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지난 27일 준중거리 탄도미사일 발사와 관련해 정찰위성 개발을 위한 중요시험을 진행했다고 28일 밝혔다. 2022.2.28 (출처: 연합뉴스)
북한은 지난 27일 준중거리 탄도미사일 발사와 관련해 정찰위성 개발을 위한 중요시험을 진행했다고 28일 밝혔다. 2022.2.28 (출처: 연합뉴스)

미사일 언급은 없어

ICBM 발사 수순 해석도

[천지일보=김성완 기자] 북한이 지난달 27일에 이어 이달 5일에도 정찰위성 개발을 위한 시험을 했다고 밝혔다.

정찰위성을 띄우기 위해선 결국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용 발사체가 활용되는 만큼, 북한이 이미 예고한 ‘모라토리엄(유예)’ 폐기 등 대미 행동을 위한 수순을 밟고 있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이와는 반대로 북한이 굳이 정찰위성 개발을 명분삼아 ICBM 발사 시험을 해야 할 이유가 없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대미 압박용일뿐 레드라인(금지선)을 넘어서는 행위로 미국 등 국제사회와 각을 세우려 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다.

◆북한, 일주일여만 또 정찰위성 시험 진행

조선중앙통신은 지난달 27일 이어 일주일여만에 또 다른 정찰위성 장비 시험에 성공했다고 6일 보도했다.

또 “시험을 통하여 국가우주개발국은 위성자료송수신 및 조종 지령체계와 여러 가지 지상 위성 관제 체계들의 믿음성을 확증하였다”고 주장했다. 통신은 이 같은 짤막한 설명 외에는 해당 장비를 싣고 발사된 미사일 등 구체적인 내용은 언급하지 않았다.

북한은 지난달 27일에도 ‘정찰위성에 탑재할 정찰 카메라 성능 시험을 진행했고 상당 부분 성공했다고만 했다. 당시 통신이 공개한 사진도 미사일 발사체 대신 저궤도에서 찍은 지구 사진이 전부였다.

우리 합동참모본부(합참)는 발사 당일인 5일 오전 8시 48분쯤 북한 평양시 순안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된 탄도미사일 1발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탄도미사일의 비행거리는 약 270㎞, 고도는 약 560㎞로 탐지됐고 사거리와 고도 등을 볼 때 지난달 27일 발사한 준중거리 탄도미사일(MRBM)과 유사한 것으로 분석됐다고 군 관계자는 설명했다.

NHK 일본 방송에 따르면 같은 날 일본 정부도 “북한이 오전 8시 47분께 미사일 1발을 동해쪽으로 발사했다”고 발표했다. 기시 노부오 방위상은 취재진과 만나 “세부 내용을 분석중이지만 최고 고도는 550㎞, 비거리는 약 300㎞”라며 “일본의 배타적경제수역(EEZ) 밖에 떨어진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북한이 11일 동해상으로 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발사체를 쐈다. 이는 새해 들어 두 번째 무력시위다. 앞서 북한이 지난 5일 자강도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탄도미사일 1발을 발사한지 엿새 만이다. 다만 북한은 극초음속미사일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사진은 이날 오전 서울역 대합실 TV에 관련 뉴스가 나오고 있는 모습. ⓒ천지일보 2022.1.11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북한이 11일 동해상으로 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발사체를 쐈다. 이는 새해 들어 두 번째 무력시위다. 앞서 북한이 지난 5일 자강도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탄도미사일 1발을 발사한지 엿새 만이다. 다만 북한은 극초음속미사일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사진은 이날 오전 서울역 대합실 TV에 관련 뉴스가 나오고 있는 모습. ⓒ천지일보 2022.1.11

◆ICBM 도발 명분쌓기?

북한의 정찰위성 시험 주장은 지난달 27일에 이은 후속 시험이라는 취지로 읽힌다. 실제로 정찰위성 운영은 북한이 지난해 1월 8차 당 대회에서 제시한 국방발전 전략의 핵심 목표 중 하나다.

이에 일각에선 북한이 4월 김일성 주석 110주년 생일(태양절·4월 15일)을 자신들의 존재감 과시의 계기로 삼겠다고 한 상황이라 그 전까지 정찰위성 발사를 목표로 하고 있는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은 “북한이 6일 간격으로 정찰위성 개발 시험을 진행하고 있는 점에 비춰볼 때 김일성 110회 생일 전까지를 목표로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하지만 만일 미국이 또다시 독자 제재를 택한다면 북한이 ICBM 시험발사로 나아갈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북한의 정찰위성 개발 목적 시험 주장에 이를 뒷받침할 자료나 설명이 없다는 점에서 결국 ICBM 도발을 위한 ‘명분쌓기용’ 아니냐는 해석도 적지 않다. 실제로 인공위성 발사용 우주 로켓과 ICBM은 기본원리가 같다.

정 센터장은 “북한이 앞서 공개한 지구 사진은 정찰용으로 보기엔 조악한 수준이었고 이번엔 그나마 자료도 없었는데, 촬영하고도 공개하지 않았을 가능성은 낮다”며 “북한이 정찰위성 발사에는 성공하더라도 군사적으로 의미 있는 정찰 능력을 보유하기까지는 상당히 긴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찰 능력보다는 ICBM 시험발사로 가기 위한 과정일 수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9일 새벽 평양인근에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5형 미사일 발사 현장을 찾아 참관했다고 밝혔다. (출처: 뉴시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9일 새벽 평양인근에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5형 미사일 발사 현장을 찾아 참관했다고 밝혔다. (출처: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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