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명스님이 성전사 대웅전 앞에서 사마타 수행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한국불교태고종 김천 성전사 주지 정명스님 인터뷰

경영학 박사로서 대기업 간부였던 한 사람이 출가를 했다. 그는 가정도 있었다. 부인이 미워서도, 아이들이 거추장스러워도 아니다. 스님이었던 아버지와 고모의 죽음을 통해 ‘두 분은 어디 계실까? 나는 죽으면 어디로 갈까?’ 이런 의문에 해답을 얻기 위해 스스로 출가를 선택했다.

출가하기 전 그는 불교 공부를 하면서 부처님이 도통한 방법이 ‘간화선’이 아니라 ‘사마타 위파사나’ 관법수행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 이후 ‘사마타 위파사나’ 수행에 대한 깊은 공부를 결심한 그는 미얀마에 있는 ‘파아욱 명상센터’에서 13개월간 수행을 했다.

그는 귀국 후 <구름을 헤치고 나온 달처럼> <업과 윤회의 법칙> <쩨따시카> 등을 저술 및 번역했고 태고종 선원에서 ‘사마타 위파사나’ 수행에 관한 강의를 했다. 지금은 경북 김천 성전사에서 ‘사마타 위파사나’ 수행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그가 바로 성전사 주지 정명스님이다. 정명스님을 만나 ‘사마타 위파사나’ 수행에 관해 들어봤다.

◆‘사마타 위파사나’에 관심 증폭

지금까지 한국불교의 전통수행 방법은 ‘간화선’이 주류였다. 대승불교인 한국불교에서는 소승불교의 수행법인 ‘사마타 위파사나’를 배척하고 낮게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었다.

정명스님은 부처님께서 하신 수행법이 지금 우리가 하고 있는 게 맞는지 점검을 해야 하는 시기에 와 있다고 말한다. 왜냐하면 재가불자들이 스님들이 알고 있는 지식을 인터넷을 통해 빠르게 흡수하고 어떤 게 부처님의 원음인지, 어떤 게 변하지 않는 부처님의 실체인지 질문을 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지금은 타 종교와 불교가 경쟁을 하고 있는 입장이라고 말하는 정명스님은 “현대인들에게 불교가 주는 메시지가 무엇이고 역할은 무엇인지 점검하고 새로운 방향을 정립할 시기가 됐다”면서 “그래서 지난번 간화선의 대표격인 고우스님, 초기불교의 거두인 미얀마 파아옥스님과 만남의 장을 마련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것은 ‘간화선이냐 사마타 위파사나냐, 한국불교냐 초기불교냐, 대승불교냐 상좌부불교냐’라는 관심과 의문을 많은 사람들이 갖기 시작했다는 증거”라는 것이다. 덧붙여 스님은 “가장 불교다운 것, 즉 가장 순수한 불교가 경쟁력이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 성전사 전경. ⓒ천지일보(뉴스천지)

◆마음 집중해 몸‧마음 꿰뚫는 것

‘사마타’는 바르게 마음을 집중하는 명상을 하는 것이고 ‘위파사나’는 개발된 집중력으로 내 몸과 마음의 실체를 꿰뚫어보는 수행을 하는 것이라고 한다.

스님은 “사마타 수행은 집중력을 개발하기 위해 선정(禪定)을 닦지만 부수적으로 마음을 통제하는 방법을 배우고 익힐 수 있다”며 “사마타 수행을 오래한 사람은 마음이 차분하게 가라앉아서 마음의 평온과 평정심을 얻게 된다”고 설명했다. 세상 사람들이 자기의 마음을 다스리지 못해 행복한 삶을 누리지 못하는 것을 생각할 때 사마타 수행법은 현대인들을 스트레스로부터 해방시킬 수 있는 탈출구가 될 것으로 보인다.

마음에 집중력이 커지면 내 몸과 마음을 반조(返照)하는 힘이 생긴다는 스님은 “힘이 생겼다면 지혜가 생긴다는 뜻이다. 내가 평상시 생각했던 나는 이런 사람이었는데 내 몸과 마음을 돌아보니 끊임없이 변화하는데 나는 과거에 사로잡혀서 그 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네, 그러한 통찰적인 지혜가 생긴다”고 말했다. 통찰적인 지혜가 생기면 바로 이 순간 주인공이 돼서 100% 헌신하는 삶을 살 수 있다는 것이다.

위파사나 수행을 하면 생산성이 30% 향상된다는 위파사나 연구기관의 발표가 있었다고 스님은 말했다. 그러나 위파사나 수행은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하는 게 아니라고 강조한다. 현대인들이 자기 마음을 고요하고 평온하게 만들며 번뇌와 스트레스로부터 벗어나는 방법을 배워야 롱런할 수 있으며, 그에 따른 생산성 향상은 수행의 부수적인 결과물이라는 게 스님의 생각이다. 스님은 “최선을 다하지만 집착하지 않는 것이 현대인들에게 주는 메시지”라고 말했다.

◆“불교의 목적은 행복 극대화”

수행을 할 때는 간절한 마음이 있어야 성취가 있다는 스님은 ‘이번 기회를 통해 확실하게 내 마음을 통제하고 집중하는 방법을 배워 내 삶을 윤택하게 하겠다’는 절실한 마음을 갖고 있는 사람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물러서지 않는다고 말했다. 즉 수행에 대한 절박감, 이것이 수행을 성공시키는 요인이 된다는 것이다.

정명스님은 성전사에서 한 달에 한 번 6박 7일간의 일정으로 사마타 수행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벌써 34차례나 실시했다. 이번 8월 수행에는 정원을 초과해서 사찰 뜰에서 텐트를 치고 수행에 참가하는 사람도 있었다. 수행 프로그램의 열기를 짐작해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스님은 “현대인들이 수행을 통해 마음을 통제하고 바르게 마음을 집중하는 방법을 배워 불안감이 해소되고 우울증이 개선되며 스트레스가 감소하는 방법을 배우는 것”이며 “수행을 통해 움켜진 손을 펴는 방법을 배우는 것으로 나머지 인생을 살아가는데 자기를 관리할 수 있는 좋은 도구를 얻고 가는 것”이라면서 종교를 떠나서 삶을 더욱 윤택하고 행복한 길로 인도하는 사마타 수행에 많은 관심과 동참을 당부했다.

불교 지도자라면 수행을 빼놓고 나머지를 생각할 수 없다고 스님은 말한다. 수행을 잘하면 그 사람의 눈과 말과 행동으로 다른 사람을 교화할 수 있는 힘이 생긴다는 게 스님의 생각이다. 따르는 사람들을 부처님의 바른 방향으로 이끌기 위해서는 수행의 힘이 뒷받침되지 않고는 안 된다는 뜻이다.

스님은 “가장 순수하고 불교다운 수행을 한 분들에게는 큰 물방울이 작은 물방울을 흡수하듯 그런 힘이 생겨 사람들을 올바로 이끌 수 있다. 그래서 하나의 조직이 되고 사회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면서 가장 순수한 것이 지도자의 가장 큰 덕목이라고 강조했다.

불교에 입문하려는 사람은 불교에 대해 정확히 알고 접근하는 것이 좋다는 게 스님의 생각이다. “불교란 개인의 행복을 극대화시키는 것이 목적”이라고 말하는 스님은 그 목적을 이루는 방법이 3가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첫 번째는 도덕적인 삶을 살아야 된다. 그런 삶을 살지 않으면 스스로 양심적인 괴로움이 일어나고, 사회규범의 틀 속에 갇히게 된다. 두 번째는 바르게 마음을 집중하고 통제해야 한다. 세 번째는 번뇌를 벗어날 수 있도록 내 마음을 있는 그대로 꿰뚫어 볼 수 있는 통찰적인 지혜를 가져야 한다.”

▲ 정명스님이 사마타 수행 프로그램 참석자들에게 명상 지도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 성전사)

◆“부처님 원음에 관심 가져야”

스님은 재가불자에 대한 당부를 잊지 않았다. 스님은 “불자라면 부처님의 원음에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다. 관심 있는 사람은 이해가 될 것이고 이해하면 실천을 하게 될 것”이라며 부처님의 말씀을 믿고 따르는 신자가 될 것을 당부했다.

최근 미국과 유럽 등지에서 불교의 명상 인구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고 한다. 그 이유에 대해 스님은 “불교 명상이 무엇인가 유익을 주기 때문이다. 특히 오피니언 리더들과 사회 지도층이 불교 명상을 많이 하고 있다”며 “나의 행복을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인가를 가르치는 게 불교”라고 말했다.

기존 한국의 불교를 보고 전체 불교를 평가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스님은 “미국과 유럽에서 명상을 하는 사람이 많다는 것을 생각해 보면 답이 나올 것”이라며 “사회에서 롱런하려면 내 마음을 조절하고 통제하는 방법이 필요한데 불자가 아니더라도 불교 명상을 통해 많은 이익을 거둘 수 있다”고 전했다.

정명스님은 부처님이 도통하신 수행방법인 ‘사마타 위파사나’를 통해 자신은 물론 이 사회 모든 구성원이 행복한 삶을 살아가기를 희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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