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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기구 韓인력 급증

[천지일보=유영선 기자] 우리나라가 오는 17일 남북한 동시에 유엔에 가입한 지 20년을 맞는다.

해방 이후 유엔의 도움으로 연명하고 회원국 가입조차 무려 42년이나 기다려야 했던 변방의 작은 나라가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을 비롯해 국제기구 고위급 인력을 대거 배출하며 글로벌 리더로 급부상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1992년 139명에 불과했던 국제사회 근무인력은 현재 3배로 늘어나 389명이 이르고 있다. 이 가운데 국제기구의 심장부인 유엔 본부에 근무하는 직원은 현재 116명이다. 불과 유엔 가입 이듬해인 1992년만 해도 유엔 본부에 근무하는 한국인 직원이 단 한 명도 없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현시점의 대한민국의 위상은 ‘상전벽해(桑田碧海)’ 만큼 달라졌다.

또 유엔 산하기구인 유네스코와 유엔개발계획(UNDP), 유엔아동기금(UNICEF), 국제원자력기구(IAEA)에도 모두 합쳐서 10명밖에 안 되던 한국인 직원이 63명으로 늘어났다.

이 같은 현상에 대해 세계 10위권으로 부상한 한국의 국력 신장과 맞물려 외국어에 능통하고 국제 감각을 두루 갖춘 젊은 인재들이 국제기구로 눈을 돌리고 있다는 것이 외교가들의 분석이다. 또한 정부도 이런 시대의 흐름에 맞춰 적극적으로 뒷받침해주고 있는 추세다. 특히 반기문 사무총장 공식 취임 이후 한국인들의 국제기구 진출이 눈에 띄게 급증했다.

반 총장 취임 첫 해인 2007년 247명에 그쳤던 국제기구 진출 인력은 2008년 305명, 2009년 326명, 2010년 353명으로 늘어나는 등 올해는 400여 명에 이르고 있다. 한국인의 국제사회 진출은 양적인 것은 물론 유엔 본부와 관련 국제기구에서 중심 역할을 하는 고위직들이 늘어나면서 질적인 차원에서도 성장을 이뤘다는 평가다.

‘세계의 대통령’으로 불리는 반 총장은 지난 2006년 한국인 최초로 유엔 사무총장에 선출된 후 국제사회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으며 연임에 성공했다. 2006년 타계한 고(故) 이종욱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과 김학수 전(前) 유엔 아ㆍ태경제사회위원회(ESCAP) 사무총장도 한국이 배출한 국제기구 수장이다.

이 외에도 국장급 이상의 고위급인력이 20여 명 안팎에 달하고 있는데다 유엔가입 초기 국제기구에 진출한 한국인들이 내부 승진을 거듭하며 고위직 진출이 더욱 가속화되고 있는 추세다.

특히 대학생을 중심으로 한 젊은층도 국제기구 진출에 대한 관심이 상당히 높아지고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 ‘제2의 반기문’을 꿈꾸는 한국 청년들이 유엔 본부를 비롯한 국제기구에 진출해 대한민국의 위상을 세계 속에 떨치는 시대가 앞당겨지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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