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흥사 괘불탱 (출처: 문화재청)
운흥사 괘불탱 (출처: 문화재청 홈페이지)

경남 고성 보물 ‘대형 불화’서

고대 인도 문자 150여자 발견

일본 불교 조각 국내 찾아와

[천지일보=김민희 기자] 내달 8일 불교계의 가장 큰 행사 중 하나인 부처님오신날(음력 4월 8일)을 앞두고 불교 문화재 관련한 소식들이 들려오고 있다. 10m가 넘는 압도적 크기와 화려한 색채로 불교 문화재의 ‘백미’로 평가받는 대형 불화(괘불) 7점에 대한 조사 성과. 그리고 바다 건너 찾아온 일본 불교 조각품 5점이 있다.

◆경남 고성 ‘대형 불화’서 고대 인도 문자 발견

대형 불화는 야외에서 거행되는 영산재, 수륙재 등 대규모 불교의식에 사용하기 위해 제작된 불화다. 국가지정문화재 보물 중 하나인 경남 고성의 대형 불화 ‘운흥사 괘불탱’에서 고대 인도문자인 범자 150여자가 발견돼 눈길을 끈다.

문화재청은 이 같은 내용이 담긴 ‘대형 불화 정밀조사’ 보고서를 4일 발표했다. 문화재청은 대형 불화의 과학적인 조사와 불의의 사고에 대비한 복원자료 확보를 위해 ㈔성보문화재연구원, 국립문화재연구원, 대한불교조계종(조계종, 총무원장 원행스님)과 함께 2015년부터 대형불화 정밀조사 사업을 해오고 있다.

운흥사 괘불탱 각 존상의 신체에 점안(불교에서 불상과 불화 등 신앙의 대상에 부처의 영험과 생명력을 불어넣는 의식)의 의미로 정상부터 발끝까지 모두 16곳에 범자가 기록된 것이 발견됐다. 화면 뒷면에도 진언으로 기록한 범자나 다라니판본을 붙여놓은 것이 확인됐다. 또 괘불도를 감싸놓은 직물(삼베)이 원래는 탁의로 제작됐음도 추정해볼 수 있다.

‘용흥사 삼불회 괘불탱’은 보수되지 않은 원형의 괘불도로 화면 뒷면 배접지에 삼줄기 보강재가 남아있음이 확인됐으며, 조성 당시 장황 기법도 파악할 수 있다.

‘안국사 영산회 괘불탱’의 경우 바탕재인 삼베를 세로로 길게 이어 화면을 구성했지만, 크게 세 부분으로 나누어 그린 다음 합쳐서 배접한 것을 확인했다. 연결한 부분에서 상하부의 필선과 문양이 어긋나 있으며, 채색의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보아 대형의 불화 제작에 있어 분업화의 한 흔적이라고 짐작된다.

문화재청은 이외에도 ▲갑사 삼신불 괘불탱 ▲율곡사 괘불탱 ▲금당사 괘불탱 ▲서울 흥천사 비로자나불 삼신괘불도 등을 정밀 조사했다.

◆일본서 바다 건너온 불교 조각품 5점 특별 공개

서울에서는 일본 불교 세계를 접할 수 있는 전시가 열린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오는 5일부터 일본 도쿄국립박물관 소장 불교 조각품 5점을 특별 공개한다. 일본 불교의 특징을 잘 보여주는 밀교·정토교·신불습합의 불교 조각품으로 구성했다.

일본의 불교미술은 초기에는 한국과 중국의 영향을 받았으나 9세기부터는 독자적인 양상을 나타낸다. 이 무렵부터 주문과 의식으로 깨달음을 얻고자 하는 밀교(密敎)와 서쪽의 극락정토(極樂淨土)에서 다시 태어나게 해달라고 비는 정토교(淨土敎) 신앙이 성행했다. 일본 고유의 신앙과 불교가 합해진 신불습합(神佛習合) 또한 한국과 중국에서는 없는 일본의 독특한 불교 문화다.

이번에 소개하는 조각품들은 이러한 사상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불상이다.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먼바다 건너 찾아온 부처와 만나, 그 염원의 의미와 가치를 되새겨 보는 시간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도쿄국립박물관 소장 일본 불교 조각품 특별 공개는 내년 10월 9일까지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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