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조희연 교육감이 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시교육청에서 열린 ‘2019 제2회 검정고시 합격증서 수여식’에서 격려사를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9.3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조희연 교육감이 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시교육청에서 열린 ‘2019 제2회 검정고시 합격증서 수여식’에서 격려사를 하고 있다. ⓒ천지일보DB

“서울형 기초학력 보장제” 실시

교육불평등·학습격차 해소 정책

“자사고 유지 시 대립 불가피”

“진보 단일, 정책 연대는 동의”

[천지일보=안채린 기자] 6.1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3선에 도전하는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본후보 등록을 하루 앞두고 10대 공약을 발표했다. ‘부모 찬스’를 근절하고 모두가 누리는 ‘공교육 찬스’를 제공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예비후보는 11일 종로구 서울시교육청에서 주요 공약을 발표하며 “사회 기득권층의 부모 찬스를 통한 스펙 쌓기와 입시 특혜의혹은 교육 공정성을 무너트리는 명백한 부정이므로 반드시 근절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서울시교육청의 모든 정책이 교육 불평등을 극복하기 위한 정책”이라며 ‘부모 찬스’를 근절하기 위한 특정 정책은 제시하지 않았다.

조 예비후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병 이후 심화된 교육 불평등 및 학습 격차 해소를 위해 학습 중간층 회복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교내 ‘느린 학습자’를 지원하는 등 ‘서울형 기초학력 보장제’를 실시할 방침이다.

‘공정한 출발’을 위해서는 유아 공교육 기회를 확대하고 만 3세 아이들을 대상으로 언어발달 진단을 시행해 조기진단·치료가 가능토록 하겠다고 밝혔다. 또 유치원·초등학교 전환기의 초등 1학년 학생에 학교적응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초등 2학년 학생은 국어와 수학 맞춤형 지원을 강화해 학습 결손을 조기에 예방하겠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학생 맞춤형 교육을 위해 학급당 학생 수 20명 이하로 감축하고 적성·흥미에 맞는 과목 선택 기회를 확대하는 등 수업과 평가를 통한 성장 기회를 넓히겠다고 밝혔다.

특히 맞벌이 가정 학부모들을 위해 ‘돌봄 8시’도 확대 운영해 보다 촘촘한 돌봄 시스템을 구축하고, 예산 확대를 통해 방과후 학교 프로그램도 도약한다는 계획이다.

교사들을 위한 공약도 내놨다. 반복적이고 단순한 업무는 디지털화하고, 공통 행정업무는 교육청으로 이관해 교사의 업무 총량을 낮추겠다는 방향이다. 또 ‘교육활동 보호조례’를 재정해 교권이 존중받을 수 있는 환경도 갖추겠다고 밝혔다.

이밖에도 입학준비금을 유치원까지 확대하고, 종립학교가 건학이념에 맞게 운영될 수 있도록 자율성을 높여 교원 채용 과정에서 건학이념을 살리도록 지원하겠다고도 했다.

윤석열 새 정부의 자율형 사립고(자사고) 등의 존치 가능성을 두고는 “자사고 전면 유지 정책으로 가는 선택은 안됐으면 좋겠다는 소망을 가지고 있다”며 “협력할 부분은 적극 협력하되 대립할 지점은 대립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 예비후보 진보 진영 단일화와 관련해서는 “자연스러운 과정이라고 생각한다”면서 “그러나 외부의 힘이 작용하는 인위적인 단일화는 적절하지 않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다만 “정책적 연대가 중요할 것”이라며 “좋은 정책이 있으면 적극적으로 수용하겠다는 입장”이라고 말하면서도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6.1 서울시교육감 선거에 출마한 주요 보수 예비후보들. 왼쪽부터 이주호 전 교육과학기술부 장관, 박선영 21세기교육포럼 대표, 조영달 전 서울대 사범대학 교수, 조전혁 서울시혁신공정교육위원회 위원장. (출처: 뉴시스)
6.1 서울시교육감 선거에 출마한 주요 보수 예비후보들. 왼쪽부터 이주호 전 교육과학기술부 장관, 박선영 21세기교육포럼 대표, 조영달 전 서울대 사범대학 교수, 조전혁 서울시혁신공정교육위원회 위원장. (출처: 뉴시스)

◆중도·보수 진영 단일화 진척 없어

중도·보수 진영 재단일화는 여전히 제자리걸음인 상황이다.

앞서 재단일화에 합의했던 조전혁·박선영 예비후보는 지난 10일 오후 늦게 만나 단일화에 대한 논의 회동을 가졌다. 그러나 단일 후보 선정 방식을 두고 엇박자를 내는 모양새다.

조전혁 예비후보는 회동 직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저는 박선영 후보와 사퇴한 이주호 후보가 합의한 100% 여론조사를 포함해서 모든 합의안을 수용하겠다고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제안을 했다”며 “(그러나) 박선영 후보는 지금까지 실시한 여론조사의 평균으로 결정하자고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박선영 예비후보 측은 “여론조사가 그렇게 간단하지 않다. 공신력 있는 곳에서 제대로 하려면 빨라야 일주일, 아니면 열흘 걸리는 여론조사를 지금 와서 새로 하자니 그건 안 하겠다는 것과 똑같다”고 반박했다.

조영달 예비후보는 단일화된 한 명의 후보와 공개토론회를 통한 정책 검증으로 최종 단일화를 하겠다던 입장을 이어가고 있다.

진보 진영에서도 3선에 도전하는 조 교육감과 강신만·최보선 예비후보가 출사표를 던졌지만, 당초 조희연 예비후보는 인위적인 단일화에 나서지 않겠다는 입장을 굳힌 가운데 강신만·최보선 예비후보 역시 지난 주말 단일화 협상을 중단키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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