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 충북=홍나리 기자] 청남대 대한민국 임시정부 기념관 앞 백범 김구 동상
[천지일보 충북=홍나리 기자] 청남대 대한민국 임시정부 기념관 앞 백범 김구 동상. ⓒ천지일보 2022.4.13

임시정부 103주년 맞아 개관

각종 역사 기념화·자료 전시

충북 출신 요인 활동 자료도

“나라 사랑 국민교육의 장”

“즐길 거리 더 필요해 보여”

[천지일보 충북=홍나리 기자] “자유 민주주의가 곧 대한민국입니다. 오늘 개관한 대한민국 임시정부 기념관이 역사와 진솔함을 이어주는 교두보가 될 것이라는 믿음을 담아 축하드립니다.”

임시정부의 찬란한 얼과 정신을 되새기는 ‘대한민국 임시정부 기념관’이 임시정부 수립 103주년을 맞이한 11일 청남대 임시정부 광장에서 문을 열었다.

대한민국 임시정부 기념관에서 대통령 이승만부터 주석 김구까지 임시정부 행정수반을 한 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국내 유일의 역사 문화의 장이다.

임시정부는 국호를 ‘대한민국’으로 한 우리나라 최초의 민주공화제 정부였다. 즉 임시정부의 지도자는 오늘날의 대통령이다. 일제강점기에 이어 광복 이후 격동기 속에서 나라를 이끌어간 지도자들의 발자취를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천지일보 충북=홍나리 기자] 충북도와 청주시 등 관계자들이 11일 충남대 임시정부 기념관 개관을 축하하고 있다.
[천지일보 충북=홍나리 기자] 충북도와 청주시 등 관계자들이 11일 충남대 임시정부 기념관 개관을 축하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2.4.13

개관식에는 이시종 충북도지사를 비롯해 박문희 충북도의회 의장, 김병우 충북교육감, 한범덕 청주시장, 최충진 청주시의회 의장 등이 자리를 함께했다. 아울러 광복회와 보훈지청 관계자들, 그리고 개관식의 주인공인 행정수반 후손 등 80여명이 참석해 의미를 더했다.

지도자 8인 활동을 한눈에

기념관은 연면적 2393㎡ 지하 1층에서 지상 2층 규모로 호수를 낀 잔디 광장에 둥지를 틀었다. 드넓은 호수 산책길을 들어서면 임시정부 행정수반 8인의 동상이 방문객을 반긴다.

기념관 1층 제1전시실 입구에는 임시정부에 대한 간략한 소개가 타이포그래픽으로 새겨져 있다.

‘1919년 4월 11일 중국 상하이에서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수립됐다. 대한민국 임시정부는 우리나라 민주주의의 발전과 대한민국의 정신적·사상적 기반이 됐다.’

이곳에서 임시정부의 변천과 지도자 8인의 생애를 담아낸 역사기록화 8점을 감상할 수 있다.

[천지일보 충북=홍나리 기자] 기념관 1층 전시실 백범 김구 역사기록화
[천지일보 충북=홍나리 기자] 기념관 1층 전시실 백범 김구 역사기록화. ⓒ천지일보 2022.4.13

입구 전경에 백범 김구의 활약상을 담아낸 그림이 눈에 띈다. 대한민국 ‘문지기’를 자처한 백범 김구는 한인애국단을 꾸려 한국 독립운동계를 이끈 인물이다. 한국광복군 창설을 주도하는 등 임시정부의 산증인이자 영원한 주석으로 기억되고 있다. 기록화는 ‘백범일지’ 속 김구의 모습을 그려내는 동시에 치열한 항일투쟁 모습을 함께 담아 생생한 현장감을 자아낸다.

이외에도 당시 행정수반의 소식이 보도된 신문, 한국광복군 대원증 등 세월의 흔적이 엿보이는 역사자료들을 함께 살펴볼 수 있다.

“임시정부 더 많이 알려져야”

이날 전시를 살펴본 이동녕 의장 후손 이종억씨는 “임시정부의 참 주인 이동녕 의장님이 여기 이렇게 소개돼있다. 백범 김구 선생도 저서에서 ‘존경하는 분’이라고까지 이동녕 의장을 칭했을 만큼 독립운동계의 정신적 지주지만 지금까진 잘 알려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개관을 축하하기 위해 서울에서 왔다는 그는 “이번 개관을 통해 지도자들에 대해 더 많이 알려졌으면 좋겠다”며 소감을 전했다. 이동녕은 임시의정원 초대 의장으로 1919년 4월 11일 역사상 최초의 민주공화제 정부인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을 선포한 인물이다.

[천지일보 충북=홍나리 기자] 이동녕 초대의장의 후손들이 1층 전시관 임시정부 연도표를 살펴보고 있다.
[천지일보 충북=홍나리 기자] 이동녕 초대의장의 후손들이 1층 전시관 임시정부 연도표를 살펴보고 있다. ⓒ천지일보 2022.4.13

제2전시실에는 상하이부터 충칭까지 4000㎞에 이르는 임시정부의 험난한 발자취를 담았다. 아울러 대한민국임시헌장과 같은 활동 자료와 한국광복군 서명문 태극기 등 독립운동 물품이 전시돼 있다.

아울러 기획전시실에서는 ‘충북인, 대한민국 임시정부를 주도하다’라는 주제로 신채호·신규식 등 임시정부에서 활동했던 17명의 충북 출신 요인(要人)들의 활동사진 등을 만나볼 수 있다.

역사 교육 다양한 ‘콘텐츠’도 필요

이시종 충북지사는 이날 “대한민국 103년 역사를 이끌어 오셨던 임시정부 행정수반 여덟 분과 광복 후 역대 대통령 열 분도 청남대에서 만날 수 있다”며 “청남대를 대한민국 근현대사의 성지로, 국민교육의 전당으로 확실하게 만들어가겠다”고 약속했다.

이시종 지사의 바람처럼 기념관이 역사와 교육의 교두보 역할을 해내기 위해서는 더욱 다양한 교육 콘텐츠도 필요해 보였다.

이날 자리를 함께한 단체 관계자는 “앞으로 관건은 아이들이 얼마나 체험학습을 하러 오느냐일 것 같다”며 “학생들이 많이 방문해서 역사 인식에 도움을 받았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학생층을 겨냥한 공간은 각종 체험시설과 포토존이 있는 기념관 지하다. LED 게임 ‘독립운동가 구하기’ 코너에서 방문객들은 화면 속에 공을 던져 물방울 속에 갇힌 독립운동가를 구할 수 있다. 지도자들의 얼이 담긴 어록을 익힐 수 있는 ‘키워드 터치월’ 등 디지털 기술을 구현한 콘텐츠들이 눈길을 끌었다. 다만 미취학 아동들부터 고등학생 청소년들까지 아우르기에는 다소 가짓수 등에 부족함이 있었다.

청주시에 거주 중인 한 학부모는 이날 기념관 개관 소식을 듣고 “따분할 수 있는 근현대사를 생생하게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된 건 참 기쁘다”며 반색했지만 “그런데 주변 편의시설이 없기도 하고 전시관 구성 자체가 ‘알차다’는 느낌까지는 못 받았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그러면서 “근현대사 역사를 담은 영화·애니메이션 상영회나 야외 음악회처럼 경직되지 않고 유연하게 즐길 수 있는 ‘재밋거리’들이 있으면 너나 할 것 없이 가게 될 것”이라고 의견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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