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위사 극락전(국보 제13호)의 벽화 백의관음도(보물 제1314호).

넘실대는 파도 위 연(蓮)잎 타고

[천지일보=김지현 기자] 전남 강진군 성전면 월하리 1174에 위치한 무위사 극락전(無爲寺 極樂殿)에 ‘백의관음도(白衣觀音圖)’가 있다. 이는 극락보전 후불벽화인 아미타후불벽화(보물 제1313호)의 뒷면 그림이다.

이 관음보살은 원형의 두광(頭光)과 신광(身光)을 지고 넘실대는 파도 위에 떠가는 듯 연잎을 타고 서 있다. 이는 흰 옷자락을 휘날리며 오른쪽으로 몸을 약간 돌린 채 두 손을 앞에 모아 서로 교차했다. 오른손으로는 버들가지를, 왼손으로는 정병(淨甁)을 살짝 들고 있다.

조선 성종 7년(1476) 경 조성된 것으로 추정되는 이 그림은 앞면의 아미타후불벽화와 더불어 고려식 조선 초기 불화연구에 중요한 자료다.

흩날리는 옷자락의 모습은 주위의 화면 전체에 표현된 파도의 곡선과 더불어 강한 율동감과 생동감을 표출하고 있다. 관음이 내려다보고 있는 인물은 수월관음도에 등장하는 선재동자로 알려져있다.

이는 일반적인 동자의 모습이 아닌 승복을 입은 노비구(老比丘)의 모습으로 보인다. 무릎을 꿇고 합장을 한 자세와 표정은 관음을 예배하며 구원을 바라는 염원이 매우 절실하고 사실적으로 묘사돼 있다.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비구 어깨 위에 머리를 뒤로 돌려 관음보살을 쳐다보고 있는 새 한마리가 앉아 있는 것인데, 백의관음보살에 비해 비교적 섬세하게 표현돼 있다. 이 백의관음보살의 앞쪽 위에는 먹으로 5언율시가 쓰여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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