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스노호로드카=AP/뉴시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전투로 동물원도 피해를 보는 가운데 3월30일 키이우 외곽 야스노호로드카에서 자원봉사자들이 동물원의 동물들을 안전한 곳으로 대피시키면서 당나귀의 눈을 가리고 있다. 2022.03.31.
[야스노호로드카=AP/뉴시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전투로 동물원도 피해를 보는 가운데 3월30일 키이우 외곽 야스노호로드카에서 자원봉사자들이 동물원의 동물들을 안전한 곳으로 대피시키면서 당나귀의 눈을 가리고 있다. 2022.03.31.

동물 위해 남은 직원 2명, 총에 맞아 사망한 채 발견
맹수 안락사 위기도…"마지막 한마리까지 구조할 것"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후에도 동물들을 살리기 위해 동물원에 머물던 직원 2명이 결국 사망했다.

20일(현지시간) 미국 피플지 등 외신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제2 도시 북동부 하르키우 소재의 펠드먼 에코파크는 이날 성명을 통해 "동물들을 위해 남아있던 직원 2명이 실종됐다가 결국 총에 맞아 사망한 채 발견됐다"고 밝혔다.

펠드먼 에코파크 측은 "앞서 전쟁이 시작되고도 동물들에게 먹이를 주기 위해 동물원에 머물렀던 직원이 실종됐고, 이에 당국과의 협조하에 수색해왔다"면서 "하지만 결국 이들은 러시아군의 총에 맞아 사망한 채 발견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 직원들은 멋지고 용기 있는 사람들이었다. 이들의 훌륭한 모습을 잊지 않겠다"며 직원들의 가족과 지인들을 향해 애도를 표했다.

앞서 러시아군에 의해 점령됐던 보로댠카의 한 동물 보호소에서 강아지 300마리 이상이 굶어 죽은 채로 발견되는 등,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동물들도 고통받고 있다는 보도가 잇따랐다.

특히 러시아의 폭격으로 펠드먼 에코파크 동물원 울타리가 손상됨에 따라, 일부 맹수들을 안락사해야 할 가능성이 있다고 미국 CBS뉴스 등 외신이 지난 5일 보도한 바 있다.

당시 에코파크 측은 "호랑이, 사자 및 곰과 같은 큰 포식자를 옮기는 것이 '상당히 많은 사람들의 참여'를 요구하는 등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전했다. 이어 다음날 사자, 재규어, 판다 등을 새로운 보금자리로 이동했다는 소식이 전해지기도 했다.

이에 에코파크 측은 이날 직원 2명의 사망 소식과 함께 살아있는 동물에게 임시 보금자리를 찾아주기 위해서 지속해서 노력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동물원 측은 성명을 통해 "오늘 밀수 위기에 처해있던 회색 늑대 세 마리와 화식조 한 마리, 당나귀 다섯 마리를 우크라이나 세관에서 압수했고, 동물원으로 데려왔다"고 했다.

이어 "모든 동물을 대피시키는 과정이 쉽지는 않았지만, 다들 잘 지내고 있다. 마지막 동물 한 마리까지 확실히 구조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우크라이나에서 두번째로 큰 도시인 하르키우는 러시아 국경에서 남쪽으로 약 48㎞가 채 떨어지지 않은 곳에 있으며 러시아군의 심각한 공격을 받고 있다. AP통신 기자들은 이번주 하르키우 주택가가 공격을 받아 최소 4명이 사망하고 3명이 다쳤다고 보도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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