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명승일 기자]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여야 의원들이 20일 문화재청 감사에서 우리 문화재에 대한 부실 관리를 문제 삼았다.

한나라당 이철우 의원은 “서울 창덕궁에 154개의 경비 시스템이 있는데, 지난 18일에 21개가 고장이 났었다. 하루에 보통 20~30개가 고장이 난다”며 “이러한 현장을 문화재청장이 직접 가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창조한국당 이용경 의원은 숭례문 방화사건을 예로 들며 “문화재에 불이 났을 경우 피해를 최소화하고 복원 가능한 형태로 할 수 있는지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의원은 이어 “화재에 대처하는 매뉴얼이 있어야 한다. 기존 매뉴얼은 지극히 상식적이고 오류가 많다”고 밝혔다.

민주당 전병헌 의원은 공주 송산리 고분군과 부여 능산리 동하총의 사신도 벽화가 윤곽조차 파악하기 어려울 정도로 심각하게 훼손됐다고 지적했다. 전 의원은 또 “목조문화재와 관련해 금연 지역으로 선포하거나 일정한 곳만 흡연 지역으로 허용하는 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같은 당 전혜숙 의원은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양동마을이 취소될 수 있다는 제보가 들어왔다”고 설명했다.

전 의원은 현장 사진을 제시한 후 “흉물스런 교각이 양동마을을 가로지르고 있는데, 세계문화유산으로 유지할 수 있겠는가”라고 반문하며 “지난 2006년도에 문제가 제기됐었다. 교각을 이렇게 만드는 게 상식적으로 있을 수 있는 일이냐”고 문화재청을 비판했다.

한편 중국의 동북공정에 대해 문화재청이 신속하게 대응하지 못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민주당 장병완 의원은 “중국 문화유산 가운데 조선족 관련 문화유산이 13건 등재돼 있다”며 “외국에서는 아리랑, 농악, 판소리를 중국 유산으로 알고 있다”고 안이한 대응을 질타했다.

한나라당 안형환 의원도 “현지 중국 사학자들을 만나면 동북공정이 완성됐다고 하는데, 우리는 아직도 동북공정을 이야기하면서 뒷북치고 있다”고 꼬집었다. 안 의원은 이어 “중국에서는 자료 연구를 끝내고 각종 교과서에 게재했다는데 참으로 안타깝다”며 정부가 선제적 방어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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