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9일 치러질 제20대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한국기독교공공정책협의회(기공협)가 각 정당의 대선후보들에게 보낸 한국교회 현안과 관련한 정책 질의서에 대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와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의 답변이 공개됐다. 사진은 왼쪽부터 이 후보와 윤 후보. (출처: 뉴시스)
내달 9일 치러질 제20대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한국기독교공공정책협의회(기공협)가 각 정당의 대선후보들에게 보낸 한국교회 현안과 관련한 정책 질의서에 대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와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의 답변이 공개됐다. 사진은 왼쪽부터 이 후보와 윤 후보. (출처: 뉴시스)

보수진영, 정치 정당 중심으로 직접적인 목소리

진보진영, 성명서 연타… 범기독교 시국기도회로

[천지일보=강수경 기자] 3.9 대선을 보름 앞두고 개신교계가 정치권에 입김을 내뿜고 있다. 개신교 내부에서도 보수-진보진영으로 갈려 그 목소리는 사뭇 다르다. 하지만 양 진영이 오는 3.1절 집회나 모임을 갖고 보수-진보 정치권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기회로 삼고 있다는 점은 동일하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전 대표회장 전광훈 목사가 대표로 있는 국민혁명당이 19일 서울 종로구 대한민국역사박물관 앞에서 국회의원 보궐선거 후보들의 통합출정식을 마친 뒤 기도회를 진행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2.2.19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전 대표회장 전광훈 목사가 대표로 있는 국민혁명당이 19일 서울 종로구 대한민국역사박물관 앞에서 국회의원 보궐선거 후보들의 통합출정식을 마친 뒤 기도회를 진행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2.2.19

◆광화문 점령하는 보수 개신교

먼저 극보수 개신교의 아이콘으로 불리는 사랑제일교회 전광훈 목사는 이미 3.1절에 광화문에서 1000만명이 모이는 대규모집회를 계획한다고 밝혔다.

지난 19일 이미 한 차례 목회자들을 소집해 광화문에서 집회를 진행한 전 목사는 “병원에 입원해있는 사람 빼고는 모든 국민이 뛰쳐나와야 할 것”이라면서 “1919년 3월 1일 일본으로부터 독립을 선포했다면 이제 주사파로부터 나라를 지켜야 하는 이 자리에서 집회를 강행하자”고 주동했다.

이날 국민혁명당은 오전 11시부터 서울 종로구 대한민국역사박물관 앞에서 국민혁명당 통합발대식을 가졌다. 오전 12시부터는 ‘모이자! 기도하자! 하늘문이 열렸다’는 제목의 10만 목회자 대회를 열었다. 국민혁명당은 개신교 보수 정당으로 당초 기독자유당으로 창당했으나 이후 기독자유통일당으로 2020년 변경했으며, 지난해 현 명칭으로 변경했다. 그간 이 당에는 전광훈 목사와 보수 개신교계 목회자들이 전면에 나서 홍보하며 직접 정치에 뛰어들기도 했다.

진보 개신교 진영에서도 이번 선거에 유독 목소리를 더욱 높이고 있다.

◆특정 후보 겨냥한 진보개신교 목소리

진보 개신교 진영에서는 최근 특정 후보의 종교적 이슈 사안을 타깃으로 삼고 집중 공략하는 모습이 포착되고 있다. 이는 더불어민주당의 선거 전략과도 맥락을 함께하는 것으로 읽힌다. 이들도 3.1절에 그간 주장들을 총망라해 다시 한 번 목소리를 높일 예정이다.

특정후보의 무속 논란과 관련해 지난 1월 19일 한국디아코니아협동조합, 한국헤른후트형제단, 한국디아코니아대학이 가장 먼저 성명을 내고 비판했다. 이후 25일에는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통합 목회자 평신도들이 연대해 ‘무속에 의존하는 국가지도자를 반대한다’는 노골적인 제목으로 성명을 내고 비판에 가세했다. 이날 교회 단체들도 무속정치를 염려한다면서 선언서를 냈다. 27일에는 목회자와 교수, 기독시민단체 활동가 800여명이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28일 개신교 시민단체 133명과, 목회자‧평신도연대‧한국기독교장로회(기장)전남노회‧광주NCC등이 선언서를 냈다. 여기에 30일 신학자 28명이 성명을 내고 목소리를 보탰다.

이달 들어서는 3일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와 한국YMCA전국연맹, 기독교대한감리회(기감) 목회자 493명이 성명을 통해 특정 후보에 대한 비판 성명을 냈다. 이튿날 기독교대한성결교회(기성) 전남동지방회가 한목소리를 냈다. 이후 6일 인천지역 목회자와 여수지역교회협의회가 성명을 냈다. 8일 대구경북 기독교인들은 기자회견을 가졌다.

9일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는 전국목회자정의평화실천협의회의 기자회견이 진행됐다. 이후에도 각 지역의 기독교회협의회, 지역YMCA, 기독교시민단체들이 목소리를 이어갔다.

그리고 오는 3.1절에는 이러한 목소리를 묶어 한국기독교회관에서 감리교 감독 신경하 목사를 설교자로 개신교 진보진영을 주축으로 하는 범기독교 시국기도회를 진행한다. 부제목으로 민주주의와 평화를 위한다고 설명하지만 ‘주술 비선정치를 반대한다’는 제목에서 특정후보를 겨냥한 정치성 집회라는 짐작게 한다.

한국교회 목회자 429명이 지난 16일 윤석열 후보에 대한 의혹 규탄 성명을 내고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2.2.22
한국교회 목회자 429명이 지난 16일 윤석열 후보에 대한 의혹 규탄 성명을 내고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2.2.22

◆정치적 ‘보수-진보진영’ 개신교의 요구는

이슈 사안과는 별개로 개신교 보수-진보진영은 각각 20대선에 요구사항 내걸고 이를 관철시키기 위해 정치권을 압박하고 있다.

일례로 개신교 보수진영에서는 한국장로교총연합회(한장총, 대표회장 한영훈 목사)가 ‘차기 정부에 대한 한국교회의 10가지 요구’를 주제로 지난 17일 정책 포럼을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 포럼 강사로 나선 서헌제 박사(한국교회법학회 회장)는 요구사항 10가지로 ▲종교의 자유 ▲예배의 자유 ▲선교의 자유 ▲종교 비판의 자유 ▲생명을 위협하는 낙태 처벌 ▲종교교육의 자유 ▲편향된 예산지원 금지 ▲가칭 ‘종교평화법’ 시도 중단 ▲세금을 빌미로 한 종교사찰 금지 등을 제시했다.

특히 포괄적 차별금지법(평등법) 제정에 대한 반대 목소리를 높이며 “차별금지법은 잘못이 없다는 사실을 상대방이 입증하도록 할 뿐 아니라 소송비용까지 국가가 지원하도록 정하고 있다”며 “이렇게 되면 이단사이비 단체나 동성애 단체들은 기독교를 향해 ‘밑져야 본전’ 식의 묻지마 소송을 제기해서 그들을 향한 비판을 봉쇄하려 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반면 개신교 진보진영에서는 보수진영과 다른 목소리를 낸다. 최근 NCCK도 49개 정책을 제안했다.

주요 정책은 ▲생명안전: 공공의료 확대, 세월호 진상규명 ▲생태정의: 기후정의법 제정, 신공항 및 개발사업 계획 철회 ▲주권재민: 검찰개혁, 재벌개혁, 국가보안법 폐지 ▲한반도 평화: 남북·북미 공동선언 적극 계승과 이행, 종전선언 ▲평등사회: 기본소득 도입 및 최저임금 1만원 법제화, 성평등 국가 위한 교육정책 현실화, 차별금지법 제정 등이다.

특히 보수진영에서 반대하는 차별금지법에 대해서는 제정을 해야 한다는 확고한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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