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 서리 고려백자요지서 고려 초기 왕실 제기 출토돼

[천지일보 용인=류지민 기자] 용인 서리 고려백자요지(사적 329호)에서 고려 초기 왕실 제기가 다수 출토됐다.

용인시는 문화재청과 함께 추진한 ‘용인 서리 고려백자요지 제4차 발굴조사’에서 고려 초기의 백자 생산 관련 시설과 왕실 제기가 확인됐다고 25일 밝혔다.

처인구 이동읍 서리에 있는 용인 서리 고려백자요지는 고려 초기부터 백자를 생산했던 가마터다. 중국의 자기 제작 기술이 우리나라에 들어와 정착한 몇 안 되는 대표적인 가마 중 하나다.

지난해 6월 10일부터 지난 12일까지 진행된 발굴조사에서는 건물지와 통로, 계단, 저장구덩이, 폐기장 등 백자 가마 관련 시설이 확인됐다.

또 왕실에 제기를 공급한 주요 생산지였다는 것을 알 수 있는 각종 제기조각과 기왓조각을 비롯해 고려 초기에 제작된 선해무리굽 백자완(밑바닥 접지면이 둥근 띠 형태로 돼 있는 사발)등이 발굴됐다. 특히 건물지 외곽 구동이 한 곳에서 보와 궤 등 왕실 제기가 20여점 이상 출토됐다.

보는 벼와 조를 담는 네모난 형태의 그릇이며, 궤는 기장을 담는 둥근 형태의 그릇이다. 이 그릇들은 중국 송나라 때 출판된 삼례도와 고려도경 등의 문헌에서 찾아볼 수 있는 왕실 제기로 고려 도자 연구는 물론 왕실의 통치 철학을 알 수 있는 중요한 자료로 평가되고 있다.

용인시 관계자는 “이번 발굴조사가 고려 왕실 제기의 제작과 납품 과정, 용인 서리 유적의 역사적 의미를 높이는 데 중요한 단서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용인 서리 고려백자요지에 대한 종합정비계획의 기초 자료로 활용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