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대선 유력 후보인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전 상원의원이 7일(현지시간) 필리핀 파라나케시에서 열린 마지막 유세 중 발언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필리핀 대선 유력 후보인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전 상원의원이 7일(현지시간) 필리핀 파라나케시에서 열린 마지막 유세 중 발언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천지일보=이솜 기자] 필리핀 대통령 선거가 9일(현지시간) 시작됐다.

이날 대통령과 부통령 외에도 상원의원 13명, 하원의원 300명 등 지방 정부 공직자 1만 8천명도 선출된다.

이번 대선에서 승리할 가능성이 점쳐지는 후보는 전 독재자의 아들인 페르디난드 마르코스(64) 전 상원의원이다.

필리핀에서 1965년부터 20년간 집권한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전 대통령은 자신의 반대파 수천명을 체포하고 고문·살해하면서 악명을 떨치다가 대중의 반란에 하와이로 망명을 간 후 사망했다.

마르코스 가문은 1990년대 망명에서 돌아와 막대한 재산과 광범위한 인맥으로 필리핀 정계에서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봉봉’으로 불리는 마르코스 후보는 올해 모든 여론조사에서 1위를 차지하며 최대 경쟁자인 레니 로브레도(57) 부통령을 30%포인트 이상 앞서왔다. 여기에 두테르테 대통령의 딸 사라(43) 다바오 시장이 마르코스 후보와 러닝 메이트를 이루며 두테르테 대통령의 지지율도 흡수하게 됐다.

마르코스 후보는 1986년 이후 태어난 젊은층에 인기를 얻고 있으며 SNS를 적극 활용해 선거유세를 벌였다. 그는 아버지가 계엄령 하에서 벌인 행동에 대해 반대자들에 의해 유포된 거짓말이라고 일축했다.

논쟁을 피하고 낙관주의와 단결의 메시지에 대한 캠페인을 벌여온 마르코스 후보는 로드리고 두테르테 현 대통령의 정책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필리핀 부통령이자 야당 지도자인 레니 로브레도 부통령이 7일(현지시간) 필리핀 마카티시에서 열린 마지막 유세 집회 중 꽃다발을 들고 관중을 보고 있다.
필리핀 부통령이자 야당 지도자인 레니 로브레도 부통령이 7일(현지시간) 필리핀 마카티시에서 열린 마지막 유세 집회 중 꽃다발을 들고 관중을 보고 있다.

전직 인권변호사이자 확고한 자유주의자인 로브레도 부통령은 교육과 복지를 개선하고 빈곤 퇴치와 시장 경쟁을 개선하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작가이자 정치분석가인 리처드 헤이다리언은 필리핀 데일리 인콰이어러에 논평을 통해 마르코스 후보가 승리하면 권력을 확고히 하기 위해 헌법을 정비할 가능성이 높고, 로브레도 부통령이 승리하면 마르코스의 패권을 막는 데 심혈을 기울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는 “실수하지 말라”며 “이것은 현대 필리핀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선거”라고 평가했다.

투표는 이날 오전 6시부터 오후 7시까지며, 몇 시간 후 대략적인 결과가 나올 예정이나 지난 2016년 선거처럼 당선인이 확정될 때까지 며칠이 걸릴 수 있다.

이번 선거의 유권자는 6700만명으로 약 80% 정도의 높은 투표율이 나올 것으로 예상되며 특히 젊은층이 적극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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