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27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반대하는 집회가 열렸다. 이날 집회에는 10만명 이상이 참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출처: 뉴시스)
2월 27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반대하는 집회가 열렸다. 이날 집회에는 10만명 이상이 참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출처: 뉴시스)

전 세계서 고립되는 러시아

경제 제재 더해 문화·상업도

64㎞ 탱크 행렬 키예프 접근

양국 회담 중 러 민간인 공격

“러, 더 공격적 전술 꺼낼 수도”

[천지일보=이솜 기자] 스위스의 권위 있는 루체른 페스티벌은 러시아 거장 지휘자가 출연하는 교향곡 콘서트 두 개를 취소했다. 호주 국가대표 수영팀은 러시아에서 열리는 세계 선수권 대회를 보이콧하기로 했다. 미국 버몬트의 매직 마운틴 스키장에서는 바텐더가 러시아 보드카를 하수구에 쏟아 부었다. 월트 디즈니사는 러시아에서 영화를 개봉하지 않기로 했다.

국제사회의 비난이 거세지면서 러시아가 침공 5일 만에 고립되는 동시에 국내 경제 대혼란과 우크라이나에서의 예상치 못한 격렬한 저항에 직면했다.

문화에서 상업, 스포츠, 여행에 이르기까지 세계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항의하고 무수한 방법으로 러시아를 피하고 있다. 포위된 우크라이나 주민들과의 연대를 보여주고 러시아군의 침공을 끝내기 위한 것이다.

보이콧과 경기 취소, 반전 시위 등은 미국, 유럽, 다른 강대국들이 조치한 제재와 통합돼 영향력을 키웠다. 비록 이런 조치들이 러시아 은행에 대한 전면적인 규제나 천연가스 파이프라인을 막아선 것보단 러시아 경제에 피해를 덜 주겠지만 이는 러시아를 서로 연결된 세계에서 고립되게 하는 강력하고 상징적인 ‘한 방’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2월 26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군인이 수도 키예프의 거리에서 불타는 군용 트럭의 잔해를 지나가고 있다. (출처: 뉴시스)
2월 26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군인이 수도 키예프의 거리에서 불타는 군용 트럭의 잔해를 지나가고 있다. (출처: 뉴시스)

우크라이나에서는 러시아군이 민간인 지역에도 포격을 가하면서 전쟁의 새 국면이 예고됐다. 1일(현지시간) 기준 AP통신,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 제2의 도시인 하리코프 민간인 거주 지역을 폭격했고 64㎞ 길이의 탱크 행렬을 이끈 채 수도 키예프에 점점 가까이 가고 있다.

전날 인구 150만명의 하리코프에서 촬영된 영상에는 반복되는 강력한 폭발로 아파트 건물이 흔들리는 등 주택가가 포격을 받는 모습이 담겼다. 현지 당국에 따르면 이 포격으로 최소 11명이 사망하고 수십명이 부상을 입었다. NBC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민간 지역에 대한 포격은 러시아 공격 수위가 강해졌다는 것을 의미하며 푸틴 대통령이 더 공격적인 전술을 꺼내 들 것이라고 경고했다.

당시 포격은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대표단의 회담 중에 발생했다. 우크라이나 측은 러시아군이 회담 중 하리코프 뿐만 아니라, 키예프 외곽, 체르니히우 등 도시와 마을에 포격을 계속했다고 비난했다. 양국 대표단은 이날 벨라루스 국경에서 약 5시간 동안 회담을 가졌지만 앞으로 며칠간 다시 만나기로 한 것 외에는 별다른 합의를 보지 못했다. 다만 러시아 대표단은 “(양국이) 공통 입장을 찾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접점을 찾았다”고 주장했다.

푸틴 대통령은 고조되는 서방의 제재에 대항하기 위해 핵 탑재가 가능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잠수함, 장거리 폭격기 등 핵무기 운용부대의 경계 태세를 지시하면서 핵전쟁의 망령을 이틀 연속 높였다.

2월 28일(현지시간) 맥사 테크놀로지가 제공한 이 위성사진은 우크라이나 키예프 북서쪽 이반키우 남동쪽에서 러시아 수송대의 끝을 보여준다. 맥사는 러시아군 수송대의 길이가 64㎞에 달한다고 밝혔다. (출처: 뉴시스)
2월 28일(현지시간) 맥사 테크놀로지가 제공한 이 위성사진은 우크라이나 키예프 북서쪽 이반키우 남동쪽에서 러시아 수송대의 끝을 보여준다. 맥사는 러시아군 수송대의 길이가 64㎞에 달한다고 밝혔다. (출처: 뉴시스)

이날 기준 러시아군은 20만명에 달하는 군사력에도 아직 키예프를 점령하지 못했다. 뉴욕타임스(NYT)는 “5일간 드러난 것은 우크라이나인들이 얼마나 열심히 싸울지에 대한 러시아의 전술 계산 착오”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전쟁은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궁극적으로 러시아가 키예프를 정복하기 위해 얼마나 멀리 갈 지가 관건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러시아군은 이미 우크라이나 동부와 남부 지역에서 공격의 강도를 높였다. CNN에 따르면 미 관리는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군의 저항을 제압할 수 있는 압도적 규모의 2차 병력을 투입할 준비를 끝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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