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103주년을 맞이한 3.1절 기념식이 1일 오전 서울 국립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관에서 ‘대한사람 대한으로’라는 주제로 열렸다. 코로나19 대유행을 고려해 소규모로 개최됐지만 이번 기념식은 남다른 의미가 있다. 먼저 20대 대선이 불과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다는 점이다. 103년 전의 한국과 앞으로의 한국을 극명하게 대비해 볼 수 있는 소중한 기회가 됐다는 뜻이다. 우리에게 103년 전의 역사는 ‘피눈물’ 그 자체였다. 과거에서 교훈을 찾지 못한 사람들은 미래를 주도할 수도 없다. 역사의 엄정한 가르침이다.

또 하나의 의미는 이날 기념식이 열린 공간이 국립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관이었다는 점이다. 이날 첫선을 보인 공식 개관이었다. 거국적인 3.1운동에 힘을 받은 대한민국임시정부의 투쟁은 우리 독립운동사의 중심이었으며 오늘의 대한민국을 다진 초석이었다. 이와 관련해 정부도 대한민국임시정부의 활동과 역사를 한국 민주주의의 출발점으로 기억하고, 독립운동에 헌신한 선열들의 고귀한 정신을 계승하자는 의미를 담았다고 설명했다.

하나 더 생각해 볼 대목은 103년 전에 전 세계를 향해 낭독됐던 독립선언서가 이날 다시 전 세계를 향해 우리말을 비롯한 영어와 프랑스어, 일본어 등 다양한 언어로 낭독됐다는 점이다. 하필 이날 국제뉴스를 장식한 소식은 우크라이나의 수도 키예프 인근까지 러시아군이 진격해서 우크라이나가 위기에 몰려 있다는 얘기다. 무려 103년 전에 낭독됐던 독립선언서의 가치가 더 빛나는 대목이라 하겠다.

이날 문재인 대통령은 기념사를 통해 일본을 ‘가까운 이웃’으로 부르면서도 “일본은 역사를 직시하고 역사 앞에 겸허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 역사의 정신이 깃든 국립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관에서 밝힌 대목인 만큼 일본 정부에게 던지는 문 대통령의 기념사 무게는 더 묵직했을 것이다. 일본은 아직도 과거 역사에 대한 반성이나 사과가 없다. 심지어 역사를 왜곡하고 한국 정부를 향해 모욕적인 언행까지 반복하고 있다. 어떤 경우에도 간과할 수 없는 범죄자의 행태라 하지 않을 수 없다.

20대 대선정국이 한 치 앞도 가늠키 어려울 만큼 접전이다. 그러나 앞으로의 5년은 대한민국의 50년 미래를 좌우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번 대선의 의미는 매우 크다. 이제는 오만하고 개념 없는 무지한 대통령으로는 글로벌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없는 시대가 됐다. 자칫 한 번의 선택이 국민을 수렁으로 빠트릴 수도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103주년 3.1절 기념식을 지켜보며 이번 대선의 의미를 더 엄중하게 짚어보는 계기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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