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설관리 잘 하라는 경고 차원에서 전화했다' 진술

(거제=연합뉴스) 경남 거제경찰서는 부산과 거제를 잇는 거가대로의 침매터널에 폭탄이 설치됐다는 허위 전화를 한 혐의(협박ㆍ업무방해)로 거제시 장목면에 사는 황모(68)씨를 붙잡아 조사하고 있다고 29일 밝혔다.

황씨는 지난 22일 오후 거제시 고현동 중앙빌딩 앞 공중전화에서 거가대로 민간사업자인 GK해상도로㈜ 사무실에 "오늘 오전 10시쯤 거가대교 침매터널을 폭파하기 위해 북한 공작원 4명이 내려와 터널 양쪽에 폭발물을 설치했다"는 전화를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공작원들은 2명씩 터널 양쪽을 담당하고, 근처 모텔에 투숙하고 있다"고 말한 뒤 곧바로 전화를 끊었다.

황씨는 경찰에서 "내 고향을 지나는 거가대로에 자부심이 많았는데 시설 관리가 잘 안 되는 것 같아 관리주체에 일침을 가하기 위해 그런 전화를 걸었다"고 진술했다.

황씨의 허위신고 때문에 경찰이 특공대와 형사기동대 등을 현장에 급파해 기무사와 국정원 등 정보기관 관계자, 군 폭발물 전담반과 함께 거가대교 주변을 샅샅이 수색하는 등 한바탕 소동이 벌어졌다.

거제경찰서 김대규 수사과장은 "신고 접수 이후 엄청난 인원과 장비가 동원돼 진위 확인과 소재 파악에 매달렸다"며 "국가 중요시설에 대한 위협에 대해서는 반드시 검거해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황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다.

거가대로는 부산 강서구 가덕도와 경남 거제시 장목면을 잇는 길이 8.2km의 왕복 4차로 도로이며 가덕도~대죽도 3.7㎞ 구간에는 최대 수심이 48m인 바다밑에 해저터널(침매터널)이 설치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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