됐다. 박 변호사는 서울시장 야권 단일후보 선출을 위한 국민참여경선 투표에서 민주당 박영선 의원을 52.15% 대 45.57%로 이겨 당선됐다.

초반 5%대의 저조한 지지율로 시작한 박 변호사는 압도적 지지를 받던 안철수 원장의 ‘아름다운 양보’로 인해 단숨에 50%대의 지지율로 범야권 통합후보 선출 경선에 승리했다.

그동안 진행돼왔던 국민참여경선이 30~40%대의 투표율을 보인 것과 비교하면 성공적으로 치러졌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이번 경선투표에는 시민들의 발걸음이 그 어느 때보다도 활기찼다. 박 변호사 측이 젊은 층이 주로 이용하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으로 젊은층의 현장투표를 독려한 것도 주효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기성 정치권에 대한 반발 현상으로 나타난 ‘안철수 열풍’이 후보자가 바뀐 현시점에서도 그대로 이어진 것은 주목할 만하다. 안 원장이나 박 변호사의 경우 시민단체 활동으로 대중에 존재감을 확인시켰을 뿐 정치권 경험이 전무하다시피하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도 박 변호사가 승리했다는 것은 새로운 정치적 욕구 곧 ‘시민정치’에 대한 국민들의 요구와 기대가 크다는 의미일 것이다. 이제는 시민단체의 ‘정치 개입’이 제도개혁 운동, 구태 정치인 퇴출 운동 등을 넘어서 시민이 직접 정치에 참여하는 시대로 접어든 것이다. 분명한 사실은 기성 정당들이 제 역할을 다하지 못했기 때문에 시민단체들이 나설 명분이 마련됐다는 점이다. 현 시점에서 누가 당선되고 누가 낙선하는 것은 중요하지 않다. 분명한 것은 옳고 그름을 떠나 무조건적인 당의 입장만을 고집하는 구세대적인 정치를 눈감아주기엔 국민들의 의식수준이 너무나 고상하다. 국민은 더 이상 눈 감고 아웅 하는 정치인을 원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아야 할 것이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