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 광주=이미애 기자] 지난 11일  HDC현대산업개발이 시공하는 서구 화정동 현대아이파크 신축현장 붕괴 201동 외벽이 무너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천지일보 2022.1.15
[천지일보 광주=이미애 기자] 지난 11일 HDC현대산업개발이 시공하는 서구 화정동 현대아이파크 신축현장 붕괴 201동 외벽이 무너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천지일보 2022.1.15

건설사고조사위원회 발표

콘크리트 품질관리·감리 소홀 등

전반적 관리 부실도 붕괴에 영향

[천지일보=이우혁 기자] 지난 1월 6명의 생명을 앗아간 HDC현대산업개발 화정아이파크 붕괴사고의 국토부 조사 결과가 발표됐다. 국토부는 시공 방법이 당초 설계와 다르게 임의 변경됐다며 시공 과정을 확인해야 할 감리자의 역할이 부족했다고 설명했다.

국토교통부 현대산업개발 아파트 붕괴사고 건설사고조사위원회(사조위)가 지난 1월 11일 광주 아파트 신축공사 현장에서 발생한 붕괴사고에 대한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해당 사고로 현장에서 PIT층(옥상 아래의 배관 공간) 바닥이 붕괴하면서 39층 하부로 16개층 이상의 외벽이 파손·붕괴해 근로자 6명 사망 1명이 다쳤다.

사조위는 건축구조·건축시공·법률 등 관련 분야별 전문가 12명으로 구성됐으며, 지난 1월 12일부터 약 2개월간 사고원인을 조사했다.

이번 사고원인 조사 활동은 현장조사, 관계자 청문, 문서검토뿐만 아니라 재료강도시험, 붕괴 시뮬레이션 등을 통해 진행됐으며, 매주 정례회의를 개최해 사고원인을 면밀히 분석·검증했다.

사조위는 건축 구조 및 시공 안전성 측면의 사고원인과 관련해 39층 바닥 시공방법 및 지지방식을 당초 설계도서와 다르게 임의 변경됐다고 밝혔다. PIT층에 콘크리트 가벽을 설치함에 따라 PIT층 바닥 슬래브 작용하중이 설계보다 증가했으며 하중도 중앙부로 집중됐다는 것이다.

구조물 붕괴 과정. (제공: 국토교통부)
구조물 붕괴 과정. (제공: 국토교통부)

또 이 과정에서 PIT층 하부 가설지지대(동바리)를 조기 철거해 PIT층 바닥 슬래브가 하중을 단독 지지하도록 만들어 1차 붕괴를 유발했고, 이로 인해 건물 하부방향으로 연속 붕괴가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사조위는 붕괴 건축물에서 채취한 콘크리트 시험체의 강도시험 결과, 대다수 시험체가 설계기준강도의 85% 수준에 미달(17개층 중 15개층)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콘크리트 강도 부족은 철근과 부착 저하를 유발해 붕괴 등에 대한 건축물의 안전성 저하로 이어졌다고 판단했다.

공사관리 측면의 사고원인과 관련해 사조위는 “시공 과정을 확인하고 위의 붕괴위험을 차단해야 할 감리자의 역할이 부족했다”며 “공사감리 시 전문기술자와의 업무협력을 이행하지 않아 구조안전성을 확보하지 못했다”고 판단했다.

이어 “감리자는 발주기관에 제출된 ‘건축분야 공종별 검측업무 기준’과 다르게 작성한 검측 체크리스트를 사용해 사고원인으로 지목된 ‘콘크리트 가벽’에 대한 구조안전성 여부를 확인할 수 없었다”며 사고원인 분석 결과에 따라 ▲제도이행 강화 ▲현감리제도 개선 ▲자재·품질관리 개선 ▲하도급 제도 개선 등의 재발방지방안을 제시했다.

사조위에서 작성한 HDC 아파트 붕괴사고의 최종 보고서는 국토교통부 홈페이지와 국토안전관리원에서 운영하는 건설공사 안전관리 종합정보망을 통해 국민에게 공개할 예정이다.

김영국 국토부 기술안전정책관은 “이번 사고로 고인이 되신 분들께 깊은 애도를 표한다”며 “사조위에서 규명된 원인조사 결과를 토대로 위법사항에 대해서는 관계기관에 엄정한 조치를 요구하고, 재발방지대책도 조속히 마련해 유사한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개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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