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직동 주택. (제공: 서울시) ⓒ천지일보 2022.4.6
사직동 주택. (제공: 서울시) ⓒ천지일보 2022.4.6

김중업 “집이란 아름다워야 하고… 공간의 짜임새가 사람의 혼과 공감 일으켜”

[천지일보=양효선 기자] 서울시는 대한민국 현대건축의 거목인 김중업(1922~1988)이 설계한 ‘사직동 주택’이 서울시 우수건축자산 제12호로 등록됐다고 6일 밝혔다. 

공가로 방치됐던 '사직동 주택'이 철거될 위기에 직면했지만 지난해 서울도시주택공사(SH공사)에서 빈집사업의 일환으로 매입해 주택의 가치가 재조명되면서 건축자산으로 보존됐다. 

사직동 주택은 치과의사 박시우씨를 위해 1983년에 지은 집이다. 대지면적 838.3㎡, 건축연면적 292.5㎡ 규모로 지어졌다. 

전문가들은 사직동 주택이 다각형을 활용한 평면, 원형 창과 아치의 활용, 나선형 계단 및 온실의 배치 등 주택에 자연을 끌어들이는 점 등 김중업의 1980년대 고급주택의 외관과 설계 특성이 고스란히 드러나며 주택마감 재료의 디테일과 조경도 우수하다고 평가했다.

ⓒ천지일보 2022.4.6
사직동 주택 내부. (제공: 서울시) ⓒ천지일보 2022.4.6
사직동 주택 단면도. (제공: 서울시) ⓒ천지일보 2022.4.6
사직동 주택 단면도. (제공: 서울시) ⓒ천지일보 2022.4.6

사직동 주택은 지난해 3월 빈집사업으로 매입할 당시 1년 이상 비어있었다.

지난해 SH공사는 빈집사업의 일환으로 매입해 철거 후 신축계획이었으나 주택의 가치가 재조명되면서 허물지 않고 건축물의 가치를 살린 활용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서울시에 우수건축자산으로 등록을 요청했다.

이에 서울시는 지난달 30일 제4차 건축자산전문위원회를 열어 우수건축자산 12호로 등록 결정했다. 또 이 주택의 역사적 가치를 기록화하는 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김중업은 “집이란 아름다워야 하고 내 집이라는 뜨거운 애착이 솟아오른 개성있는 조형이어야 한다. 공간의 짜임새가 사는 사람의 혼과 공감을 일으켜야 한다”는 주택 설계 철학을 지녔다고 시는 설명했다.

사직동 주택 위치 및 배치도. (제공: 서울시) ⓒ천지일보 2022.4.6
사직동 주택 위치 및 배치도. (제공: 서울시) ⓒ천지일보 2022.4.6

우수건축자산이란 문화재는 아니지만 역사‧예술‧경관‧사회문화적 가치를 지닌 건축물, 공간 환경 등을 말한다. 소유주가 신청을 하면 건축위원회 심의를 거쳐 등록한다.

우수건축자산으로 등록되면 수리 시 비용을 지원받을 수 있고 건축법 등 일부 규정을 완화 적용받을 수 있으며 관련 법령 완화는 건축허가 허가권자인 자치구 건축위원회 심의를 거치면 된다.

서울시 우수건축자산으로 등록된 건축물에는 체부동 성결교회(1호), 대선제분 영등포 공장(2호), 캠벨 선교사 주택(3호), 북촌 한목청(4호) 등이 있다.

여장권 서울시 균형발전본부장은 “집에 대한 건축가의 철학과 집주인의 생각이 담긴 40년 된 주택의 가치가 재조명돼 소유자에 의해 건축자산으로 신청‧등록된 점은 의미가 크다”며 “사직동 주택의 가치를 널리 알리는 한편 시민을 위한 공간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지원해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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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우수건축자산 등록현황. (제공: 서울시) ⓒ천지일보 202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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