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박준성 기자] 제20대 대통령선거일인 9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더불어민주당 개표상황실에서 송영길 상임선대위원장 등이 출구조사를 지켜보고 있다. ⓒ천지일보 2022.3.9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제20대 대통령선거일인 9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더불어민주당 개표상황실에서 송영길 상임선대위원장 등이 출구조사를 지켜보고 있다. ⓒ천지일보 2022.3.9

송영길 출마, 최재성 은퇴

崔 “용퇴론, 원래 宋이 주장”

[천지일보=원민음 기자]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의 6.1 지방선거 서울시장 출사표가 ‘86용퇴론’까지 영향을 뻗친 모양새다.

부산시장 설욕전이 예상되던 김영춘 전 해양수산부 장관에 이어 경기지사 후보군이던 최재성 전 청와대 수석도 정계 은퇴를 선언한 가운데 송 전 대표의 비교되는 행보를 두고 민주당 내에선 엇갈리는 시선을 보내고 있다.

최 전 수석은 7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사실 86용퇴론이라는 것도 당사자인 송 전 대표에 의해서 대선 때 좀 점화된 측면들이 있지 않느냐”며 “그게 어떻게 보면 화살이 돼 돌아온 격”이라고 말했다.

그는 송 전 대표를 향해 “대선 중에 차기 총선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했는데 그것이 총선만 출마하지 않겠다고 해석되진 않는다”며 “서울시민께서 불과 대선 때 안 나오겠다고 해놓고 얼마 지나지 않아 또 나오는 분에게 표를 주겠느냐”고 말했다.

이어 “여론조사 수치가 조금 더 나올 수 있다는 거로 명분과 정치적 신뢰 같은 것을 다 밟고 그렇게 나가는 것은 아마 이게 송 전 대표 개인의 문제가 아닐까 결국은 대선에서 패배한 민주당의 태도와 자세, 신뢰 문제까지도 연결이 되기 때문에 오히려 타격이 더 클 수밖에 없는 것”이라며 “그래서 이건 ‘송탐대실’”이라고 덧붙였다. 작은 이익을 탐하다 큰 것을 잃는다는 사자성어 ‘소탐대실(小貪大失)’을 인용해 송 전 대표의 출마를 비판한 셈이다.

이에 대해 민주당 내에서도 의견이 나뉘고 있다. 민주당 박주민 의원은 YTN 라디오 ‘뉴시킹 박지훈입니다’에 출연해 “당 내부에서 86용퇴론이라 불리는 세대교체 이야기가 계속 있었는데 힘은 크게 못 받았다”며 “그런데도 몇몇 분들이 맞다고 판단해서 그렇게 하고 계신데 쭉 이어지거나 강화되거나 하지는 않을 거 같다. 집단적으로 뭔가 이야기를 한 건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반면 조응천 의원은 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벌써 김영춘, 또 우상호 의원도 불출마 얘기하셨다. 최 전 수석 등 주요 인물들을 통해 산발적이긴 하지만 (86용퇴론이) 퍼져나가고 있다”며 “이게 그냥 연못에 돌 하나 던지는 것 정도는 아닐 거라고 생각한다. (파장이) 커질 수 있다고 본다”고 예상했다. 진행자의 ‘86정치에 대한 전면적 평가가 언젠가 시작될 거라 보느냐’는 질문에 조 의원은 “이미 시작되지 않았나 싶은 생각도 든다”고 답했다.

한편 86용퇴론은 서울시장 출마를 준비하는 송 전 대표로선 부담이 되는 행보다. 특히 대선을 앞두고 송 전 대표는 ‘총선 불출마’를 외치며 기득권을 내려놓고 개혁과 혁신을 하자고 주장했는데, 서울시장 출사표로 비판을 피하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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