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예총과 한국민예총이 18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의힘 안상수 인천공동총괄선대위원장의 발언에 대해 “문화예술계에 대해 이념적 잣대를 들이대는 시대착오적인 발언을 올린 것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한다”고 밝히고 있다. (제공: 한국예총) ⓒ천지일보 2022.2.18
한국예총과 한국민예총이 18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의힘 안상수 인천공동총괄선대위원장의 발언에 대해 “문화예술계에 대해 이념적 잣대를 들이대는 시대착오적인 발언을 올린 것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한다”고 밝히고 있다. (제공: 한국예총) ⓒ천지일보 2022.2.18

양대 문화예술단체, 국회서 기자회견 열어

예술단체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재발 우려”

[천지일보=김빛이나 기자] 한국예총과 한국민예총이 국민의힘 안상수 인천공동총괄선대위원장의 발언에 대해 “문화예술계에 대해 이념적 잣대를 들이대는 시대착오적인 발언을 올린 것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한다”고 밝혔다.

한국예총과 한국민예총은 18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에게 공식적인 사과와 조치를 요구했다.

앞서 지난 13일 안상수 위원장은 자신의 SNS에 윤 후보의 부인 김건희씨에 대해 주장하는 영상을 공유했다.

영상에서는 “존경받는 아티스트로 거론 돼야 할 분이 좌파들의 네거티브 프레임에 공격당했다는 것이 굉장히 어처구니없고 답답하다”며 “(김건희씨는) 아티스트로서 우리나라 수준을 높여주는 사람”이라고 전했다.

이어 변론하는 사람이 나오지 않은 것에 대해서는 “문화예술계 쪽은 좌파가 많기 때문이며, 좌파 예술계를 확 바꾸겠다”고 주장했다.

지난 11일에 발표된 문화예술계 5810명의 윤 후보 지지선언문에서는 “문화예술계의 일부에서 정치적으로 타락하고 이념적으로 좌경화돼 문화예술의 본질을 일탈하고 있다”는 내용이 있었다.

이와 관련해 한국예총과 한국민예총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윤 후보가 집권 후 정치보복을 공공연히 밝히고 있는 가운데 나온 발언이라는 점에서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를 다시 시행하겠다는 의도가 아닌지 아연실색하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좌파 탓 운운하며 좌파 문화계를 바꾸겠다고 공개적으로 밝힌 것은 국민의힘이 과거 국정농단 시기로 되돌아가겠다는 의지를 표현한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윤 후보에게 ▲안 위원장의 망언에 대한 공식적 사과 ▲안 위원장을 국민의힘 당직 및 선거대책위원회에서 즉각 경질 ▲문화예술계를 이념적 잣대로 이분법화하려는 갈라치기를 즉각 중단 ▲블랙리스트 재발 방지와 사회적 기억에 대한 분명한 약속 등 4가지를 요구했다.

다음은 기자회견문 전문.

윤석열 후보는 안상수의 망언을 공식적으로 사과하고

블랙리스트 재발 방지와 예술인 편가르기 중단을 약속하라

정치적 공동체로서 ‘국가’의 목적은 ‘국민 전체의 공동의 이익’을 추구하는 것이고, ‘국민들을 평등하게 존중하는 것’이다. 국가가 특정 국민들을 소외시키거나, 특정인들의 이익을 위하여 권력을 사용하는 것은 그 존립 목적에 반한다. 따라서 블랙리스트를 통한 국가작용의 차별적 실행은 명백한 헌법위반인 것이다. 설혹 정권의 입맛에 맞지 않는 이데올로기에 동조하더라도, 명백하고 구체적인 위험이 없는 한, 그것만으로 국민들을 국가가 차별 취급하거나 표현의 자유를 억압할 수 없다. “나는 당신의 의견이 싫지만, 당신이 의사 표현을 할 자유를 위해 싸우겠오”라고 한 볼테르의 말은 자유민주주의의 진정한 기초이다.

우리는 지난 13일 안상수 국민의힘 인천공동총괄선대위원장이 자신의 페이스북에 문화예술계에 대해 이념적 잣대를 들이대는 시대착오적인 발언을 올린 것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하지 않을 수 없다. 안상수 위원장은 페이스북에 올린 유튜브 영상에서 윤석열 후보 부인 김건희씨에 대해 “존경받는 아티스트로 거론되어야 할 분이 좌파들의 네거티브 프레임에 씌어 공격당했다는 것이 굉장히 어처구니가 없고 답답하다”면서 “김건희씨가 아티스트로 우리나라 수준을 높여주는 사람인데, 변론해주는 사람이 안 나왔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 이유는) 문화예술계 쪽은 좌파들이 많기 때문이며, 이어 좌파 문화예술계를 확 바꾸겠다”는 뜻을 밝혔다.

지난 11일, 윤석열 후보를 지지하는 문화예술계 5810인 선언에서도 “오늘날 이념화된 문화예술계의 현실을 직시하고 우려하는 목소리를 일찍이 가지고 있었다”는 내용이 나온다. 안상수 위원장의 발언은 이러한 주장의 연장선상에 있는 것으로 결코 가볍게 넘길 수 없다. 더군다나 윤석열 후보가 집권 후 정치보복을 공공연히 밝히고 있는 가운데 나온 발언이라는 점에서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를 다시 시행하겠다는 의도가 아닌지 아연실색하지 않을 수 없다.

과거 우리 헌정사에서 소위 블랙리스트라는 미명 하에 수많은 문화예술인이 생계마저 위협받는 상황에 내몰렸던 때가 있었다는 사실을 우리는 분명히 기억하고 있다. 이 블랙리스트 범죄는 결국 대법원에서 유죄로 확정됨으로써 단죄됐다. 그럼에도 이러한 발언이 대선 과정에서 제1야당 후보 진영의 고위 인사 입에서 나왔다는 사실에 우리 문화예술인은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 초법적인 불법을 저지르겠다는 선언과 다름없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우리는 안상수 위원장의 이번 발언이 문화예술인들을 밥줄을 가지고 길들이겠다는 식의 발상에서 나온 반헌법적 망언임을 분명히 지적하고자 한다. 헌법에는 국민이 누려야 할 행복추구권이 분명히 명시되어 있다. 그렇기에 블랙리스트에 대하여 우리 문화예술인들은 지금까지 재발 방지와 사회가 기억할 수 있는 장치를 요구해온 것이다. 이번 망언은 국민의힘이 자신의 이념으로 문화예술인을 줄 세우겠다는 오만에서 비롯된 것이 분명하다.

국민의힘이 윤석열 후보 부인 김건희씨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는가는 우리의 관심 밖이다. 국민들이 현명하게 판단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좌파 탓 운운하며 좌파 문화계를 바꾸겠다고 공개적으로 밝힌 것은 국민의힘이 과거 국정농단 시기로 되돌아가겠다는 의지를 표현한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이에 우리 문화예술인들은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하나. 윤석열 후보는 안상수의 망언에 대하여 공식적으로 사과하라.

하나. 윤석열 후보는 안상수를 국민의힘 당직 및 선거대책위원회에서 즉각 경질하라.

하나. 윤석열 후보는 문화예술계를 이념적 잣대로 이분법화하려는 갈라치기를 즉각 중단하라.

하나. 윤석열 후보는 블랙리스트 재발 방지와 사회적 기억에 대하여 분명하게 약속하라.

2022.2.18.

블랙리스트 재발 방지와 예술인 편가리기 중단을 촉구하는

(사)한국예술문화단체총연합회

(사)한국민족예술단체총연합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키워드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