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2일 테드 강연을 하고 있는 빌 게이츠. (출처: 테드 유튜브 캡처)
지난 22일 테드 강연을 하고 있는 빌 게이츠. (출처: 테드 유튜브 캡처)

[천지일보=이솜 기자] 코로나19 사태 발생 전부터 전염병 대유행(팬데믹)을 경고해 온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인 빌 게이츠가 다음 팬데믹은 더욱 전염성이 강하고 치명적일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놨다.

26일(현지시간) 영국 더타임스에 따르면 게이츠는 다음달 출간하는 신간 ‘다음 팬데믹을 어떻게 막을까(How to prevent next pandemic)’에서 이같이 전망하며 ‘글로벌 팬데믹 예방 팀’을 만들어 다음 유행을 예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게이츠는 지난 22일에도 테드(TED) 컨퍼런스에 출현해 이에 대해 설명하기도 했다. 그는 6세기 로마 최초의 소방관들이 사용했던 양동이의 복제품을 가지고 나와 로마인들이 최초의 소방대를 조직했을 때와 마찬가지로 ‘유행병 예방 부대’를 만들 것을 제안했다.

게이츠의 비전은 전 세계 주요 도시의 대표자들과 함께 영구적인 유행병 감시 조직을 설립해 전염병이 퍼지기 전에 모든 지역으로 낙하산을 타고 내려가 발병을 막는다는 것이다. 제안된 그룹의 이름은 ‘글로벌 전염병 대응 및 동원(Global Epidemic Response and Mobilization)’ 줄여서 GERM이다.

게이츠는 “GERM에는 정규직 직원 약 3천명이 필요할 것 같다”며 “그들은 전염병학, 유전학, 약물 및 백신 개발, 데이터 시스템, 외교, 신속한 대응, 물류, 컴퓨터 모델링 및 통신과 같은 전반을 운영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GERM은 세계적인 신뢰를 줄 수 있는 유일한 단체인 세계보건기구(WHO)가 관리해야 하며 세계 여러 곳에 직원을 두는 등 다양한 인력을 보유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생사 위기를 대처하지 않을 때 GERM은 소방관들이 하는 것처럼 대유행 대비 훈련을 실시하거나 국가들과 협력해 건강 시스템을 강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게이츠는 2015년 테드에서 전 세계가 얼마나 대유행에 준비가 돼 있지 않은지 처음 말한 이후로 대유행 예방에 대해 강조해왔다.

그는 “나는 아직 (대유행에 대한) 준비가 되지 않았고 준비가 필요하다고 말한 많은 사람들 중 한 명이었다”며 “그러나 우리는 (준비를)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사실 그 연설(2015년)은 많은 사람들이 시청했지만 시청자의 90%는 너무 늦게 봤다”고 말했다.

게이츠는 코로나19가 처음 닥쳤을 때 우리는 소방 기구와 소방관을 갖기 전의 로마와 거의 비슷했다며 자신의 재단이 지원하는 루미라DX라는 휴대용 급속 코로나 테스트 장치를 예로 들며 “이제 올바른 투자로 우리는 진단, 치료, 백신 분야에서 완전히 새로운 세대의 도구를 가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GERM의 비용이 연간 10억 달러가 넘는다면서도 연구 및 백신 개발에 대한 투자와 함께 이 팀에 자금을 대는 비용이 미래의 건강 재난에 대비한 보험에 가입하는 것과 비슷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다음 번 유행병을 예방하는 데 드는 비용은 수천만 달러가 될 것이나 우리가 최근 겪은 일들과 비교해 보라”고 강조했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