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우크라이나는 13일(현지시간) 흑해에서 러시아 순양함 모스크바호를 미사일로 격추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지난 7일 촬영한 위성사진으로 크름반도 세바스토폴항에 정박 중인 모스크바호. (사진출처: 막사테크놀로지) 2022.04.14
[서울=뉴시스] 우크라이나는 13일(현지시간) 흑해에서 러시아 순양함 모스크바호를 미사일로 격추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지난 7일 촬영한 위성사진으로 크름반도 세바스토폴항에 정박 중인 모스크바호. (사진출처: 막사테크놀로지) 2022.04.14

러시아 해군 흑해함대 기함 모스크바호의 침몰은 러시아군의 무능을 상징적으로 드러내는 사건이라고 뉴욕타임스(NYT), CNN 등이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우크라이나가 주장하는 미사일 격침이나 러시아군이 발표한 함상 화재 가운데 침몰 원인이 어느 쪽인지와 무관하게 최강 위력을 뽐내던 순양함이 무력하게 침몰한 것은 사실이라는 지적이다.

앞서 우크라이나군은 자국군의 넵튠 지대함 미사일이 흑해에서 작전 중이던 미사일 순양함 모스크바호를 격침했다고 주장했다. 러시아군은 원인을 알 수 없는 화재로 탄약이 폭발해 선체가 크게 파손됐다고 밝혀 격침설을 반박한 상태다.

그러나 모스크바호는 이날 결국 항구 예인 중 악천후와 선체에 입은 손상의 영향으로 흑해에서 침몰했다.

서방 국가들은 우크라이나의 '격침' 주장에 더 힘을 싣는 분위기다.

존 커비 미 국방부 대변인은 양측 주장을 공식 확인할 수 없다면서도 "우크라이나 측이 넵튠 미사일이나 그보다 더한 것으로 모스크바호를 격침했다는 주장이 그럴듯하고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격침이 사실이라면 대함·대공 미사일은 물론 어뢰와 기관총, 최첨단 3중 미사일 방어시스템 등으로 중무장한 순양함이 이제 막 실전 배치된 우크라이나산 미사일에 속수무책으로 당했다는 의미가 된다.

넵튠 미사일은 소련제 KH-35 미사일을 기반으로 우크라이나군이 개발해 작년에야 처음 작전에 투입됐다.

NYT는 격침 주장에 더 신빙성이 실린다며 "러시아군의 무능과 부주의가 그대로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러시아군의 반박대로 '화재'가 사실이어도 문제다.

모스크바호는 막대한 폭발물을 적재한 만큼 화재가 발생했을 때 위험성도 그만큼 큰데도 충분한 대처를 하지 않았다는 의미가 되기 때문이다.

NYT는 "화재가 탄약으로 옮겨붙는 것은 승조원 관리가 엄청나게 부실하지 않고서는 불가능하다"는 서방 국가 정보당국의 고위 당국자 발언을 전했다.

모스크바호의 침몰은 러시아군의 해군력이나 국가적 자존심에 모두 큰 타격이 될 전망이다.

미 국방부는 모스크바함 침몰에 대해 "러시아 해군력에 큰 타격"이라며 "(모스크바호는) 흑해에서 주도권을 행사하려는 러시아 전력의 핵심이었다"고 평가했다.

텔레그래프는 모스크바호가 'S-300F 대공방어 시스템'으로 흑해 인근 지역 러시아군의 대공 방어를 책임져왔다며, 모스크바호 침몰 후 미사일·드론 공격에 더 취약해질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모스크바호와 동일한 '슬라바급' 순양함이 지중해에 있지만 터키 정부의 조치로 흑해 진입이 차단당한 상태라고 신문은 전했다.

알레시오 파탈라노 킹스칼리지런던대 교수는 CNN에 "미 해군이 항공모함을 잃은 것과 비견될 정도"라며 "군함은 떠다니는 국가 영토다. 군함을 잃는 것은 군사력 손실뿐 아니라 정치적·상징적 메시지가 크다. 기함을 잃는 것은 더 말할 것도 없다"고 말했다. 기함은 함대의 군함 가운데 지휘관이 타고 있는 배를 일컫는다.

올렉시이 다닐로프 우크라이나 국가안보보좌관은 모스크바호 침몰과 관련해 CNN에 "매우 중요한 임무다. 이제 시작일 뿐이다. 모스크바 한 척으로 끝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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