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이대경 기자]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약속한 5월 10일 청와대 완전 개방이 청와대의 제동으로 사실상 불가능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런 상황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청와대를 떠나는 시점에도 관심이 쏠린다.
통상적으로 역대 대통령과 당선인은 퇴임일과 취임일을 사이에 두고 양해를 구하며 서로를 배려하는 모습을 보여왔다. 그러나 정권교체 40여일을 앞둔 지금까지도 집무실 이전은 물론 인사권 문제 등으로 신구 권력 갈등 양상을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26일 청와대에 따르면 문 대통령이 퇴임하고 청와대를 나가는 시점에 대해서는 아직 계획이 정해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윤 당선인 측과 퇴임 전까지 논의해 나갈 문제라는 게 청와대 측의 인식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 역시 지난 21일 “임기가 끝나는 마지막 날 밤 12시까지 국가 안보와 군 통수는 현 정부와 현 대통령의 내려놓을 수 없는 책무”라고 밝힌 바 있었다.
청와대는 문 대통령의 퇴임과 관련해 역대 대통령의 전례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은 퇴임 후 지낼 사저를 경남 양산 하북면 평산마을에 마련해 놓은 상태인 만큼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이 가장 가까운 참고사례가 될 전망이다.
노 전 대통령은 2008월 2월 25일 오전 10시 30분 청와대를 나온 뒤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이명박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했다. 임기는 전날 자정을 기해 끝났지만 이명박 당시 당선인 측의 배려로 대통령이 아닌 신분으로 몇 시간 더 청와대에 머문 셈이다. 이후 노 전 대통령은 취임식에 참석한 뒤 서울역에서 KTX를 타고 봉하마을로 향했다.
노 전 대통령의 예를 보면 문 대통령도 5월 10일 취임식 직후 KTX를 타고 사저가 있는 경남 양산으로 향할 것으로 예상된다.
강 대 강 대치를 이어가고 있지만, 윤 당선인 측도 미묘한 기류 변화를 보이고 있다. 김은혜 당선인 대변인은 지난 21일 청와대가 집무실 이전에 강하게 우려를 표하자 입장문을 통해 윤 당선인이 통의동 집무실에서 임기를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김 대변인은 22일 브리핑에서 “5월 10일 0시부로 윤 당선인이 국군통수권자, 행정 각부 통할의 장으로서 공식업무를 시작하는 날이기 때문에 그런 상징성을 갖고 책임감 있게 국민과의 약속을 지키겠다고 말씀드린 것”이라며 “주무시는 분을 저희가 어떻게 나가라고 하나”라고 한 발 물러선 모습을 보였다.
취임일 청와대 전면 개방은 힘들어졌지만 현재 윤 당선인 측은 이를 위한 준비에 한창이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청와대 이전 TF(태스크포스)는 취임 당일 녹지원 등 외부 공간부터 순차적으로 개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용현 TF 부팀장도 최근 한 라디오 방송에서 “아마 5월 10일 새벽 5시부터 청와대를 완전히 개방해서 국민들께서 청와대를 통과해서 북악산 등산도 하시고 청와대에 어떤 아름다운 전경도 감상하실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한편 역대 대통령들은 전임자가 임기 마지막 밤을 관저에서 보낸 뒤 취임식 당일에 청와대를 떠나는 것을 양해해 줬다. 전두환 전 대통령과 노태우 전 대통령도 임기 마지막날 밤을 청와대에서 보낸 뒤 다음 날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하고 각자 사저로 돌아갔다.
반면 전임자의 배려 차원에서 퇴임일이 끝나기 전 청와대를 나온 사례도 있다. 이 전 대통령은 박근혜 전 대통령이 이삿짐을 들여놓을 수 있도록 2013년 2월 24일 오후 4시 청와대를 떠나 서울 강남구 논현동 사저로 돌아갔다.
김대중 전 대통령과 김영삼 전 대통령 경우도 임기 마지막 날 자정이 되기 전 저녁 사저로 돌아갔다가 다음달 신임 대통령 취임식에 각각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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