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동참모본부가 북한이 지난 16일 오후 발사체 2발을 발사했다고 17일 밝혔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 관련 없음. (출처: 연합뉴스)
합동참모본부가 북한이 지난 16일 오후 발사체 2발을 발사했다고 17일 밝혔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 관련 없음. (출처: 연합뉴스)

올해 13번째 무력도발… 김정은 참관

“北전략, 유사시 대비 전술핵 보유 쪽으로 옮겨가”

[천지일보=김성완 기자] 북한이 올해 13번째 무력도발로 ‘신형 전술유도무기’ 시험발사를 택했다.

그러면서 ‘전술핵운용 효과성 강화’를 위한 시험발사라며 전술핵 투발 수단임을 더 이상 숨기지 않았다.

역내 사정권인 동북아를 비롯해 특히 대남 전술핵무기 위협을 한층 노골화한 셈인데, 이달 초 북한이 남측에 대한 핵사용 가능성 언급에 이어 차곡차곡 실행에 나서고 있어 대응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北 신형 유도무기 ‘이스칸데르’ 개량형 추정

조선중앙통신은 이틀 전인 17일 “신형 전술유도무기 시험발사가 성공적으로 진행됐다”면서 “장거리포병부대들의 화력 타격력을 비약적으로 향상시키고 전술핵 운용의 효과성 등을 강화하는데 큰 의의를 가진다”고 보도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신형 전술유도무기 시험발사를 참관했다고도 했다.

같은날 합동참모본부도 “우리 군은 어제 오후 6시쯤 북한이 함흥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한 2발의 발사체를 포착했다”면서 “탐지된 발사제원은 고도 약 25㎞, 비행거리는 약 110㎞, 최고속도는 마하 4.0 이하로 한미 정보당국이 정밀 분석 중에 있다”고 밝혔다.

공개된 북한의 미사일 발사 사진에 따르면 미사일은 이동식발사차량(TEL)에 탑재된 발사관에서 발사됐다. ‘북한판 에이태큼스(KN-24)’와 같이 TEL에서 발사된 것은 맞지만, 발사관을 떠난 이 유도무기의 외형은 ‘북한판 이스칸데르(KN-23)’와 유사했다는 게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이에 따라 북한이 발사한 신형 전술유도무기는 KN-23을 축소한 ‘개량형’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이번 유도무기의 비행거리와 고도, 최고속도는 KN-23의 일반적인 제원에 미치지 못했다. 군 당국도 KN-23과 형태가 유사한 ‘축소형’으로 보고 있다. KN-23은 사거리가 400~600㎞ 안팎으로, 단거리 탄도미사일급에 속한다.

반 밴 디펜 전 미 국무부 국제안보비확산 담당 수석부차관보는 미국의소리(VOA) 방송과의 전화통화에서 “북한이 공개한 사진으로 볼 때 북한이 장사정포처럼 전방 지역에 배치할 수 있는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을 시험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외형상으로는 그간 시험한 단거리 탄도미사일보다는 북한판 이스칸데르’ KN-23과 더욱 유사하다”며 “크기는 조금 더 작고 ‘특정 기능’을 갖춘 것으로 보이지만 기술적인 측면에선 북한이 기존에 공개했던 신형 SRBM인 KN-23, KN-24 등과 크게 달라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신형 전술유도무기’ 시험발사를 참관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7일 보도했다.시험발사 무기에 대해선 “당 중앙의 특별한 관심 속에 개발돼 온 이 신형전술유도무기체계는 전선장거리포병부대들의 화력 타격력을 비약적으로 향상시키고,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전술핵 운용의 효과성과 화력임무 다각화를 강화하는 데 커다란 의의를 가진다”고 소개했다. (출처: 연합뉴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신형 전술유도무기’ 시험발사를 참관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7일 보도했다.시험발사 무기에 대해선 “당 중앙의 특별한 관심 속에 개발돼 온 이 신형전술유도무기체계는 전선장거리포병부대들의 화력 타격력을 비약적으로 향상시키고,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전술핵 운용의 효과성과 화력임무 다각화를 강화하는 데 커다란 의의를 가진다”고 소개했다. (출처: 연합뉴스)

◆北, 핵위협 점점 노골화

북한이 단거리‧중장거리 탄도미사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에 핵탄두를 탑재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는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그런데 이번에는 북한이 단거리 탄도미사일에 전술핵폭탄을 탑재해 운용할 것임을 직접적으로 드러낸 것이다.

물론 북한이 주장하는 핵무기 개발 수준을 그대로 다 받아들일 수는 없지만, 관련 무기 개발에 속도를 내며 핵위협을 실질화하고 있다는 점에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실제 합참이 언급했듯 이 유도무기의 비행거리가 110㎞에 달해 최전선 포병 부대가 있는 개성 인근에서 발사하면 충북 이남 지역의 군부대까지 타격권에 들어간다. 

밴 디펜 전 수석부차관보는 “북한 성명에서 새로운 요소는 전술핵에 대한 부분으로 특정 미사일 체계를 전술핵과 연계해 명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는 점”이라면서 “분명히 정치적인 목적이 있어 보인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북한은 일련의 단거리 미사일 체계를 한국, 미국 등에 대한 억지 차원은 물론 ‘전투 임무 역량을 위해 계속 현대화하고 있다’는 메시지와 함께 ‘전술 핵무기 개발을 지속하고 있다’며 위협의 수준을 높이려고 한다”고 분석했다.

다만 “북한이 의미하는 ‘전술 핵무기’가 무엇인지 분명하지 않다”면서 “미국 등 서구에서 흔히 말하는 국지전에서 주로 사용하는 저위력 소형 핵무기 역량을 북한이 보유했는지는 알 수 없다”고 덧붙였다.

미 미들베리 국제학연구소 제임스 마틴 비확산센터의 제프리 루이스 동아시아 국장은 “북한이 핵무기 운반이 가능한 신형 근거리 탄도미사일을 시험했다”며 “북한의 전략은 유사시 한국과 일본 주둔 미군에 사용할 수 있는 다수의 전술 핵무기를 보유하는 쪽으로 옮겨가고 있다”고 밝혔다. 또 “북한은 지금 지난해 1월 당 대회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공언한 전술핵 개발과 배치 계획을 이행하고 있는 것”이라고도 했다.

(평양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신형 전술유도무기' 시험발사를 참관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7일 보도했다. 2022.4.17
(평양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신형 전술유도무기' 시험발사를 참관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7일 보도했다. 2022.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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